그대와 함께라면 어디든 사랑
7박 8일 베트남 여행
하노이(1일) - [사파(3일)] - 닌빈(2일) - 하노이(2일)
[160817 여행 일정]
08:00 캣캣마을
11:00 호텔 복귀
12:00 호텔 체크아웃
13:00 점심
15:40 라오까이행 버스
17:00 라오까이 카페 & 저녁
21:00 야간기차 탑승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더니 숙취가...
그래도 즐거운 추억이 하나 생겼어요.
오늘은 사파에서의 마지막 날이에요.
오전에는 캣캣마을을 둘러볼 예정이에요.
캣캣마을도 몽족이 살고 있어요.
어제 갔던 라오짜이마을과 비슷해요.
숙취도 있고...
어제와 별반 다를 거 없을 것 같고...
늦잠을 자고만 싶어요.
밖을 보니 날씨가 너무 좋아요.
마지막까지 힘을 내보기로 해요.
캣캣마을은 사파에서 가까워요.
포장된 길을 따라 30분 정도만 내려가면 돼요.
어제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요.
그 여유를 담아 셀카를 찍어요.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면 터벅터벅 내려가요.
어느덧 캣캣마을 입구에 도착했어요.
오? 왠 간판이 하나 있어요.
여행자들 주의사항이네요.
1. 길거리 상인들의 물건은 사지 말아주세요.
2. 아이들에게 돈이나 사탕을 주지 마세요.
3. 사설 업체들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아 주세요.
4. 사진을 찍기 전에 먼저 물어봐 주세요.
5.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어주세요.
"사파를 더 아름다운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우리와 협조해 주세요"
라오짜이는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아 불편했어요.
그 누구도 구걸 행위를 제재하는 사람이 없어요.
캣캣마을에는 이런 제도를 운영하고 있네요.
두 마을의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요.
캣캣에서는 구걸하는 아이들이 없어요.
정식 상점들이 영업을 할 뿐이에요.
아이들은 여행객을 그저 해맑게 반겨줘요.
길을 물어봐도 잘 가르쳐줘요.
여행객들을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보지 않아요.
같은 민족이 사는 두 마을에서
어떻게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과연 이런 제도가 어떻게 형성이 되었으며,
이 제도를 관리감독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만약 그 사람이 캣캣마을의 리더라면,
마을공동체와 여행객 모두를 존중받을 수 있는 선택을 한 것 같아요.
두 마을의 이러한 제도적 차이가
두 마을의 발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연구해 보고 싶네요.
캣캣마을은 고요해요.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관광객들도 많이 없네요.
사람들이 없는 마을은 동물들 차지에요.
캣캣마을에서는 신기한 게...
가축들이 온 마을을 다 돌아다녀요.
우리나라 같으면 누구네 돼지, 닭 소유가 명확해요.
이 마을은 공동소유인가?
그냥 가축들이 여기저기 다 돌아다니네요.
생각해 보면 과연 온전히 내 것이 있기는 할까요?
땅도 그렇고, 열매도 그렇고, 인류의 문명도 그렇고
자연에 그저 존재하는 것이거나,
우리 인류가 공동으로 다져온 자산이에요.
니꺼 내꺼를 구분 짓고,
남들보다 내가 더 많이 가져가기 위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그걸 전략이라고 치부하고...
그런 인생은 참 옹졸하게 느껴지네요.
개인의 자유와 독립성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관점에서 우리의 삶을 보는 것도 필요해요.
어느덧 캣캣마을의 명물인 폭포에 도착했어요.
캣캣마을은 크지 않아요.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봐요.
시원한 폭포에 도착했으니 인증샷을 남겨요.
폭포를 구경하는데 강아지가 다가와요.
와이프 옆에서 계속 있네요.
기왕 온김에 커플 사진 한 번 찍어요.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네요.
캣캣마을의 폭포를 지나면 트레킹 코스가 나와요.
관광객들은 많이 가지 않는 거 같아요.
폭포를 같이 구경하던 몇 팀들이 있었는데
저희만 트레킹 코스로 들어가고
나머지 팀들은 다른 길로 돌아가네요.
저희는 일단 가요.
왠지 사람도 없고 수풀도 우거지고 으슥해 보여요.
와이프와 단둘이 으슥한 곳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약 20분 정도를 걸었어요.
벌레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별로 없네요.
서울은 엄청 덥겠지만
사파는 서늘해서 걷기는 딱 좋았어요.
가다 보니 옆에 하천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어요.
둘러 보니 사람이 없어요.
이제 파티를 시작해 볼까?
앗.. 다른 사진들은 모두 19금이네요.
여러분들은 아름다운 것만 볼 권리가 있어요.
저의 뱃살도 소중하니까요.
저는 건전한 글을 지향해요.
물장구치다 보니 시간이 빨리 가요.
12시에 체크아웃이라 마음이 급해요.
11시까지 호텔로 들어가야
샤워도 하고, 짐도 챙길 수 있어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다시 호텔로 향해요.
돌아가는 길 역시 아름다워요.
물에 들어가서 신나니 재롱도 떨어요.
과감하게 팔도 벌려서 찍어봐요.
신나니까요.
당 딸려요... 준비해온 과일도 꺼내 먹어요.
과일값이 싸서 이렇게 과일을 싸서 다녔어요.
오? 본의아니게 언어유희를..
싸서 싸서 다녀요~ 키키키키
죄송해요. 유머감각은 현저히 떨어져요.
둘이서 자유여행할 때 좋은 점은
스케쥴에 구애받지 않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가고
쉬고 싶을 때는 언제든 쉴 수 있다는 거에요.
와이프는 그네 타는 걸 좋아해요.
위에 제 사진이 많았던 이유는
와이프가 카메라를 들고 왔기 때문이에요.
저한테 자꾸 인생샷을 찍어주겠대요.
참네...
당신을 만난 뒤로 내 인생은 명화가 되었어.
사진찍고 놀다 보니 어느새 마을출입구에 왔어요.
캣캣다리네요.
캣캣마을에서 사파로는 오르막길이에요.
아... 힘들어요.
왜 수많은 오토바이 태워준다는 제안을 거절했을까.
마을 초입부에 여행자 주의사항이 생각났어요.
'길거리 업자들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아주세요'
그래요. 협조를 해줘야 해요.
캣캣마을이 지금까지 잘 유지된 것처럼
앞으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하기를 바라요.
오는 길에 아이들을 만났어요.
자연 속에서 채집을 하고 돌아오네요.
옥수수가 보여요.
기다란 막대처럼 생긴건 사탕수수에요.
등에 맨 바구니는 몽족 스타일이에요.
앞에 있는 아이가 오빠인가 봐요.
뒤에 있는 애가 옥수수 수염을 벗기고 있어요.
잘 안벗겨 져요.
힘이 좀 필요한 거 같아요.
오빠가 동생의 옥수수를 가져와요.
자기가 해주겠대요.
그러더니 낑낑대고 힘을 주기 시작해요.
아뿔사... 벗기려는 수염은 그대로고
옥수수가 댕강~ 반으로 쪼개졌어요.
갑자기 오빠의 표정이 굳어요.
'이건 아닌데.....'
자기도 놀랐나 봐요 ㅋㅋㅋ
멋적었는지 바구니에 댕강~한 옥수수를 넣어요.
잘 안되긴 했지만 동생을 위해서
힘을 써주는 오빠가 동생은 참 든든하겠네요.
가는 길에 여행객들을 만났어요.
막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어요.
"둘이 사진 찍어줄까?"
"오! 좋지! 고마워~"
"너네도 찍어줄까?"
"오~ 땡큐 베리 감솨~:
여행하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간단한 얘기도 나누고
그런 소소한 재미들이 있어요.
호텔로 돌아왔어요.
다행히 11시에 딱 도착!
샤워를 후닥닥닥 해요!
밀린 숙제도 후다다닥 해치워요.
숙제... 그런 게 있어요. 흠흠.
젖은 옷들도 다시 말려요.
아... 몇 개가 덜 말랐어요.
어쩔 수 없어요.
양말, 브라, 팬티를 가방에 달고 다니기로 해요.
와이프한테 구린내가 나요.
저희가 묵었던 호텔 풍경이 너무 좋았어요.
그냥 가기 아쉬워서 호텔 앞에서
잠시 포토타임을 가져 봐요.
이제 다시는 못 오겠구나 생각하니 슬퍼져요.
셀카타임을 가졌으니
밥을 먹어요.
허기가 져요.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보려다
한 번 검증된 음식점에 가보기로 해요.
다른 메뉴를 시켜봤는데 오우 너무 맛있어요.
돼지고기 구이 w/ 레몬그라스(120,000동, 6000원)
야채볶음밥을 시켰어요.(40,000동, 2000원)
국물이 없어서 쌀국수를 시키려다 말았네요.
저 돼지고기 구이 정말 맛있어요.
레몬그라스는 한국에서 처음 본 맛인데,
레몬향이 나는 생강으로 보시면 돼요.
제가 돼지고기를 시킨 이유는...
캣캣마을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흙돼지들이
너무 건강하고 맛있게 생겨서..ㅋㅋㅋ
그 돼지인지는 모르겠지만 맛이쪄영
라오까이에서 출발하는 야간열차는
9시 10분에 하노이로 출발해요.
시간이 한참 남았어요.
이리저리 기웃기웃 거려요.
사파에서 기념으로 남길 우편도 샀어요.
1장에 500원이에요.
6장에는 2,500원이라 6장을 구매!
시간이 많이 남는데
라오까이로 일찍 출발하기로 했어요.
사파로 올 때는 미니밴을 타고 왔지만,
갈 때는 로컬버스를 타고 가기로 해요.
로컬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하죠? ㅋㅋ
로컬버스 정류장 앞에는
미니밴 업체들이 줄 지어 있어요.
라오까이! 40,000동!
아마 열차시간이 가까워졌으면
미니밴 요금이 확 올라갔을 거에요.
마을버스도 1시간에 1대 꼴로 있어서
막차는 사람이 많아 못 탔을 수도 있어요.
사파에서 라오까이로 이동하시는 분은
여유가 있으시다면 조금 일찍 출발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베트남에서는 버스요금 내는 방법이 달라요.
우리는 승차할 때 보통 요금을 내요.
베트남에서는 일단 타요.
버스가 출발하면 매표원이 버스 안에서
일일이 손님들한테 돈을 받으며 표를 줘요.
그걸 매 역마다 해요.
신기하죵?
그래서 버스 기사 한 명과
매표원 한 명이 같이 움직여요.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버스 안내양이 있었어요.
저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ㅠㅠ
뭐 그런 비슷한 역할이 아직 베트남에는 남아 있네요.
로컬버스라 그런지 사파마을을 한 바퀴 돌아요.
이 시간대에 누가 타야되는지 다 아세요.
버스기사 아저씨가 여기저기 전화를 해요.
"어! 난데~ 우리 이제 출발했어! 준비해!"
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전 베트남어를 모르니까요 ㅋㅋㅋㅋ
마을 사람들이라 그런지
서로서로 다 아는 것 같아요.
모두가 어우러져 하하호호 수다를 떨어요.
정겨운 모습이었어요.
버스가 갑자기 멈춰요.
그러더니 버스기사 아저씨가 내려요.
버스 타기로 한 손님이 도움을 요청했나봐요.
그 손님은 야채파는 상인과 한창 가격 협상 중이었나 봐요.
물건이 괜찮았는지 이미 한보따리를 산 상태에요.
다시 본격적인 흥정을 시작해요.
버스에 타 있는 승객들도 흥미진진하게 지켜봐요.
한 5분 동안 흥정을 해요.
저는 내려서 사진을 찍어요 ㅋㅋㅋㅋ
결국 야채상인이 포기했어요.
버스기사 아저씨가 당당한 표정으로
호박 하나를 손에 들고 타요 ㅋㅋ
전리품으로 얻은 호박을 다른 손님에게 선물로 줘요.
도움을 요청한 버스 승객 아주머니도
아주 흡족한 표정을 지어요.
양손 한 가득 야채를 사서 돌아가네요.
또 다시 버스는 하하호호 재밌게 가요.
어느덧 라오까이역에 도착했어요.
이 버스의 종점이 라오까이 역이에요.
중간에 내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버스기사 아저씨가 친절하게 알려주시네요.
베트남 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해요.
1시간 남짓 걸렸는데 재밌게 잘 왔어요.
미니밴을 타면 다들 피곤에 지친 여행자들이라
떠들지도 못하고 되게 서먹서먹한 분위기에요.
현지문화를 조금 더 느끼고 싶다면
로컬버스타고 이동해 보시는 걸 추천해요.
요금은 1인당 28,000동, 1,400원이에요.
5시쯤 도착한 탓에 9시까지 기다려야 해요.
역 앞에 카페 겸 식당으로 가요.
음료를 시켜서 1시간을 놀아요.
배고파서 식사까지 거기서 했어요.
7시쯤 되니까 사람들이 엄청 많아져요.
다들 야간열차 타려고 내려왔나 봐요.
카페에서 좀 쉬면서 여행기를 써요.
와이프는 셀카삼매경에 빠졌어요...
원래 자기가 여행기 쓰기로 해놓구선 T^T
여행기는 매일매일 쓰려고 했는데,
여행하면 지쳐서 숙소 오자마자 쓰러져 잤어요.
바로 쓰는 것도 좋지만
서울로 돌아와서 추억하면서
다시 한 번 여행을 떠올리는 것도 즐겁네요.
꿀 같은 휴식을 취했어요.
야간열차를 타러 가요.
이번에는 열차가 조금 지저분하네요.
침대랑 배게, 이불은 괜찮은데
구석구석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요.
와이프의 표정이 굳어져요 ㅋㅋㅋ
와이프는 피부가 약해서 세균에 엄청 민감해요.
근데 이러다가 침대에는 눕지도 않을 기세에요.
저한테 원망의 눈빛을 보내요.
위기상황이에요.
머리를 굴려야 해요.
아! 같이 영화를 보자고 해요~
한국에서 올 때 영화 몇 편을 가져왔어요.
와이프가 예전부터 '도리를 찾아서'를 보고 싶어 했어요.
와이프가 반응을 보여요.
불이 다 꺼진 야간열차에서
제 침대에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봐요.
오... 분위기 대박이에요 ㅋㅋㅋ
와이프도 청결 문제는 잊고 도리에 집중해요.
다른 사람들은 자고 있는데
갑자기 헉! 안돼~! 이런 리액션을 보여요 ㅋㅋㅋ
워~워~ 자제시켜줘야 해요 ㅋㅋ
영화를 보니 피곤해요.
졸리기도 해요.
와이프는 기분이 좋아졌어요.
슬금슬금 이부자리를 정돈하고 누워봐요.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침대에 누워있어요.
불은 꺼져서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와이프를 쳐다 봐요.
참 고마운 사람이에요.
손을 뻗어 자고 있는 와이프의 손을 잡아 봐요.
앞으로도 럭셔리하고 돋보이는 인생을 함께하기는 어려울 거에요.
서로 자기 한 몸 지탱하기도 어려운 세상이잖아요.
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름의 희망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 왔어요.
앞으로 그 희망 하나 붙잡고
또 근근히 살아 가겠죠.
저는 앞으로 인생에서 많은 걸 바라진 않아요.
상황을 불평불만하지 않고
서로 의지하며 함께 하고 싶을 뿐에요.
사고 없이 80살에 죽는다고 해도
50년밖에 안 남았어요.
이 사람하고 나누고 싶은 얘기도 아직 많고
같이 여행하고 싶은 장소도 많아요.
아무리 사랑한다고 말해도
제가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없어요.
죽음의 순간에서야 비로소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구나 알 수 있겠죠.
후회없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자 축복일 거에요.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줘서
와이프에게는 항상 고마워요.
와이프는 이런 자기라도
항상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해요.
사랑하고 사랑받는 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감정 같은 게 아닌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버리고
상대방과 끊임없이 약속하고 지켜가면서
우리의 모습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이자 책임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요.
지금은 와이프와 저 둘만의 사랑이에요.
저희는 이 사랑을 어려움에 처한 다른 사람들까지
품을 수 있는 보편적 사랑으로 키워가려 해요!
와이프~ 나와 함께 더 큰 사랑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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