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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Oct 01. 2016

베트남 여행 D+6 (닌빈, 하노이, 160819)

자연과 호흡하는 사람, 과거를 이어받은 사람, 현재를 함께 사는 사람

7박 8일 베트남 여행

하노이(1일) - 사파(3일) - [닌빈(2일)] - 하노이(2일)


[160819 여행 일정]

06:30 호텔 수영                                             

07:20 아침                                                     

08:00 호텔 출발                                             

10:00 땀 꼭(Tam Coc) 뱃놀이                      

12:00 점심                                                     

14:00 바이 딘(Bai Dihn) 사찰                      

18:00 하노이 도착                                          

19:00 하노이 탐험                                          



뱃놀이를 가야 되는데,

오늘은 태풍이 온다네요?

우기라 비는 예상했지만,

태풍이라니!!!!!!

어쩐지 밤새 천둥이 쳐요

우르르쾅쾅!

무서워요.

와이프 품에 안겨 자요.

흐흐흐 천둥이 자주 치면 좋겠어요.


호텔에 수영장이 있어요.

기필코 수영을 하리라!

잠꾸러기들이지만,

수영을 하려고 새벽6시에 나왔어요.

호텔 직원은 날씨가 춥다고 걱정해요.

고맙지만 괜찮아요.

우...우린 젊..으니까요...





와이프는 우아한 인어공주 같아요

종종 자기가 왜 좋냐고 물어봐요.

그냥 다 좋아요. 헤헤헤.

예전에 어디선가 읽은 글귀가 생각나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는

가장 이쁜 여자도 아니고,

가장 돈 많은 여자도 아니래요.

사랑받는 여자가 가장 행복하대요.

와이프도 공감해요.

그래서 저한테 항상 사랑을 갈구해요.

잘 됐네요.

제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거든요.

사랑만큼은 듬뿍 줄게요.



저도 신나게 수영을 해요.

광명시체육센터 5살때부터 수영을 배웠어요.

일반적인 수영은 이제 지겨워요.

고래 수영을 연마하고 있어요.

저게 무슨 고래 수영이냐고요? 훗





아침부터 운동하니 좋네요.

후다닥 여행 준비를 마쳐요.

이제는 짐 싸는데는 선수가 됐어요.


식당에 도착하자 마자

와이프는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음식을 찾으러 갔네요.

배고프면 화내니까

많이 먹도록 해줘야 돼요.

벌써 킁킁대면서 먹잇감을 노리고 있어요.



쌀국수는 빼놓을 수 없죠.



베트남식 연유커피로 하루를 시작해요.





비가 계속 내려서 걱정이에요.

기사아저씨를 기다리는 동안

호텔 직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봐요.

태풍이 오후에 올 예정이래요.

장안(Trang An)에서 뱃놀이 할 예정이라 하니

거기 말고 땀꼭(Tam Coc)을 가라고 하네요.

둘 다 풍경이나 분위기는 비슷한데

땀꼭이 사람이 더 사람이 적고, 가깝대요.

땀 꼭으로! 갑시다~

닌빈 시내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어요.


아침부터 하루종일 비가 내려요


비가 내려서 그런지 사람이 없어요.

"비 오는데 탈 수 있어요?"

매표소에 물어봐요.

"그럼요. 얼른 타요!"

다들 괜찮대요.

혹시 물 깊어서 빠지거나 하진 않을까

걱정이 돼요.

물 깊이가 허리 밖에 안된대요.

그러면 좀 안심이에요!

수중 뱃놀이라니!!!!!!!! ㅋㅋ

새로운 상황들은 재밌어요.


비 내리는 땀 꼭 뱃나루


비가 많이 내리진 않아요.

추적추적 내렸다가도

금새 그치고

또 도독도독 내리다가도

금새 그치고 그래요

바람도 슝슝 불어요.

오옷!!! 이건 마치 뱃놀이가 아니라

거친 바다를 헤쳐 나가는

항해와도 같네요.


어제 간 반롱보다 땀꼭이 더 웅장해요.

뱃놀이는 약 2시간 정도 진행돼요.

땀꼭 입장료는 2명이서 390,000동이에요.

약 20,000원 정도네요.

뱃사공 팁은 별도로 드렸어요.

자세한 설명보다 사진으로 대체할게요.




아름답습니다.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요.

시원한 바람, 수풀내음, 새소리, 물에 젖는 촉감

인간이 이룩한 문명에 

자연을 만들어 놓지 않고

자연이 주인인 장소에

잠시 놀러 온 느낌이에요.


자연환경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인간이에요.

인간을 위해 자연환경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어요.

기후변화, 물 부족, 쓰레기 등

환경 문제들이 발생한 이유는

그저 자연을 쓰고 버리는

대상으로만 여겼기 때문이에요.

환경과 경제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간 문명이 발전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고 싶어요.


노를 저어주신 아주머니께서

아름다운 연꽃을 선물로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_+





점심은 땀 꼭 근처 식당에서 먹었어요.

염소고기가 유명한 집이라는데,

그걸 밥을 다 먹고 들었네요 ㅠㅠ

아쉬워요.

새로운 음식을 맛 볼 기회였는데!!

저희가 먹은 메뉴는

삶은 야채와 생선 조림...

저 삶은 야채는 아주 맛있었어요!

간편하지만 밥 반찬으로 짱!





다음 목적지는 바이 딘 사원이에요.

Bai Dihn Temple.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사원이래요.

기대가 됩니다 +_+


사원 입구부터 사원까지는 좀 멀어요.

전기버스를 타고 가야 돼요.

왕복 버스비 2명이 120,000동이에요.

10분 정도 들어가네요.

처음엔 걸어갈까? 생각도 했지만

어우~ 6,000원 아끼려다

1시간을 날릴 뻔 했어요.


매너 있게 모자를 잡고 있어요
꼬마 전기버스들


전기버스라길래 배터리 뭐 쓰나 봤어요.

어쩔 수 없는 연구자네요.

납축전지에요.

리튬이온배터리로 곧 대체되겠죠.

그때 꼭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가길.. ㅋㅋ




사찰에는 여러 조각상들이 많아요.

어제도 Phat Diem 성당에 들렀어요.

종교가 인간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돼요.

인간은 무엇을 위해 신을 찾는가

일생을 바쳐 신을 섬기는가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인간이 신을 섬기고 있다는 게 중요하죠.

어렵다고 외면할 문제는 아니에요.

제 스스로도 답변을 찾아봐야죠.




바이 딘 사찰에는 열반의 경지에 오른

승려들이 조각상으로 남아 있어요.

전체 조각상이 300개라고 하네요.

각자 정신을 집중하는 자세(?)가 다르네요.

사람들이 만져서 조각상들이

부분부분 매끈매끈해졌어요


사찰 꼭대기로 하면 가장 큰 사원이 나와요.

화려하게 만들어진 부처상과 호위무사들도 보이네요.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도 2시간이 걸리네요.

대부분은 사찰 내부에 있어서

비가 오는데도 불편하지 않게 구경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난관이 하나 남았으니

사찰 꼭대기에 위치한 

거대 부처상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건 밖으로 나가야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보고 가야죠!

비를 뚫고 가봅니다.


 
정상에 위치한 Maitreya Buddha


무게가 80톤이라고 하네요.

높이는 8m 정도로 보여요.

Maitreya Buddha는 미륵부처라고 하네요.

불교 사상은 잘 모르니

궁금한 게 너무 많아지네요.

이 조각상과 관련된 디테일 하나하나가

불교적인 의미를 담고 있을텐데 말이죠.





닌빈에서 1박2일을 마치고

하노이로 올라갑니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친절하게 운전해 주신 기사님 감사드려요.



하노이에서 묵은 숙소는

Serenity Villa 입니다.

호안 끼엠 호수 근처에 숙소가 많더라구요.

베트남 현지 친구도

그 근처에 숙소 잡으라고 추천해줬어요.

로컬 음식점도 많고,

여행객들도 많이 묵는다 하네요.

가격은 역시 4만원대입니다.



사파에서는 4만원이면...

엄청 좋고, 넓은 호텔이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아쉬워요 T^T

하노이는 하노이군요!

하루종일 비오는데 여행을 다녀서

따뜻한 샤워가 그리웠어요.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하노이 저녁거리 탐방에 나섭니다.

일단 밥을 먹어야죠.

호텔 바로 근처에 사람 많은 음식점이 보입니다.

고고!고고!고고!고고!

로컬 스타일이라 좋네요.



일단 맥주를 한 잔 주문해요.

수고했으니까요.

흐흐흐흐~



와이프는 Bun Tron Chay를 시킵니다.

가격은 40,000동! 싸다!

쌀국수 비빔면 정도겠네요.

땅콩, 숙주, 두부, 야채와 데리야끼 소스가 들어가 있어요.

달콤하고, 고소하고, 가볍고, 건강한 맛이래요.

직접 먹어본 와이프의 평가입니다 ㅋㅋ



저는 Nom Rau Muong Thit Bo를 시켜요.

가격은 55,000동!

전 고기가 먹고 싶었어요.

여행다니면서 고기가 어찌나 당기는지...

소고기와 모닝글로리 볶음이에요.

상큼쌈싸름한 레몬그라스도 들어가 있네요.

고기와 야채를 함께 곁들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빼놓을 수 없는 스프링롤!

스프링롤을 같이 나오는 소스에 

적셔 먹으면 더 맛있어요.



너무너무너무 훌륭한 집입니다.

가격은 145,000동 나왔습니다.

맥주 2병에 음식 3개 시켰는데

7,000원이면 훌륭하죠.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어!

하노이 오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밥도 먹었으니...

밤 거리를 헤매어 봅니다.

비는 조금 내리는데요.

하노이는 치안이 괜찮은 편이라 들었어요.

외국인이니 조심은 해야겠지만,

얼핏보면 누가 현지인인지 모르기 때문에 ㅋㅋ

편하게 다녔습니다.

일주일간 베트남 있으니 편해지더라구요.


와이프는 콩카페를 가고 싶다 해요.

와이프가 여행계획은 안 짜도...

자기 먹고 싶은 건 분명하게 제시해요.

먹고 싶다는 게 있으면 사줘야 돼요.

안 그러면 먹을 때까지

계~~~속 얘기해요.

언젠가는 피자를 먹고 싶다 했는데

제가 퇴근하고 돌아올 때마다

"우리 피자 언제 먹어? 아 피자 먹고 싶다" 라며

1주일간 매일 같이 얘기한 적도 있어요.

먹고 싶은 음식 사주면

그렇게 행복해 할 수가 없어요


콩카페는 베트남 전쟁 컨셉을 활용한

대중적인 카페라고 해요.

소품이나 인테리어, 종업원들 복장도

베트남 전쟁과 관련이 있네요.

베트남 전쟁이 유쾌한 일만은 아니었을텐데

이렇게 문화컨텐츠로 활용하는 게 

신기했어요.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헌팅을 시도할 만큼 아름다운 와이프


마침 앉은 테이블 옆에

한국인 커플이 있네요.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요.

한국인을 오래간만에 봐서 반가워요.

베트남 여행하는 동안

사파와 닌빈에서는 한국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하노이는 한국말이 여기저기 들리네요.


콩카페는 코코넛밀크가 들어간 음료가 맛있대요.

뭐가 뭔지는 잘 몰라서

종업원에게 추천을 부탁했어요.

두 개를 추천해 주시길래! 그거 주세요!



달달~ 합니다.

베트남 음료는 대체로 달달해요.

제가 마신 건 베트남 커피와 요거밖에 없지만요.

보통 커피숍 가면 아메리카노만 마시는데,

이렇게 색다른 음료를 맛 보니 재밌어요.


커피 주문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본 덕에

종업원과도 금새 친해졌어요.

유니폼이 특이해서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같이 찍자고 그러네요.

와이프랑은 사진도 같이 찍고

페이스북 친구도 맺었어요.

사소한 우연이지만

이것도 인연이겠죠.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마주해요.

다양한 상황 속에서 나를 발견하죠.

내가 숨기고 싶은 모습일수도 있고

내가 몰랐던 모습일수도 있어요.

그래도 다 내 모습이에요.

함께한 사람의 색다른 모습도 발견하죠.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그래서 인생은 더 재밌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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