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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Aug 17. 2016

베트남 여행 D+1 (하노이, 160814)

1주일 동안 먹을 베트남 음식을 하루에 다 먹게될 줄이야


7박 8일 베트남 여행

[하노이(1일)] - 사파(3일) - 닌빈(2일) - 하노이(2일)


[160814 여행 일정]

07:00 공항버스 탑승(낙성대 -> 인천공항)

11:00 비행기 출발(진에어, 인천->하노이)

13:30(현지시각) 하노이 도착                    

15:00 하노이 시내 구경 (니키 차량 이동)  

17:00 니키 집 구경 & 휴식                        

18:00 저녁 식사                                        

22:00 야간기차 탑승 @ 하노이역             




여행의 시작 :)


새벽 6시. 일찍부터 여행길을 나섰어요.

눈 앞에서 슝~ 하고 떠나버리는 공항버스. 이럴수가.

그래도 다행이에요.

이럴 줄 알고 일찍 나왔어요.

다음 공항버스를 기다리기로 해요.

잠시 편의점에 들러요. 

삼각김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어요.


이번 여행은 준비없이 떠나게 되었어요.

엄청난 모험이 될 거 같아요.

바빠서 여행일정도 못 짜고, 예약도 못하고, 준비물도 못 샀어요.

베트남 북부 쪽에 사파(Sapa)라는 고산지대 마을로 일단 갈 예정이에요.

예정대로라면 트레킹 풀세트를 갖춰야하지만... 비싸네요.

간신히 신발과 배낭만 사고 나머지는 집 안을 뒤저 안 쓰던 물건들을 꺼서 대충 채웠어요.


집 앞에서 호암교수회관에서 출발하는 6017번 공항버스를 요.

가격은 1인당 15,000원이네요. 뜨헉.

오전 7시에 탔는데 인천공항 도착하니 8시 30분정도 되었네요.

어제 잠을 못 자서 공항버스에서는 그야말로 기절.




공항에 도착했어요.

와이프가 새 신발을 신고는 통증을 호소하네요.

발 뒷꿈치가 까졌대요.

트레킹화를 신는데 발목양말을 신었네요.

멋 부리고 싶었나 봐요.

이미 다른 양말은 으로 보내버린 상태에요.

어쩔 수 없이 제가 신고 있던 양말을 벗어줬어요.

저는 참 자상한 남편이에요.

그런데 미안해요. 이틀동안 신은 양말이에요.

짐 찾을 때까지만 참아요.


양말 교환 내 꼬린내나 여보 꼬린내나 어차피 함께 해야 돼


본격적으로 하노이 공부를 시작해 봐요.

하노이는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래요.

정치, 역사, 문화의 중심지라고 하네요.

아... 이것보다는 먹는 게 중요해요.

생소한 음식들이 많아요.

특히 베트식 연유커피를 한 번 마셔보고 싶어요~ 카페 쓰어 다! 라고 하면 된대요.


비행기가 20분 정도 늦게 출발한대요.

저희는 진에어를 타고 갔어요.

8월 14일 출국 8월 21일 입국 일정으로 와이프랑 저랑해서 79만원으로 구매했어요.

성수기라 비싸긴 하지만 눈물을 머금고 질렀어요.

임신을 계획하고 있기에 이번을 끝으로 한동안 여행을 못다닐지도 모르거든요 ㅠㅠ


우리가 탄 비행기에는 어림잡아 베트남 사람 1/3 정도 한국인 2/3 정도 보여요.

와이프와 저는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앉게 되었어요.

복도를 사이에 두고 와이프를 보니 더 애틋해요.

와이프가 꾸벅꾸벅 머리를 이리저리 부딪치며 졸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요.

제 어깨라도 빌려 기대라 해주고 싶지만 아쉽네요.


한 순간도 떨어질 수 없어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기내식이 나왔어요.

주먹밥 2개와 마카로니와 햄 두 장이에요.

아! 물도 줘. 물만 줘요.

비행기에서 마시는 위스키가 꿀맛인데. 아쉬워요.

배고파서 냠냠쩝쩝 맛있게 먹었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느껴지는 칼칼한 컵라면 스멜.

아. 진짜... 맛있겠다...

컵라면 시켜먹는 사람이 너에요.


간식을 부르는 기내식


잠을 못 잔 탓에 꾸벅꾸벅 졸다가 와이프랑 장난치고 놀다보니 벌써 하노이에 도착했어요.

5시간이 이렇게 짧게 느껴지다니.

하긴 매일밤 눈을 감았다 뜨면 아침이잖아요.

다음날 알람 맞추지 않아도 되는 잠자리에 들 때가 제일 행복해요.

이번 여행에서는 잠도 충분히 잘거에요.




하노이 공항에 도착해 보니 고맙게도 제 친구 니키가 마중나와 주었어요.

니키하고 저는 2년 전 한국에서 기후변화 관련 교육을 같이 받아서 친해지게 되었어요.

소중한 휴일인데도 간을 내주니 고맙네요.

한국에 왔을 때 더 잘해줄 걸 그랬어요. T^T


하노이의 어느 골목길. 와이프와 니키


늦은 점심으로 자기가 학생 때 자주 갔다던 음식점을 데리고 갔어요.

하노이 음식을 맛보게 해준다고 해요.

너무 기대가 돼요.

포꾸언(Pho Cuan)과 포쉥폼(Pho Chien Phom)이라는 하노이 음식을 주문해 줬어요.

가격은 각각 30,000동 정도였어요.

오~ 베리 나이스. 맛있다!!

특히 포쉥폼은 바삭한 찹쌀도너츠와 불고기소스와 고기가 어우려져서 굉장히 맛있네요.

다시 한 번 먹고 싶은 음식이에요. 강추에요.


바쁜 휴일에도 기꺼이 시간을 내준 고마운 친구, 니키
포권(Pho Cuan)입니다. 쌀로 만두피같이 만들어서 그 안에 볶은 고기와 고수랑 야채를 넣은 음식.


포쉥폼(Pho Cheng Phom). 이거이거이거 하노이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에요.


니키가 저녁 먹을 때까지 자기 집에서 좀 쉬었다 가라고 집으로 초대해주었어요.

결혼한지 20일 밖에 안된 신혼부부라 미안해요. 그런데 우리는 여행자인걸요. 고마워요.

마침 니키네 장모님까지 오셨어요.

니키네 와이프와 장모님까지 인사를 나눴어요.

한국에 다들 가보셨대요.

니키랑 와이프는 둘 다 외국에서 공부했고 베트남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엘리트들이에요.

니키네 집은 보기만해도 으리으리했는데 하노이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곳 중 하나라고 해요.

허허 이런 친구였니? 더 친하게 지내야겠어요.


니키네 집이에서 바라본 전망이에요. 저기 멀리 롯데빌딩도 보여요.


가자마자 손님이라고 과일을 내주셨어요.

하나하나 신경써 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사했어요.

베트남에는 생전 처음 본 과일들이 많아요.

라시? 잭프룻? 구아바! ㅋㅋ

세 가지 과일 모두 먹어본 적 없었어요.

신기한 마음에 폭풍 흡입을 해.

아~~ 좋다 :)


잭푸룻이라는 과일. 두리안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엄청 큽니다. 말랑말랑한 감하고 맛이 비슷해요.


저녁 때까지 30분 동안 완전 꿀잠을 잤어요. 

잘 먹고 잘 쉬게 해 준 니키와 와이프 고마워요.




저녁은 또 다른 베트남 친 남남도 함께 해요.

무척이나 오래간만이에요.

그래도 어색하지 않아요.

남남도 니키하고 같이 교육 들으며 친해졌어요

2년 전 처음 만났을 때와 달라진 거리곤 이 두 친구들 모두 결혼을 했네요.

둘 다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사람들을 만났는지 :) 보기 좋네요.


베트남에서 포켓몬고가 1주일 전에 출시됐대요.

남남이 요즘 포켓몬고에 엄청 빠져 있대요.

 자기 포켓몬들도 보여줬어요.

자기 사무실이 포켓몬이 자주 출현하는 장소래요.

사무실에서 자기뿐만 아니라 Director까지 같이 열심히 포켓몬을 잡는대요.


와이프의 포켓볼 던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그나저나 이때까지 저녁으로 뭘 먹게 될지 상상도 못 했어요.

제가 계속 로컬푸드 먹고 싶다고 그랬어요.

아 진짜.. 로컬 스타일로 나가더라구요.


첫 번째 메뉴는 메뚜기 튀김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메뚜기가 음식으로 나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계테마기행인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있어요.

친한 친구가 절 위해 메뚜기를 주문해 줬어요.

눈을 질끈 감고 먹어봐요.

전 현지 문화를 느끼고 싶어요.

생각보다 맛있어요. 고소요.


금방이라도 뛰어다닐 것 같은 메뚜기에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더 대박인건 그 다음에 나온 흰개미알덮밥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흰개미와 흰개미알이 밥 위에 덮혀져 있어요.

나무에서 사는 깨끗한 개미래요.

아... 멘붕이에요.

하지만 또 먹어요.

전 현지 문화를 느...끼고 싶어요.


저기 보이는 하얀색이 흰개미와 알이에요


그 뒤로도 많은 음식들이 나왔어요.

(좌상) 소세지. 맛있쪄용

(우상) 버팔로잎찜. 요건 좀 생소했음.

(좌하) 삶은 야채. 간장소스가 일품,

(우하) 닭 튀김. 치킨은 역시 한국이...



와이프가 열심히 치킨을 먹고 있어요.

장난기가 발동했어요.

"와이프~ 그거 잘 먹네? 개구리튀김이라던데"

갑자기 와이프 표정이 굳어져요.

말을 더듬기 시작해요.

"개..개..개구리야? 나 지금 개구리 먹은거야?"

표정이 안좋아져요.

속이 울렁거리나 봐요.

더 놀렸다간 큰일날 거 같아요.

미안해요. 그거 치킨이에요.

다행히 주먹 한 대 맞는 걸로 마무리했어요.

장난쳐서 미안해요. 사랑해요♥


미지막으로 핫팟이라는 베트남식 전골요리에요.

핫팟은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이에요.

현지 음식점에 다양한 종류의 핫팟 메뉴가 있어요.

토마토가 들어간 전골국물이 상큼했어요.

나중에는 쌀국수도 넣어서 먹을 수 있어요.

이야 오늘 이 자리에서 1주일간 먹어볼 베트남 음식은 다 먹어보는 듯 해요.

좋은 친구들이에요.


두부, 토마토, 고기, 야채 등등 완전 좋은 술 안주


풍요롭고 별미인 음식에는 술이 빠질 수 없죠.

남남이 몽골에서 공수해온 술과 베트남식 보드카를 곁들여 한상 거하게 먹었네요.


상큼하고 걸죽함이 좋았던 술


저희가 간 음식점은 Quan Kien이라는 곳이에요.

입구에 Insect Challenge가 적혀있어요.

전갈도 보여요.

왜 저걸 못 보고 들어갔지?

이미 전 메뚜기와 흰개미를 맛있게 먹었어요.

5명이서 음식도 완전 푸짐하게 먹고, 술도 마시고 했는데도 120만동 정도 밖에 안나왔어요.

한국 돈으로 하면 6만원 정도네요.

가족들끼리 많이 오는 음식점이었어요.


어디있는지는 몰라요...




식사를 마치고 하노이역으로 가요.

라오카이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야 돼요.

니키가 자동차로 태워다준 덕분에 하노이에서 교통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어요.

남남하고 와이프가 역까지 마중나와준 덕분에 무사히 기차도 탈 수 있었어요.


기차표는 제 친구가 현지에서 해주었어요.

1인당 384,000동이에요. 2만원이 채 안되네요.

여행사 통해서 예약하는 것보다 직접 기차역에서 예매를 하는 게 훨씬 싸요.


우리가 탄 기차는 4인실이에요.

이미 2층에 젊은 서양인 두 명이 타고 있었네요.

이 친구들도 사파로 간대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각자 자리를 정리한 후에 자리에 누웠어요.


나름 아늑한 분위기에요.


밤 10시에 출발한 기차는 새벽 내내 달려가요.

내일 새벽 5시 라오카이(Lao Cai)에 도착해요.

야간열차는 처음 타봤어요.

숙박과 이동을 한 번에 해결해서 너무 괜찮아요.

가격 대비 침대나 객실도 깔끔해요.

청결에 민감한 와이프는 더러울까봐 걱정해요.

그래도 생각보단 괜찮다고 만족해요.


오늘 하루는 고마운 친구들 덕분에 베트남이라는 생소한 나라에서 낭만 가득한 하루를 보냈어요.


(왼쪽부터) 니키, 남, 란, 이쁜 부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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