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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30. 2019

무슨 병원을 마트 가듯 하니?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줄에 걸린
젖은 미역 줄거리 같다


지쳐서 축축 쳐진 몸이 땅속으로 꺼져 들것 같이 힘이 없음에도 손에는 과자가 들려 있다.

스트레스 왕창 받았다는 소리다.

간식 끊고 겨우 1킬로 뺀거 도루묵 되는 현장 이라 하겠다.


남편의 병원 일을 돕게 된 10개월 전,작년 겨울 까지만 해도... 

독일에 이렇게 오래 살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독일 사람들이 병원을 이렇게 자주 들락 거리는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리 병원 예를 들자면 어쩌다 아퍼서 한번 오는 것이 아니라 무슨 동네 마트 오듯 자주 오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다.

모르는 사람들은 말한다 "아니,병원에 환자 많이 오면 좋은거 아냐?" 라고...


그런데....의료선진국 이라 불리우는 독일에서 가정의 병원을 비롯한 개인 병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그놈의 겁나 좋은 의료 시스템 때문이다.

말 나온김에 오늘은 독일 의료시스템 중 진료비에 관한 뒷담화를 해 보아야 겠다.


독일 병원의 진료비
그놈의 크바탈


독일의 병원 에서는 Quartal 이라 해서 3개월을 묶어서 (1월 부터 3월 을 1분기, 4월 부터 6월을 2분기 7월 부터 9월을 3분기, 10월 부터 12월을 4분기) 한분기 즉 크바탈 이라고 부른다.

그 한분기가 끝나고 나면 병원들은 3개월에 한번씩 의료보험 공단에 공보험 환자 들에 관한 진료 기록과 결산 보고를 해야 진료비를 받을수 있다.그과정을 일일이 설명하자면 너무 복잡 하므로 간단 하게 요약 하자면,


우선 공보험 환자를 기준 으로 환자들은 병원에서 진료비 를 내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 병원에 갔을때 접수처 에다 의료보험 카드를 내면 현금카드 결제 하는 기계 비슷 하게 생긴 것에 아서 긁는다.


한번 긁은 카드는 3개월 같은 분기 동안은 유효 하다.문제는 그 카드 읽어 둔 것으로 환자가 병원에 진료를 올때 마다 진료비가 계산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들어,우리병원의 유명한 환자 다비드와 에밀레아 라는 부부가 있다.

88세의 이노부부는 정말 이지 우리 병원을 마트 에  장보러 가듯 오신다.

거의 매주 마다 어느때는 한주에 두세번도 불사 하고 병원에 들르시는 이노부부는 이미 이번 크바탈인 10월 첫번째 주에 카드를 가쁜이 긁으셨다. 

그러나 독일의 열라 좋은 의료시스템 상 그후에 두번 세번 까지 오신 것은 진료비에 포함이 될수 있으나 이후에 줄기차게 오신 날들은 의료보험 공단에서 진료비로 책정을 받을수 없다.

한마디로 공짜 진료를 해야 한다.


10월부터 12월 까지 가 한 크바탈 즉 한분기 인데...벌써 10월에만 수두룩 하게 다녀 가신 이부부는 아마도 앞으로 남은 두달 동안 마르고 닿도록 병원에 오실 거다.

어제는 모기 물린곳 보여 주러, 내일은 다리가 아파서 그리고 또 모레는 다른 일로..

어찌 아는고 하면 벌써 일년 가까이 같은 패턴을 경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이분들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 진짜 문제 라고 하겠다.


기막히고 코막힌 공짜 환자들


아무리 의사 라는 직업이 사명 의식이 더 중요 하다지만 그마눌의 입장에서는 먹고 살만은 해야 할것 아닌가?

게다가 잘 다니던 대학병원 때려 치고 개인 병원을 하게된 가장 큰이유가 "원하는 시간에 문 탁 닫고

운동 할 시간 이라도 확보 하자 그래야 더 늦기 전에 건강을 유지 한다"였는데......

이래서야 .....그전과 비교해 시간도 돈도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우리 병원에 삼개월에 거쳐 오는 환자들이 천명이 넘는다. 그런데 그건 의료보험 카드 한번 긁은 기준으로 잡힌 숫자인 것이지 환자 들이 진료 온 횟수대로 계산을 하자면 수천명이 되게 생긴거다.


그렇다보니 어느날은 오전에 60명의 환자를 보았는데 40명이 공짜 환자 였다.

기가막힌 일이 아닌가? 만약 중국집 에서 점심 장사로 60그릇의 자장면을 팔았는데 밥값은 20명만 받아야 한다면 누가 장사 하고 싶겠는가?

거기다가 공짜밥 먹는 손님들이 음식이 짜네 싱겁네 면이 불었네 해가며 온갖 불만과 요구사항이 쏟아 진다면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그런데 그 시도때도 없이 병원 에 오시는 일명 공짜 환자 들 중에는 시간 많고 여러 지병을 가지고 있는 노인층들 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젊은층 들 중에서도 학교 가기 싫어서, 직장에 나가기 싫어서 병가 받으러 수시로 오는 환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머리가 아프더니 이번주는 배가 아프다며...월요일 아침 이면 멀쩡한 얼굴로 병가를 받으러 오는 젊은 공짜 환자들이 수두룩 하다.


이번주 월요일 에는 이런일도 있었다. 오전 진료가 12시에 끝나는데 12시 5분에 병원 으로 들어온 젊은이 1,2,3 은 주말 내 파티로 불타는 시간을 보내고 아침내 자빠져 주무신 게 분명한 꼬라지로 병가를 받으러 왔다는 거다.오전 진료 시간 이미 끝났는데...


그들은 이미 제탕 삼탕 병가를 받아 가느라 이번 달만 해도 벌써 손가락이 모자르게 병원에 왔다.

거기에 지들은 실컷 자다 오느라 아침 부터 뺑이 치며 일하느라 뱃가죽이 등짝에 붙게 생긴 사람들 점심 먹으러 가지도 못하게 시간 맞춰 오니 안빡칠수가 있나?

그날 우리는 결국 14시가 다되어서야 점심을 먹었다.그젊은 공짜 환자들 덕분에...


그외에도 너무나 다양한 공짜 환자들의 스팩타클한사연 들이 있으나 한가지만 더이야기 하고 넘어 가야겠다.


어느 화요일 오후 진료가 끝나는 저녁 6시에 누가 미친 듯이 병원 벨을 눌러 대는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 응급한 상황인가 싶어 번개 같이 병원문을 열었다.

그런데...황당하게도 마치 응급 환자 인양 오신 그분은 자주 오시는 환자님 중에 한분인 에리카 아주머니였다.

그분은 그날 정원에서 꽃을 옴겨 심다가 진드기에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종아리 인지 발목인지 도무지 정확히 어디인지 알수없는 곳에 좌우지당간 물린것 같다는 것이 요지 였다.

그덕분에 남편과 모든 직원들이 돋보기 들고 들러 붙어 진드기 물린 곳이 있나 찾아 보느라 퇴근 시간이 한시간 이상 밀려 버렸다.

그 찾을수 없는 행방이 묘연 해진 원래 있었는지도 알수 없는 진드기 덕분에 말이다.


내일 어떤 기막히고 코막힐 일이 나를 깊은빡침으로 인도 할지 알수 없으나 고구마 과자를 손에 들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순간 나는 평온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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