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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애 Oct 04. 2024

내 마음의 문

사물 별곡  3

내 마음의 문 -

그날 밤을 기억 못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08년 2월 10일 저녁에 방화범에 의해 불이 난 남대문은 다음날까지 타서 전소되었다.

그저 속수무책  불타고 있는 남대문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우리 모두의 가슴이 타들어 갔던 밤. 우리들의 남대문이 재가 되어 눈처럼 날리는 겨울밤이었다.

무너져 내리는 서까래와 들보를 보며 우리들 마음도 같이 무너져 내렸다. 눈물이 났다.

그리고 숭례문은 여러 역사학자와 최고의 대목수들이 동원되어 제일 좋은 소나무로 복원되어 지금은 그때의 기억을 잊고 튼튼하고 멀쩡하고 늠름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펜던트는 그 해 어느 전시회에서 구입한 것이다.

나는 이 펜던트를 가슴에 달 때 아직도 내 마음의 문이 찡하게 열린다.


아이들이 선생님 그거 뭐예요? 초콜릿 아니예요? - 케이크 위에 장식으로 얹는 초콜릿 같기도 하다.

그렇게 이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전 있었던 남대문이 불타던 밤과  600년을  그 자리에서 서울을 지키고 있던 국보 1호 숭례문 -남대문 이야기가 시작된다.    


새로 지은 남대문은 더 튼튼하고 더 좋은 나무로 지었으니 앞으로 천년 이천년 우리 모두의 마음의 문으로 살 것이다.

불타버린 남대문은 그저 한 줄 역사의 기록으로만 남겠지만, 그 불타는 광경을 보면서도 안타까움에 속이 타도 어쩔 수 없었던 속수무책 -무능과 상실감을 경험했던 우리들은 잠시 잊고 살다가도 그 때의 그 남대문을 내 마음의 문으로 기억한다.  


이 플라스틱 남대문을 가슴에 처음 달았던 그 때부터 지금까지도 어떤 고급 악세라리를 달 때보다 내가 더 멋져 보인다.


잃어버린 것,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이

우리 민족, 우리나라의 것이면 다른 종류의 아깝고 애달프고, 속상한 분노가 인다.

 

내 가슴이 위에서 굳건하고 늠름하게 서있는 남대문

영원한 내 마음의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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