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좋은 주말오후,
어디를 가면 이 소중한 초가을의 햇빛을 즐길 수 있을까 하다
동네 공원으로 향했다.
넓디 넓은 커다란 공원이라 잘못하면 길을 잃어버리는 곳.
오늘은 어느쪽으로 발을 들여놔야하나 하고 지도를 살펴본다.
나무놀이터에는 꺄르르 소리가 울려퍼지고,
호수주변에는 산책을 나온 가족들과
냄새를 킁킁맡는 개들이 있다.
선착장에는 페달보트를 기다리는 한무리의 사람들이 있고,
잔디에는 걸음마를 연습하는 한 살 꼬마와
여유롭게 책을 읽는 엄마,
피크닉을 나온 친구들이 있다.
고민끝에 우리가 향한 곳은
공원 입구의 작은농장.
이 곳에는 당나귀와 염소가 산다.
언제나 이 곳은 작은 아이들로 북적인다.
작은 아이들은 발아래의 풀을 한움큼 뜯어 울타리너머로 넘기고,
동물들은 그 정성에 못이긴척 한입한입 성의를 보인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새로생긴 울타리의 닭 한마리.
이름모를 야채들 사이에서 알록달록 자신의 벼슬을 뽐내는 암탉 한마리가
왜 나는 봐주지 않냐며 퉁명스럽게 주저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