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회사의 제품이 좋을까?
지금까지 사용해 봤던 이북리더들의 만족도를 제조사별로 적어보고자 한다. 전반적인 느낌이고, 같은 제조사의 제품도 기기별로 편차가 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만 적었다. (물론 아래 제품들을 다 사용해 본 것은 아니다)
주요 제품 : 킨들, 페이퍼 화이트, 보이지, 오아시스, 스크라이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듯 이북리더에서 킨들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기기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고 최적화도 잘 되어 있다. 무엇보다 가성비가 좋다.
이는 아마존의 전략이 잘 들어맞았기 때문인데 하드웨어의 스펙 자체는 높지 않지만 리눅스 기반의 전용 OS 사용, 폐쇄적 사용환경, 기기 판매의 손실을 전자책 판매 수익으로 보전하는 방식이 킨들의 성공 이유다. 이런 방식은 아마존 이외에는 구사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나는 킨들 보이지와 스크라이브, 페이퍼 화이트 11세대, 오아시스 10세대를 사용 중이지만 모두 만족하며 쓰고 있다. 스크라이브는 아직도 좀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다. 작년에는 업데이트가 좀 되는 듯하더니 최근에는 업데이트가 없다.
킨들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한 다음 글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주요 제품 : 크레마 카르타, 크레마 그랑데, 크레마 카르타 G,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리페프), 리디 페이퍼 (리페 3), 모비스크라이브 기기들
네트로닉스라는 회사명이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네트로닉스는 대만 회사인데 주로 OEM/ODM으로 제품 공급을 많이 했었다. 국내에서도 네트로닉스 기반의 기기들이 여럿 있었고, 전반적으로 평이 좋은 편이었다.
나도 크레마 카르타와 리페프를 사용했었는데 둘 다 만족스러웠다. 전반적으로 완성도도 괜찮은 편이었고 화면 품질이나 배터리 효율도 좋았지만 낮은 성능의 AP 사용으로 (예전엔 주로 프리스케일 칩셋을 사용하다가 프리스케일이 없어지면서 이후에는 어떤 칩셋을 사용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성능면에서는 조금 답답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요 제품 : 크레마 카르타 플러스,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사운드 업, 크레마 엑스퍼트, 크레마 S, 기타 오닉스 기기들
오닉스는 크레마 기기들의 기반 모델로 국내에 사용자가 꽤 있었지만 지금은 범용기로서 더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오닉스는 현재 가장 많은 라인업을 가진 이북리더 제조사이자 신제품 출시도 가장 많이 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오닉스 제품들의 완성도는 그냥 무난한 정도인 것 같고, 성능도 기기마다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선택의 고민이 따른다. 모델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기도 하다.
오닉스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성능 향상보다는 그냥 적당한 기기를 만드는 쪽으로 가는 인상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 이북리더의 기준을 전반적으로 올렸다고 생각된다.
주요 제품 : 리디북스 페이퍼 (리페 1), 샘 7.8, 샘 7.8+펜 (펜있샘), 샘 10+, 크레마 모티프, 기타 보위에 기기들
보위에 제품들도 국내 이북리더들의 기반 모델로 많이 들어와 있었지만, 보위에 범용기기들을 직구해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보위에 기기는 국내에서 정식으로 수입해서 판매하지 않는 업체가 없고, 서비스가 어렵지만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만족도는 좀 떨어지는 편이었다. 마감 문제나 내구성 문제도 있었고, 주로 락칩을 사용함으로써 배터리 효율성이 좋지 않은 문제도 있었다.
크레마 모티프는 사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리페, 펜있샘, 샘 10+ 등을 사용해 본 경험으로는 무난하게 사용할만했다는 정도의 평을 할 수 있겠다. 내 경우에는 배터리 문제나 기기의 내구성을 그리 신경 쓰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신경 쓰인다면 오닉스 제품이 더 무난할 수도 있다. 배터리 효율 문제도 최근 제품들에서는 많이 개선됐다고도 한다.
또한 리페의 뒤판 재질의 문제(우레탄 코팅이 녹아내리는 현상)는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알려진 것이라 지금은 아마 그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주요 제품 : 리디 페이퍼 4 (리페 4)
하젠은 넣을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리페 4를 사용자가 꽤 있기에 넣어봤다.
리디에서 하젠과 ODM으로 리페 4를 제작하였는데 하젠이 이북리더 제조 경험이 없던 회사인 데다 리디 내부적인 문제도 있어서였는지 여러모로 아쉬운 기기가 되었다. 이북리더로서는 특이하게도 엑시노스를 사용했고, 여러 가지 차별성을 지녔지만 최적화와 안정성에서 실패한 듯하다. 그래도 나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잘 사용하고 있고, 만족도가 있는 제품이다.
리페 4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래서 제조사별로 전반적인 만족도를 보자면 다음과 같다.
킨들 > 네트로닉스 > 오닉스 > 보위에 > 하젠
그러고 보니 위에 적은 순서와 같은데, 애초에 그런 순서가 마음에 있었나 보다.
그 밖의 제조사 제품들은 내가 사용해보지 않아서 평가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해 본 것들만 언급했다.
기기들마다 주관적인 평가가 다를 수 있고, 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기기가 좋고 나쁘다를 얘기하기는 어렵다. 단지 제조사별로 전반적인 만족도를 얘기하려던 것이라 그냥 참고만 하기를 바란다.
p.s. 간혹 왜 삼성이나 LG 같은 회사가 이북리더를 만들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결론적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아서다. 이 회사들도 예전에 OEM으로, 그리고 독자적인 상품명을 붙여서 이북리더를 만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워낙 작은 시장인 데다 중국산 제품들이 강세라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으며,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 어렵다. 이는 애플이 나서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킨들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애플도 역부족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