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함의 리듬을 입에 붙이다
슬로베니아에서, 알파벳보다 먼저 내 입에 붙은 말들이 있다.
식당에서, 카페에서, 마트에서. 그들의 일상 속에서 수없이 내 귀를 스쳐 간 단어들. 나는 그것들을 자연스럽게 수집했고, 조금씩 나의 언어로 흡수해 갔다. 말의 시작과 끝에 정중함을 덧붙이는 법을, 나는 이방인이 된 후 처음 배웠다.
"Prosim."
부탁합니다. 여기요. 천만에요. 괜찮습니다.
처음엔 그저 따라 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나를 근사하게 보이게 해 주는 마법이 있었다. 요청하는 문장에 조심스럽게 붙이면 짧지만, 예의를 안다는 신호 같았다. 상대의 "Hvala"에 대답할 때도, 나는 이 단어로 조용히 응답했다.
"Oprostite."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
내 말의 시작을 공손하게 만들어주는 단어. 카페나 식당에서 누군가를 조심스레 부를 때, 나는 이 말을 먼저 꺼냈다.
"Hvala."
감사합니다.
언제나, 상대방이든 나든 행위의 마지막엔 이 단어가 있었다.
이 세 단어는 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감출 수는 없어도, 외국인으로서도 충분히 다정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었다.
정중함을 입은 단어, 그리고 말끝에 붙이는 작지만 강력한 마법이었다. 말의 시작과 끝에 정중함을 더하는 일. 그건 말보다 먼저 마음을 건네는 방식이었다.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는 나다움의 작은 예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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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의 끝에 마음을 얹는 일이, 내게 먼저 배워야 할 언어가 되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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