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를 믿지 못하는 당신에게
내가 이혼을 고민할 때는 주변에 모두 이혼을 하는 듯했다.
내가 남편을 유책배우자라고 믿었을 때는 이 세상 사람 모두가 바람을 피우는 듯했다.
내가 쌍수를 하려고 병원 때는 내 주위 사람들이 쌍밍아웃을 했다.
내가 이민을 고민했을 때는 전부 이민 가려고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내 주위를 누구로 채우는지,
내 환경을 어떻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세상을 보는 시각이 얼마나 한정적이거나, 확장되거나 할 수 있는지,
시간이 지나니 보인다.
생각보다 40년 50년 함께 사는 미국인 부부들이 많다.
여행에서 평생을 함께 하고도 서로를 보며 웃고 있는 노부부들을 실제로 많이, 자주 만났다.
나는 누군가에게 상처 주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한 인간은 불행해야 한다고 믿었다.
다만 내가 몰랐다.
누구든 행복할 자격이 있다는 걸.
그 순간 그곳에서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한 걸까?
초혼이든 재혼이든, 지금 곁에 있는 서로를 사랑하면 충분한 걸까?
전 연인이든, 전 배우자이든, 평화롭게 사이좋게 공존하면 충분한 걸까?
부부가, 연인이, 친구가, 진심으로 믿었던 사람이 갑자기 변해도, 수용하고 존중하면 충분한 걸까?
퇴근길 0번 버스를 타면, 같은 건물에 사시는 분도 항상 같은 시간에 퇴근하시는 것 같다. 늘 같은 시간, 같은 버스정류장에서, 퇴근하는 아내를 마중 나오시는 어르신도 계신다. 매일 두 분이서 손을 꼭 잡고 집까지 함께 걸어가신다.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퇴근길 느리게 천천히 걸어가는 두 분 뒤에서 나도 속도를 늦춰 걷는다.
절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남편의 거짓말.
절대 너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지인의 거짓말.
모두 '나'를 위해서 그랬다는 그 둘의 거짓말.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얼마나 잘못했는지가 아니다.
그들이 얼마나 반성했는지가 아니다.
그들이 얼마나 사과했는지가 아니다.
어차피 내가 상처받은 만큼 미안해하지도 벌 받지도 못하니까.
어차피 안 걸렸다면 아무 생각 없었을 수도 있다.
어차피 벌어진 일, 이제 와서 되돌릴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아니다.
'나'다.
내가 어떻게 대처할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
내가 어떻게 말할지
나의 선택이고
나의 결정이다.
회복탄력성을 스스로에게 길러줄 수 있는 기회이다.
나 자신을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기회이다.
"내가 너에게 어떻게 했는데!" 라는 원망은
-> "내가 너를 정말 많이 사랑했구나" 라는 내 진심을 알아주는 기회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라는 질책은
-> "나는 이러이런 상황을 원했구나" 라고 깨달을 수 있는 기회
"너 때문에 우리 결혼이 망했어!" 라는 비난은
-> "나는 결혼 생활에 최선을 다했구나" 라고 인정해 줄 수 있는 기회
"너랑 결혼한 것을 죽도록 후회해!" 라는 한탄은
-> "나는 행복하고 싶었구나" 라는 내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가 기분 좋을 때뿐만 아니라, 나의 근본을 흔드는 위기상황에서도, 어떤 중심을 잡고 싶은가?
나는 우아하고 품격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나는 독립적이고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기로 선택하는 사람이고 싶다.
세상의 좋은 점을 볼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노부부의 생활을 담은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피디가, 남편이 아침을 매일 차려주시면 "편하겠다" 는 질문을 했다. 어쩌면 굉장히 근시안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발언일 수도 있지만, 할머님께서는 인자하게 웃으며 답하셨다.
"편한 게 아니라, 누가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행복에 겨워 미칠 것만 같아.' 라고 연극 대사를 빌려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획일적인 모습에 익숙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같이 살려면 가사를 분담해야 하고,
결혼식을 하면 축의금으로 사람을 계산하고,
좋은 시댁이란 노후준비가 되어있고 연락이 없어야 하고,
사랑을 받는 모습이란 특정 가격대의 선물을 주고받아야 하고,
대접을 받는 모습이란 자가, 예단, 예물로 예의를 차려야 하고...
우리는 아침을 먹기 위해 결혼하는가?
우리는 아침을 차려주기 위해 결혼하는가?
우리는 아침을 대접받기 위해 결혼하는가?
우리는 편하기 위해 결혼하는가?
나는 왜 결혼했을까?
결혼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사는 게 아니라, 남편과 행복하게 서로를 사랑하며 살고 싶다.
남편이 아침에 일어나면, 기분 좋게 "안녕" 하고 인사해주기.
이 사람을 위해 억지로 기분 좋은 척하는 게 아니라, 내가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서.
남편이 퇴근하고 들어오면 "수고했어" 라고 인사해주기.
이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하는지 상관없이, 나는 감사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편과 눈이 마주치면 "사랑해" 라고 표현해 주기.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안 하고 별개로, 내가 인류애가 넘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남편과 함께 할 때 활짝 웃어주기.
이 사람이 나를 배신하고 거짓말했다 해도, 내가 스스로 행복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Moana> https://youtu.be/f81_F16rDlI
I have crossed the horizon to find you.
I know your name.
They have stolen the heart from inside you.
But this does not define you.
This is not who you are.
You know who you are. Who you truly are.
Know Who You Are - Moana
화산처럼 분노가 폭발하더라도,
누군가가 내 심장을 도려냈다 하더라도,
내가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기억하기.
나의 진정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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