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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 클레어 Oct 02. 2023

내 브런치 글을 읽었을까?

브런치 작가 절대 안 하기로 한 천재 (필명에 헷갈리지 마세요!)

추석연휴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우리의 천재.

추석때 우린 매일 만나서 각자 일을 했다.

나는 일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천재는 중요한 프로젝트와 모사 인OO 글을 쓰느라 연휴내내 시간을 다 썼다.


“이거 (인OO글을) 한번 봐죠? 잘 썼는지”

“내가 무슨.. 스테디셀러 작가의 글을 감히”

“자기도 브런치 작가잖아. 해줘”


겸손한 천재는 늘 이런 식으로 나를 세워주곤 한다. 스피드하게 살펴봤지만 군더더기 없이 잘 썼다. 아니 서툰 내가 에러를 낼 것 같은 느낌에, 한 군데 건의사항만 얘기하고 엄지 척을 연발했다.


사실 내 브런치 운영에 대해서 그는 잘은 모른다. 아직까지 브런치 가입도 안 해 로그인도 모르는 그. 근데 내가 브런치에 캔디송 관련 글을 쓴 다음날부터 자꾸 캔디송을 부르는 천재. 추석때 내가 노트북에 뭔가 막 쓰고 있는데, 내게 다가와 말을 건넨다.


“한번 (브런치에서) 잘 쓴 글 하나만 보여줘 봐”

“내가 필명을 알려줄게. 들어가서 봐봐. 자기 얘기도 있어서 그런데 익명이니깐 걱정은 말고.”


'자기 얘기도 있어'라는 대목에서 놀라는 눈동자인데, 살짝 놀라는 척 같기도 하고. 사실 한참 전에 천재에게 내 브런치 작가명인 청년 클레어를 알려준 바 있다. 그래 나의 촉으로 이렇게 얘기했다.


“혹시 내 브런치 글 읽었더라도 못 본 것처럼 해줘. 누구 의식하게 되면 소재에 제한을 받을까 봐서”   


내가 다시 글에 몰두한다 싶으니깐 그는 또 얘기한다.


“나, 심심해. 뭐 해?”

“아, 글 써. 떠오를 때 써놔야 해서.”


그때 개구진 천재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그럼 나도 브런치에 글을 쓸까?”

“그거 좋지. 그런데 작가신청에서 떨어질 수도 있는데? 글을 아무리 잘 써도 이곳 콘셉트에 안 맞으면 떨어질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아? 스테디셀러 작가가 떨어지면, 창피할 텐데.”


사실 난 쏘쿨한 성격이라 천재가 브런치에 글을 써도 좋다.

서로 모르듯 하면 되니깐.

최근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이쪽 세계에 대해서 여러 번 얘기하자, 나를 더 공감하고 싶은 것도 같다.


“아, 그러면 안 하련다”


천재는 브런치 등판은 결국 보류했다.

근데 과연 는 브런치의 내 글을 안 읽었을까?혹여 읽었어도 안 읽은 것처럼 계속 연기해 줄듯도 하다. 캔디송을 요즘 부쩍 자주 부르는 천재군. 그와 나는 개그와 팩트를 넘나들며 심심할 겨를이 없다. 재미와 감동을 주어 늘 고맙다.


그는 요즘 다시금 음악에 심취해 있다. 슬럼프 기간 동안 좋아하던 음악을 멀리했던 터이다. 나의 핸드폰 연결음은 천재가 작곡한 곡이다. 그가 왕년에 CCM곡도 작곡해서 그 팀이 유명한 모 OO대회에서 대상을 타기도 했다 한다. 그러나 일명 쉐도우 작곡가로 자기를 드러내진 않고 곡만 주었던듯 싶다. 문학과 예술에도 다재다능해 전문가 수준인 그가 모든 것에 손을 놓은 지 수년. 요즘 노트북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에 심취해 감탄을 자아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   


2023년 10월 2일 천재와 클래식 연주곡 들으며 드라이브 중 한 컷


전부터 브런치에 가끔은 가벼운 신변의 일상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카테고리를 어디에 넣을지 몰라 포기하곤 했다. 그래 오늘 매거진을 하나 더 추가했다. 브런치에 가벼운 글을 쓰는 게 독자님들께 실례가 아닐까 고민도 되었으나. 작가의 신변의 공유도 글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명분으로 오픈해 본다.

     

예나 지금이나 빨간 날(주일, 휴일, 국경일 등)은 모두가 애정하는 날이다.

얼마 안 남은 연휴를 포근하고 알차게 보내보자.      







※저희 짝꿍 천재(가명)는 브런치 작가활동은 전혀 하지 않아요. 비슷한 필명'들'에 헷갈리지 마셔요 :)

●나의 짝꿍 천재는 브런치를 안 해요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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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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