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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야 Feb 05. 2024

빵 3개를 4명이 똑같이 나눠 먹으려면?

빵 3개를 4명이 똑같이 나눠 먹는다면,
한 사람은 얼만큼 먹을 수 있을까요?


>>> 정답은 ¾ 입니다


3÷4

이렇게 식까지는 세우셨지요? 근데 여기서부터 난감합니다. 3은 4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으니까요. 계산기를 두드려보겠습니다.

소수 0.75가 빵의 얼만큼을 의미하는지 와닿으세요? 계산 결과를 숫자로 답하기는 쉽지만, 체감되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분수로 설명해볼게요.


혹시 자신있게 분수 ¾ 이라고 대답하셨나요. 우리는 3÷4는 무조건 분수 ¾으로 바꿔 쓰라고 중학교에서 배웠습니다. 그 이유도 기억나세요?¾은 빵의 얼만큼을 의미할까요? 지금부터 찬찬히 생각하기로 해요.


그 내막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과거로 거슬러가야 합니다. 3천 년 전 고대 이집트로 말이죠. 분수는 이집트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우리는 수학이 일상과 동떨어진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처음의 수학은 필요에 의해서 생겼어요. 고대 이집트 사회에서는 '공평한 분배'매우 중요한 사회 과제였는데요. 빵 3개를 4명이서 나누는 상황처럼 자연수로는 딱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어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분수'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늘의 문제로 다시 돌아가볼께요. 여기 빵이 3개 있습니다. 동그라미 하나를 빵 1개라고 생시다.

이걸 네 명이서 똑같이 나눠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먼저, 빵 3개를 각각 4등분합니다.

그럼 한 사람당 ¼+¼+¼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것을 다 더하면 ¾을 가져갈 수 있겠죠. 한사람이 가져가는 몫은 바로 이만큼입니다.

그래서 3÷4의 몫은 ¾이 됩니다. 이제 이해되셨지요?


이번에는 이집트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보겠습니다. 이집트의 분수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분수와 좀 달랐어요. 우리는 분수에 두 개의 자연수를 씁니다. [분자/분모]니까요. 그런데 이집트 분수는 분자가 모두 1입니다. 1이라고 따로 쓰지도 않았어요.

이런 모양입니다. 분모 위에 있는 타원이 '분자가 1'임을 나타내는 기호입니다. 지금의 분수로 치자면 '단위분수'만 존재했어요. 단위분수란, 분자가 1인 분수를 말합니다. ½,⅓,¼,⅛... 이런 분수가 단위분수인데, 이집트에서는 이 단위분수를 이용해서 분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예외적으로 ⅔도 사용했는데 그 이유는 알려져있지 않아요.


그렇다면 단위분수만 사용하던 이집트에서는 3÷4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빵 3개를 4명이서 나눠가져야 하는 상황. 그들은 분배할 때, 전체 분할 수는 되도록 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웬만하면 빵을 자잘하게 쪼개지 않고 한사람에게 가는 몫을 가능한 큼직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그들이 알아낸 방법은 '단위분수의 합'입니다.


아까 문제를 이집트 방식으로 접근해봅시다. 빵 3개 중 2개를 모두 이등분합니다.

반쪽짜리(½)가 4개 생겼습니다. 한사람 당 ½씩 가져갑니다. 공평하죠? 그러면 이제 빵 1개만 남습니다. 이걸 넷이 나눠가져야 하는데요. 빵을 4등분해서 각자 ¼씩 가져가면 끝.

그래서 한사람의 몫은 ½+¼ 이 됩니다. 이게 이집트 분수입니다. 자연수로 나타낼 수 없는 양을 나타내기 위한 표기로 분수를 사용했습니다. 신박하지요?


½+¼ 과 ¾은 같은 수입니다. 정말 같은지 의심스럽다면 우리가 배운 방식대로 통분을 해서 더해봅시다.

통분하지 않고 그림만 보더라도 둘이 같은 양을 의미함을 알 수 있어요.


앞선 방법은 빵을 모두 12조각 내야했지만, 이집트방식으로 하면 8조각으로만 분할하면 됩니다. 그들에게는 이 방법이 더 효율적이었던 거죠.


한 문제 더 풀어볼까요?

빵 3개를 5명이 나눠가지려고 합니다.
한 사람이 가져갈 몫은 얼마입니까?

빵 3개를 각각 5등분해서 나눠가지면, 한 사람의 몫은 ⅗이 됩니다.


이번엔 이집트 방식으로 풀어볼께요.

빵 3개를 모두 2등분해서 반쪽(½)씩 가져갑니다. 그러면 빵 반쪽만 남게 되죠. 이걸 다시 5등분하는 겁니다. 빵 전체에서 보면 10등분을 한 셈이지요. 거기서 한조각(1/10)을 가져가면 공평합니다.

그러면 한 사람이 가져갈 몫은 1/2+1/10이 됩니다. 이것은 앞선 방법으로 구한 3/5와 같은 양입니다.


우리한테는 단위분수의 합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보이기도 합니다. ⅗이라고 하면 간단할 것을 왜 1/2+1/10이라고 했을까 싶죠. 그런데 전체 조각의 개수가 15개에서 10조각으로 줄어들고, 각자가 가져가는 조각의 개수도 3개에서 2개로 줄어드니 그들에게는 이 방식이 훨씬 좋은 해결책이었습니다. 

이렇듯 분수는 나눗셈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분수 자체가 나눌 분(分), 셈 수(數)로 이뤄진 한자어입니다. 수를 나눈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분수는 나눗셈을 표기하는
수학기호


다음의 세가지 기호도 유심히 봐주세요.

나눗셈, 분수, 비. 셋의 생김새가 어딘가 닮아보이지요? 제대로 보셨어요.


나누기 기호의 가로 막대가 분수의 막대가 된 것이고, 나누는 수는 분모, 나뉘어지는 수는 분자입니다. 나눗셈 기호의 막대를 없애고 두 점만 남겨놓으면 3:4와 같이 두 수의 비를 나타내는 기호가 됩니다. 나눗셈의 몫, 분수 그리고 비는 이렇듯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초등 수학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단원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비와 비율 그리고 분수입니다. 알고보면 이들은 모두 뿌리가 같은데 각각 따로 배우다보니 아이들이 더 어렵게 느끼는 건 아닐까 요.


나눗셈과 분수의 관계를 알게 되셨다면 오늘 수학 공부는 성공! 수학과 조금 친해지셨기를 바라며 재밌는 문제로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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