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 이정현 매니저
자기 객관화와 자기 합리화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 다음에 뒤따라야 할 성숙한 태도는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가 아니라 '그럼에도 어떻게든 해봐야겠다'일 것이다. 그래서 본성을 거슬러보려고 애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아니, 존경한다. 대화에 서툴러도 앞에 앉은 상대방이 불편할까 봐 어떤 이야기든 꺼내려는 사람들, 주목받는 게 싫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고 무대 위에 오르는 사람들, PPT 화면에 의지하면 갈라진 목소리로 발표를 이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여기고, 가끔은 애잔함도 느낀다.
책, <내밀 예찬> 프롤로그 중에서
사람을 만날 때 어떤 사람일까를 상상하는 일은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내가 오늘 만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줄까?를 생각하면 한껏 들뜰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들뜸을 만족시켜 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야말로 정말 기분이 째지는데요. 그 사람과 함께 공유한 시간이 천금 같고 꽉 찬 밀도 있는 대화가 오래 가슴에서 맴돌기 때문입니다.
약속 시간에 늦지도 않았는데 늦을까 봐 헐레벌떡 뛰어와 얼굴이 상기된 사람을 만나면 어떤 기분인지 아세요? 차가운 커피를 들이키며 상기된 얼굴을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면 마녀는 왠지 굉장히 존중받은 느낌이 든답니다. 만날 사람을 존중하고 예의를 다하려고 뛰어 왔구나, 싶은 생각에 말이죠. 그런 사람은 대화를 나눌수록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인상 효과일 수도 있겠으나, 매력적인 사람이라 매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마녀는 그런 사람을 만났습니다. 약속 시간에 늦을까 봐 뛰어와 얼굴이 상기된 사람, 대화를 나눌수록 매력이 더해지는 사람. 그녀와의 대화는 내내 귀를 쫑긋 하게 만들었는데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겸손과 더불어 어떻게든 상대에게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차근차근 설명하는 내밀한 모습에 반하고 말았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저는 마케팅 12년 차 마케터, 이정현입니다. 중간에 브랜드 매니저를 2년 반 정도한 것을 빼면 제품 매니저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그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재 기업에서는 이노베이션 팀에서 신제품 기획과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업을 뺀 인간 '이정현'은 어떤 사람인가요?
- 업을 빼고요? 꼼꼼한 내향형 마케터. 제품과 브랜드 매니저를 다 해봤지만, 브랜드 매니저에게 필요한 창의성이 제게는 부족한 것 같고, 제품 매니저가 제 성향에 맞고 또 일을 할 때도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마케팅 특성상 다양한 부서와 이야기해야 해서 자주 연락하고 보면서 소통하는 일은 아직은 힘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업을 빼달라고 했는데 다시 마케터 이정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네요. 업과 자신이 많이 결부되어 있어서겠죠.
- 하하하. 그랬네요 제가 답변을. 일이 차지하는 부분이 아무래도 많다 보니까 그런 듯해요.
재미있는 답을 했는데요, 신제품 기획을 하려면 창의성이 있어야 더 유리하지 않나요?
- 맞습니다. 하지만 산업이나 제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품 개발 측면에서 볼 때 신제품이 어마어마하게 창의적인 것이라기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 고객의 니즈가 있는 제품이 신제품으로 나오고 또 대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면에서 저처럼 창의성이 별로 없는 사람도 철저하게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사랑받는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중요한 시사점이 있네요. 보통 마케터라면 외향적이고 또 특별한 창의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는데, 그렇지 않더라도 마케터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해 주는 듯합니다. 창의성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제품이냐가 사실 승패의 열쇠니까요.
신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역량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물론 창의성이 뛰어나면 좋습니다. 그걸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창의성보다 더 중요한 걸 마케터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에는 현장 인터뷰, 고객 데이터 중심의 제품 개발을 합니다.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그 속에서 니즈를 끄집어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으면 신제품 개발을 할 수 있다고 봐요. 나한테 해당되지 않더라도 경청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가능성을 찾아내는 기획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감합니다. 창의력 있는 독특한 제품이라도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성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아요. 브랜드 매니저 시절에는 창의성이 주요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 맞아요. 캠페인, 프로모션 등을 할 때 창의성이 요구되고 또 발휘되죠. 하지만, 저 혼자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나 에이전시와 함께 일을 하기 때문에 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가 있었어요. 그래서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다양한 역할자들과 역량을 조화롭게 잘 이루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고객에 끄덕여집니다. 매니저 님이 더 궁금해지는데요. 우선 경력 소개를 다시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 풀무원 식품에서 제품 매니저로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즉석 우동, 냉면 등 냉장형 면에서부터 요거트, 스파클링 제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담당했었죠. 그러다 학교에서 배운 마케팅을 해보고 싶어서 외국계 패스트푸드 브랜드 매니저로 이직을 했습니다. 외식 업계다 보니 냉장 제품보다 사이클이 훨씬 더 빠르고 경쟁도 심했어요. 고객 전이를 생각해 볼 때 소비자가 외식 때 고려할 수 있는 경쟁 제품이 너무 많다 보니, 한 달에 한 번꼴로 빅캠페인을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죠. 재미도 있고 보람도 컸지만 성향적으로 빠른 주기의 빅캠페인 기획이나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식품 분야에서 벗어나 유통기한 제약이 덜한 외국계 주방 가전 기업으로 갔다가 국내에 R&D가 있는 기업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싶어서 현재 기업으로 옮겨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국내 생산 라인이 없는 외국계 기업의 경우 국내 시장에만 맞춘 신제품을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자신의 길을 찾는 여정을 멈추지 않으셨네요. 현재는 어떤 제품들을 담당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내셔널&글로벌 브랜드 중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어요. 몇 개 브랜드를 소개하자면, 버드와이저나 스텔라가 있고,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은 호가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맥주의 맛은 어떤 식으로 개발되는지 궁금한데요?
- 소비자 조사를 통해 어떤 맛이 친숙하면서도 접근가능성이 좋은지 알아보고 연구개발하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진입 장벽이 낮은 친숙한 과일 맛 중에서 새콤한 맛 쪽은 레몬, 달콤한 맛은 사과가 높다면 이를 적용해요. 호가든의 경우 사과맛이 사랑받고 있고, 국내 브랜드 담당 부서에서 진행한 카스의 경우에는 작년 여름에 출시한 카스 레몬이 크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과맛 호가든과 레몬맛 카스를 한 캔씩 사야겠네요. 스토리를 알았으니 왠지 친숙하면서 더 맛있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하하하
실제적으로 맛은 R&D에서 개발할 텐데요. 마케팅 제품 매니저의 역할을 좀 더 설명해 준다면?
- 네, 그렇죠. 보통 제품 매니저는 우선 브랜드의 목표 고객을 설정해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구분하고, 그 속에서 혁신 포인트를 찾아내죠. 그리고 목표 고객을 겨냥한 맛을 개발하기 위해 R&D에 어떤 리퀴드(액체)로 개발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목적, 배경, 목표 고객, 원가, 어떤 맛을 입힐지, 벤치마크할 제품은 뭔지, 리퀴드 개발 시 필수 요구 사항과 주의해야 할 사항들은 뭔지 등등을 템플릿 화하여 제공해요.
또, 소비자 조사 후에 테이스팅(시음) 조사도 합니다. 개발을 하다 보면 맛이 상대적이에요. 그래서 여러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내부 테이스팅을 통해 선택하고 다시 검증 과정을 거쳐요. 여러 부서의 검증을 거치면서 조직 내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저희의 경우 글로벌 가이드 상 경쟁제품 대비 우위의 결과를 얻어야 출시가 가능하죠.
사내 시음회가 제품 개발 후 반응을 볼 수 있는 첫 관문이군요.
- 저희는 사내 신제품 워크숍 행사를 통해서 새로운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을 갖는데, 아주 좋아요. 전부서 오픈 이벤트라 어떤 틀이라든지 박스에서 벗어나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좋은 이벤트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 이벤트를 통해 열린 생각이란 측면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가 있는데요. 조직 내에 이런 이벤트를 마케터가 제안할 수 있다면 진행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길 추천드려요. 이런 행사를 통해 조직 내부에 마케팅 업무에 대해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거든요.
마케팅 제품 매니저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 제품 매니저는 처음 시작을 하는 사람이란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기업별로 제품 매니저의 업무 영역이 다르긴 할 텐데, 개발부터 고객 전이까지 담당한다고 한다면 데이터를 근거로 단계별로 나아갈 수 있는 업무 경험을 할 수가 있어요.
제품 매니저에게 필요한 건?
- 기획력으로 통한다! 고 생각해요. 기획 시 특히 해석과 청취가 중요할 것 같고요. 예를 들어, '대표성의 오류' 같이 해석을 잘못하면 제품 반영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책상에서 숫자만 보는 것보다 현장에 가서 고객과 고객을 접하는 분들을 꼭 만나 그분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품 매니저로서 조직 내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제일 힘든 점은 '혼자 직접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라는 거예요. 모든 일을 유관부서의 협조를 얻고 협업해야 하니까요. 개인적인 성향상 초반에 그 점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마케터의 자질로 커뮤니케이션을 왜 언급하는지 알겠더라고요. 하하하.
반대로 좋은 점은?
- 제품 매니저로서 업력을 쌓으면 향후에 자신의 사업을 하기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상품화를 하는지 알 수 있고, 론칭도 할 수 있고, 제품 출시의 시작과 끝을 다 경험할 수 있다 보니 독립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컨설팅을 하는 분들을 종종 보곤 하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은 영역은?
- 디지털 마케팅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니까, 그 분야에 가서 배워보고 싶어요. 디지털 마케팅을 한다면, 결국에는 CRM을 해보고 싶은 건데요. 데이터를 보면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것, 특히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뽑아내서 실행해 보고 싶어요.
전공이 마케팅이었나요?
- 아니에요. 식품영양학과예요. 광고 기획이 재미있어서 21살 때 광고연합 동아리에 들어가서 간접 경험을 했었는데 제 길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서 광고 아니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마케팅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때 전공은 등한시하고 마케팅으로 목표를 정했죠. 그리고 풀무원 마케팅 팀으로 지원을 한 것이 지금 여기까지 왔네요. 하하하.
식품영양학을 바탕으로 식품 마케팅을 한 것이 큰 장점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품을 더 빨리 이해할 수 있는 기본기를 갖추고 마케팅을 시작했던 게 본인만의 무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케팅을 하면서 후회했던 적은?
- 야근을 많이 했을 때? 하하하. 10년간 야근을 많이 했어요. 노트북과 혼연일체가 된 삶을 살았다고나 할까요. 예전에 번아웃이 온 적도 있고요. 그럴 때 후회까지는 아니지만 종종 마케팅을 안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곤 해요.
번아웃까지. 고생하셨어요. 다양한 영역에서 야근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마케팅 영역도 만만치 않게 야근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경험했던 일이라 공감이 됩니다. 일이란 게 재미있으면서도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양면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모두 각자 삶의 사이클 안에서 조절과 균형을 잘 이루어 보자고요.
마케팅의 본질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 그냥 늘 생각하는 것. 사람들의 공감대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대놓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으니까 말하지 않는 그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케팅에 대한 개인적인 비전이 있다면?
-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면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곳에서 마케팅을 하고 싶어요.
마케터에게 필요한 자질 하나를 꼽는다면?
- 공감 능력. 소비자 대상뿐만 아니라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공감 능력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요?
- 타고나면 제일 좋겠지만 잘 듣는 것.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그 이야기의 이면을 잘 생각해 보고 상대방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습관을 형성하면 높아지지 않을까요? 하하하.
개인적으로 마케팅과 관련해서 배웠거나 혹은 배우면 좋을 것이 있나요?
- 방통대에서 경영학을 배우면서 마케팅 수업을 들었는데, 마케팅 원론 자체를 배우고 알아가는 것이 도움이 되었어요. 그 외에는 강연이나 전시를 많이 보러 다녀요. 업계 성공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강연밖에 없는 것 같고, 전시회는 갇혀 있는 생각을 일깨워주는 도구가 되는 것 같아서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보통 무엇을 하나요?
- 공부? 하하하. 방통대에서 경영학도 공부하고, 또 부동산 공부도 하고... 하하하. 아무튼 공부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럼 취미도 공부?
- 하하하. 그렇지는 않고요. 전 집순이예요. 집에서 책을 보든지 드라마 등을 시청해요. 주로 혼자 하는 일을 좋아하고, 한다고 할 수 있죠.
인상 깊었던 책 소개를 한다면?
-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의 회장인 켈리 최의 <웰씽킹>이란 책을 얘기하고 싶어요. 언어적인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실패를 딛고 성공하기까지에는 자신감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런 것이 부족하고 또 상황적으로 공감이 가는 면이 많아서 인상 깊게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독서 후기를 남기는 데 힘들 때마다 책을 읽었을 때의 감정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그 책을 읽고 적어 두었던 인상 깊었던 구절을 소개할게요.
"실패 자체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삶의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 무수한 실패가 쌓여야 언젠가 성공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당신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
- 책, <웰씽킹> 중에서
드라마나 영화 중에 '띵작'도 있는지?
- <연애시대>란 작품도 좋아하고, 노희경 작가님의 작품들을 좋아해요. 이런 콘텐츠들이 결국에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알 수 있게 다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의 정현이가 과거의 정현이에게
- 타의적으로 전공을 선택했던 시점으로 돌아가서 전공을 다시 선택하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정현아, 조금 더 넓은 눈을 가지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먼저 살펴본 다음에 전공을 선택하면 좋겠어. 좀 더 자유롭게 말이야. 그러면 너에게 나중에 다채로운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오늘 마치 '내향인이 마케팅 잘하는 법'에 대해 공부한 느낌입니다. 마녀도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마케터는 활발해야 마케팅을 잘할 수 있다는. 일을 하다 보면 편견과 속단으로 엉뚱한 판단을 할 때가 있는데요, 일에 있어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사려 깊고 깊이 있게 일의 기본기를 다지는 힘이 내밀함에서 나올 수 있다는 걸 매니저 님을 통해 알 수 있었고, 또 마케팅 영역에서 제품 매니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마케팅 제품 매니저로서 내밀한 힘의 가치를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사과맛 맥주와 레몬맛 맥주를 사들고 오는 걸 깜박했습니다. 맥주를 마시며 이번 토크뷰를 되새겨 볼 참이었는데, 그럴 수가 없어 아쉬웠어요. 대신에 아쉬움을 달래려 책, <웰씽킹>을 펼쳐보았습니다. 제목 그대로 풀면 '좋은 생각, 잘하는 생각'인데 예를 들자면, 이런 생각입니다.
내게 주어진 위기 상황 중에서 달라진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저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태도와 각오를 바꾼 게 다였다.
- 책, <웰씽킹> P68 중에서
상황은 달라지지 않지만 우리의 생각은 달라질 수 있잖아요? 스스로 '달라지겠다'라고 태도와 각오를 바꾸는 선택을 하면 되는 것이죠. 상황은 내가 바꿀 수 없지만, 나만이 바꿀 수 있는 태도와 각오를 바꿔 상황에 다르게 임하는 것.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조언하는 덕목이란 걸 우리는 잘 압니다.
마케팅에서 편견과 속단은 정말이지 금물입니다. 그런데도 쉽게 빠지곤 해서 낭패를 보곤 하는데요. 그럴 때 무엇을 놓쳤는지, 무엇을 진짜로 봐야 하는 것인지 잘 들여다보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낭패에 빠져 속절없이 허우적대기보다 그저 다시 한번 극복해 보아야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행동하는 겁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일을 어떻게 해내느냐는 전적으로 자신한테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뭐 때문에 '할 수 없어'가 아니라 '그럼에도 어떻게든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달려들어 보는 사람이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하자고요. 그건 외향형이냐 내향형이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모두 잘 아시죠?
이정현 매니저는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기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고, 자신의 성향을 극복하며 잘할 수 일을 찾고 방법을 터득해 가는 내향형 같았어요.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객관화하며 강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면서 일을 완성해 나가는, 실패해도 툭툭 털고 일어날 힘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기르고 있는 내면 소통형 마케터!
내향적이어서, 창의성이 없어서, 또는 다른 이유로 '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마케터가 있다면 이정현 매니저처럼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혹시 실패가 있더라도 실패를 쌓아 올린 끝에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웰씽킹으로 꾸준히 내공을 쌓아 보길 바랍니다.
그러면 언젠가 자신이 찾은 길에서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글을 마치며 마녀는 깜박했던 사과맛, 레몬맛 맥주 사러 동네 슈퍼로 달려가 보겠습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더 토크뷰]는 홍보마케터, 그리고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사람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홍보마케터, 개발자, 기획자,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며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더 토크뷰 시즌 2]
스무 번째. [더 토크뷰] 마크툽! 운을 내 편으로 만드는 마케터
열아홉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마케팅 문해력왕
열여덟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날개를 준비하는 사람
열일곱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위풍당당 마케터
열여섯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나의 꿈이 너의 꿈을 빛나게
열다섯 번째. [더 토크뷰_피플팀 편]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세계
열네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가짜 일ㆍ진짜 일ㆍ대표의 일
열세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잇프피 마케터의 불편한 마케팅
열두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1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2
열한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서울 강남에 외국계 기업 다니는 마케터 전 과장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