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흐드러진 이팝나무 꽃
굽이굽이 길가는 누굴 굶겨 저리 흐드러지나
현기증이 가지마다 일렁인다
밥태기 한 알도 귀해 구름 입가에도 붙어 있다
해마다 이 거리를 지날 때면 하얀 곡소리를 듣는다
살아야 한다고 했던 봄이 너무 쉽게 가는가
너에게 다다르기도 전에 허겁지겁 우는 꽃잎들
꽃 진 자리에 설움이 돋아 허기진 오늘 뿐이로구나
흔적뿐인 기다림이 젯밥이 되는 시간
누군가 꽃으로 곯고 있다.
* 이팝나무 꽃 하얗게 흐드러진 길을 산책하며
스토리코스모스 신인발굴 공모전 시부문 당선작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