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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타래 Mar 08. 2020

우리가 '이케아' 제품들이 끌리는 이유

나도 모르게 끌리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

장난 아니다. 다 사고 싶다.


작년에 그릇을 사러 이케아에 갔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내가 봐 둔 그릇들이 이케아에 있어서 처음으로 광명에 있는 이케아에 갔다. 거대한 창고 같은 건물 안에는 온갖 가구들이 있었다. 일반 식탁이나 책장 같은 가구부터 커튼, 조명, 접시, 그릇, 컵 등 집에서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이케아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로 전시장을 만들어 둔 곳에서는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없는 게 없는 것 같다.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그런데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이케아에는 불편한 점들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가구를 사도 고객이 직접 들고 가야 하고 직접 조립해야 한다. 배달을 시키면 가격이 그렇게 저렴한 편도 아니다. 퀄리티도 다른 회사에 비해서 특별히 좋은 것 같지도 않다. 그런데도 이케아 제품들은 왠지 모르게 끌린다. 나도 모르게 유튜브에서 이케아 제품들로 꾸민 책상이나 방을 구경하기도 한다. 충동적으로 지를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훅>에서는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원리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케아의 제품들이 왜 끌리는지에 대한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습관을 제어하는 제품


우리의 삶은 순간순간의 행동들이 모여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순간의 행동들은 우리의 습관에 의해서 만들어지게 된다. 상품을 기획하거나 개발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습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을 확보할 때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사용자는 그 제품들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행동과 삶이 변하는 것을 느끼면서 영향력을 받는다.


<훅>에서는 습관을 제어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4단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계기 → 행동 → 가변적 보상  → 투자로, 마지막 단계인 투자가 다시 계기가 되어 4단계 사이클을 반복함으로써 습관을 형성하게 만든다.

각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계기 (Trigger)

계기는 행동의 작동 장치로 엔진의 점화 플러그 같은 역할을 한다. 사용자들이 의식하거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계기가 다음 행동을 일으키는 신호로 작동하는 것이다. 내부 계기와 외부 계기로 나눌 수 있으며, 초반에는 외부 계기를 이용해 관심을 끌고 점점 내부 계기를 형성시켜 자발적으로 사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2. 행동 (Action)

행동은 그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보상을 기대하고 움직이거나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첫 번째 단계인 계기와 사용자의 능력, 그리고 동기가 필요하다. 계기를 통해 신호를 얻어야 하고 보상을 기대하는 동기가 필요하며, 그 행동을 하는데 어렵지 않고 에너지 소모가 적어야 하는 것이다.


3. 가변적 보상 (Varience Reward)

세 번째는 가변적 보상이다. 보상을 기대할 때 우리 뇌 속에서는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가 급증한다. 여기에 가변성을 추가하면 새로움을 느낄 수 있어 사용자에게 관심을 촉발시키며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가변적 보상은 종족 보상 (인정의 욕구), 수렵 보상 (생존의 욕구), 자아 보상 (자아실현의 욕구)의 3가지 종류가 있다.


4. 투자 (Investment)

마지막은 투자이다. 투자 단계에서는 사용자들이 '훅 사이클'을 다시 경험할 가능성을 높인다. 여기서 투자란 다음번의 경험을 향상할 수 있는 사용자의 행동을 말한다. 자신의 의지력이나 시간, 노력의 일부를 제품 사용에 투자함으로써 다음번 사용 시 매력적이고 더 좋은 보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성공적인 상품들은 고액의 광고 활동이나 공격적인 메시지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 4단계 과정의 연속적 반복을 통해 사용자들의 재구매와 자발적 참여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 <훅> 25 페이지 -


'훅' 모델 4단계 - <훅> 26 페이지 -


이케아의 성공 요소


이케아의 성공 요소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중 하나는 '훅 사이클' 중 4단계인 "투자"이다. 이케아가 다른 가구 회사들과 다른 점은 제품을 완제품 상태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품 상태로 포장이 된 상품을 고객이 구입해 직접 조립하게 하는 방식이다. 조립과 배송비가 없어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더 큰 부분은 고객들이 자신의 노동력을 투자하여 직접 만들기 때문에 제품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투자"단계의 본질을 이케아는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노동력을 투자한 사람들은 단순히 직접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작품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던 것이다. 애리엘리는 이런 현상을 가리켜 '이케아 효과'라고 불렀다.

 (중략)

자신이 사용할 제품을 직접 조립하면 그 사용자는 노동력이 투입된 가구에 비이성적 사랑을 느끼게 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의 노력을 적극 활용하는 회사들은 단순히 노동력을 투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자들이 해당 상품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 <훅> 190 ~ 191 페이지 -


이런 효과는 실험에서도 나타난다. 2011년 댄 애리얼리와 마이클 노튼, 대니얼 모촌 세 사람은 대학생들에게 종이로 개구리를 접게 하였다. 그리고 각자가 만든 작품에 가격을 매기는 것을 부탁했다. 한편 다른 옆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대학생들이 접은 작품과 전문가들이 접은 작품에 대한 가격을 매겼다.


본인이 만든 종이 개구리의 가격, 타인이 측정한 종이 개구리의 가격, 전문가가 만든 종이 개구리의 가격을 비교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높은 가치를 측정했다. 심지어 전문가가 만든 작품과 비슷한 가격을 측정하였다. 자신의 노력이 추가된 제품은 객관적인 가치에 주관적 애정이 더해지는 것이다.


자신의 노력이 추가되면 객관적 가치보다 더 가치있게 느낀다. - <훅> 190 페이지 -



<습관의 힘>을 제품 관점에서 본 책


이 책에서는 '훅' 사이클 4단계에 대해 설명할 뿐만 아니라 각 단계에 적합한 제품이나 사이트들의 사례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계기, 트위터의 행동, 스택오버플로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가변적 보상, 이케아의 투자 등의 사례를 통해서 각 단계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주변의 제품들이 어떤 단계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관심이 생겼다.


책을 읽으면서 어딘가 유사한 내용을 본 것 같았다. 사실 습관에 관한 책 중 명저인 <습관의 힘>에서 본 것 내용들이 많았다. 하지만 습관의 힘에서 나온 신호, 반복행동, 보상, 열망을 제품 관점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를 집중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기획자나 개발자, 경영자들에게 정말 유용한 책이다.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 기획자, 마케터, 경영자들은 이 책을 꼭 읽고 자신의 제품이 "훅"모델에 적용되는지 철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 또한 신제품을 구상, 계획, 개발할 때 "훅"모델에 맞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인지 고민해야 한다. 열심히 기획하고 개발하고 홍보했는데 성과가 생각보다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참고 : <훅>, 리더스북, 니르 이얄 · 라이언 후버


1일차 : 내가 누군지 당신은 아시나요?

https://brunch.co.kr/@kwangheejan/35

2일차 :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

https://brunch.co.kr/@kwangheejan/34

3일차 : 일하면서 즐겁게, 의미 있게 성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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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차 :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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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 커피로 배우는 인생철학

https://brunch.co.kr/@kwangheejan/39

6일차 : 생일 선물로 컴퓨터를 포기했다.

https://brunch.co.kr/@kwangheejan/40

7일차 : 힘들지 않게 사는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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