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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Dec 05. 2022

마스크에 대한 망상으로부터 벗어나기

대전에 이어 충남까지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자체적으로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군요. 전 세계가 예전으로 돌아간 지 오래인 현시점, 몇몇 지자체로부터 시작된 저항에 대하여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왔던 질병청은 꽤나 당황한 듯싶습니다. 여전히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듯한 질병청을 일깨울 방도는 없는 듯하고, 최소한 긴가민가하는 국민들이라도 하루빨리 그들이 만들어 놓은 매트릭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간 마스크 착용은 우리를 지켜주기는 커녕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서서히 훼손하는 쪽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질병청에서 유행 초기부터 마스크의 효과라고 삼천리 방방곡곡에 붙여놓았던 아래와 같은 홍보물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인용된 숫자는 <실험실에서 마네킹한테 마스크를 씌어놓고 한 연구 결과>로 현실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는 허구의 수치입니다. 물론 당신이 마네킹처럼 24시간 살 수 있다면 예외입니다. 마네킹처럼 산다는 것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완벽한 착용은 물론이고, 벗었다 꼈다 하거나 만지는 일조차 당연히 없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혹자는 완벽하게 착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스크가 없는 것보다는 당연히 전파 위험을 낮추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타당한 반론 같지만, 현실에서 마스크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마스크 그 자체가 오염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은 <특정 장소에서 단기간 착용하는 마스크>와 <지역사회에서 장기간 착용하는 마스크>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질병청 제작 마스크 홍보 동영상을 보면 주로 병원 혹은 환자가 발생한 가정에서 단기간 시행된 관찰 연구 결과들을 두고 마스크 효과에 대한 과학적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죠. 마스크를 두고 인류의 안전을 지켜주는 고마운 발명품이라고 찬양했던 이 동영상을 보면서 제가 한숨 반, 분노 반으로 올린 글이 "질병청 제작 마스크 효과 한방 정리 시청소감"인데,  동영상 제작 날짜가 거의 모든 국가들이 이미 정상화되었던 2022년 6월이라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질병청에서는 이번 대전과 충남의 반발에 대한 대응책으로 오는 12월 15일 마스크 관련 전문가 공개토론회를 열겠다고 하더군요. 아래는 최근 동아사이언스 기사에서 발췌한 것으로, 현재 질병청 자문 전문가들이 가진 문제 이해 수준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아마도 질병청에서는 이런 전문가들을 다시 불러 모아서 공개토론회를 열 작정인 듯합니다. 


".. 전문가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이 충분한 감염 예방 효과를 가진다고 분석한다. 가령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분석에 따르면 실내에서 국내 KF94 마스크에 해당하는 N95나 KN95를 착용했을 때 감염 가능성이 83%까지 줄고, 수술용 마스크만 착용해도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이 언급했던 미국 CDC 논문은 온갖 바이어스로 가득 차 있는 환자-대조군 연구로, 제가 지금까지 읽어본 마스크 관련 논문중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impact factor가 30점이 넘는 MMWR에 실리고, 그 결과가 아래 그림처럼 드라마틱하게 포장되어 마스크 효과로 홍보되었죠. 이 MMWR 논문은 NEJM에 발표된 마스크 논문과 마찬가지로 현시대 논문들, 그리고 비판적 논문 읽기가 불가능한 현시대 전문가들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12월 15일 전문가 공개토론회에서 마스크에 관한 논의는 2가지 관점에서 시행되어야 합니다. 첫째, 장기간 마스크 착용의 부작용은 없는가? 둘째, 지역사회에서 하는 장기간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 전파 방지에 의미가 있는가?입니다. "마스크 해롭다는 증거가 없다는 그들에게.."에서 설명드렸듯 장기간 마스크 착용의 부작용은 합리적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예상 가능합니다만, 장기간 마스크 착용의 바이러스 차단 효과는 지금까지 그들이 끊임없이 해 왔던 주장과는 정반대로 뚜렷한 과학적 증거가 없습니다. 


얼마 전 올렸던 "왜 스웨덴은 처음부터 노 마스크를 선택했을까?"에서 장기간 마스크 착용 효과는 지역사회에서 시행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하여서만 판단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먼저 인플루엔자 유행시 시행된 10편의 임상시험을 정리한 WHO 보고서에 의하면 마스크 착용군과 대조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던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코비드 19 유행시 시행된 2편의 임상시험의 경우 덴마크 연구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방글라데시 연구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즉, 12편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논문을 종합하면 11편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단 1편만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유일하게 유의한 차이를 보고했던 방글라데시 연구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확진자 발생률을 비교하면 마스크 착용군 0.68% vs. 대조군 0.76%로 아주 미미한 차이에 불과했는데, 이 정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온 이유는 연구대상자가 무려 삼십만 명 이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임상시험은 적절한 표본크기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이 연구가 삼십만 명 이상의 표본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은 반드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계획된 연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욱 중요한 사실은 방글라데시 연구조차 연령별로 층화 분석한 결과를 보면 (위 그림 점선 네모 상자) 50세 미만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며, 마스크 효과는 50대 이상에서만 존재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원자료를 재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논문에서 보고하는 정도의 작은 차이는 연구 시행과정 중에 발생한 bias로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죠. 


결론적으로 그들이 지금까지 해온 주장과 달리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사람들이 하는 장기간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다는 과학적 증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경험했던 현실과도 부합하며 스웨덴이 처음부터 노 마스크로 대응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스크가 그렇게 효과적이라면 어떻게 마스크 착용률 1위 국가인 한국에서 하루 60만 명의 확진자가 폭발할 수 있으며, 유행내내 노마스크였던 스웨덴의 초과사망이 유럽권 최하위권일 수 있을까요? 스웨덴의 현재 소식이 궁금하신 분은 "실내조차 노마스크였던 스웨덴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까?"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착각을 하게 된 또 하나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코비드 19 유행 동안 독감과 감기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한 질병청 제작 마스크 홍보 동영상을 보면  마스크 덕분에 다른 호흡기계 감염병들도 급감했다고 확신하고 있더군요. 그러나 독감과 감기가 사라진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는데, 특히 노 마스크로 대응했던 스웨덴에서도 사라졌죠. 코비드 19 유행시 다른 호흡기계 바이러스 감염병이 급감한 이유는 다름아닌 바이러스 간 생존 경쟁의 결과물로,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자 하시는 분은 “왜 독감과 감기가 사라졌을까?”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하는 장기간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증거는 희박합니다만, 장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은 명백합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얼굴은 인류 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출생 후 언어,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 과정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간의 뇌에는 얼굴을 인지하는 영역이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역할은 과연 뭘까요? 


 "마스크 해롭다는 증거가 없다는 그들에게.."에서 설명드렸듯 인간은 얼굴과 호흡기를 가리는 인위적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그 기능이 최적화되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알량한 논문 한 두편으로 증거가 있니 없니를 따지는 현 시대 전문가들은 이 사실이 현실에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합니다. 마스크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과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막음으로써 호흡기계 면역시스템 훈련 기회를 박탈하고, 마스크에 포함된 수많은 합성화학물질에 대한 장기 노출로 인한 문제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장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폐해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크고, 훗날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온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모든 발달에는 결정적 시기 (critical period)라는 것이 존재하며, 결정적 시기란 그 자체로 비가역적이라는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행 초기부터 보여주기 방역쇼 K방역을 위하여 영유아, 어린이 집단시설과 교육시설의 마스크 착용을 반강제 해왔던 질병청과 관련 전문가들은 그들이 미래 세대에 끼친 해악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물론 마스크란 그들이 저지른 오류 중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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