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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Aug 19. 2024

코로나19 초기 치료제로 메트폴민을 사용한다면?

Anti-aging, 즉 항노화는 최근 학계와 의료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입니다. 개별 질병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노화라는 현상 자체를 억제하거나 되돌릴 수 있다면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는 많은 질병들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더 젊고 더 아름답게 보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데도 안성맞춤이고요.  


그런데 항노화라는 개념 자체가 바로 호메시스 활성화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문 듯합니다. 앞서 “스타틴을 둘러싼 논쟁? 우리는 뭘 놓치고 있을까?? 2”라는 글에서 <노화의 종말>을 쓴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상용한다는 호메틴 중 메트폴민이란 약이 있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메트폴민은 혈당 조절과 무관하게 호메시스를 유도하여 다양한 항노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데, 그 핵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재유행 소식과 함께 코로나 치료제가 동이 났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보통 항바이러스 치료제라면 뭔가 엄청나게 복잡한 개발 과정을 상상하겠지만, 사실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을 도와주는 항노화 물질들은 그 효과만으로도 초기치료제로서 사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예후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다른 질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던 약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초기치료제로서 효과를 검증하는, 소위 repurpose drug들에 대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연구결과가 NEJM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 포함된 약은 (1) 유행초기부터 엄청난 논란을 야기했던 구충제인 이버멕틴,  (2) 항우울제인 플루복사민, (3)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폴민입니다. 뭐? 구충제? 항우울제? 당뇨병 치료제? 와 같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약들이 임상시험에 포함될 수 있었던 것은 기전적으로 충분히 초기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NEJM 논문 결론을 보면 이 3가지 약 어떤 것도 1차 결과변수의 위험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negative finding이었다는 의미죠.  그러나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소한 메트폴민은 그렇게 결론 내릴 수 있는 약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1차 결과변수의 정의입니다. 연구자들은 <저산소증, 응급실 방문, 입원, 사망> 4가지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심각한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간주했는데, 메트폴민군 24%, 대조군 27%에서 각각 경험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결과로 분류된 환자들 대부분은 오로지 저산소증만 경험했던 경우로, 이 연구에서 저산소증 여부는 환자들이 자가 측정한 산소포화도 기록을 이용하여 판단했더군요. 산소포화도 자가 측정이란 측정 오류가 흔한 지표로 이 연구에서 <저산소증>과 <응급실 방문, 입원, 사망>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선상에 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임상시험 연구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정확도가 낮은 저산소증은 제외하고, 결과변수를 <응급실 방문, 입원, 사망>으로만 국한시키면, 메트폴민군이 대조군에 비하여 위험도를 약 42% 정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옵니다. 특히 초기에 사용하면 할수록 더욱 효과적이고요. 유행초기 올렸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고용량 비타민 C 정맥주사"에서도 1차 결과변수의 정의에 따라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의 결과 해석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만, 이 NEJM 논문은 다시 한번 유사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버멕틴과 플루복사민과 같은 약제도 이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치료 프로토콜에서 효과가 없었을 뿐, 다른 치료 프로토콜에서는 어떤 결과를 보일지 알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이 연구에서는 플루복사민을 50mg씩 하루에 2회 사용했습니다만, 100mg씩 하루에 2회 사용한 다른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는 플루복사민이 유의하게 응급실 방문 및 입원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죠. 즉,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통하여 어떤 약제의 효과 있음은 검증가능하나, 효과 없음을 검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또한  negative finding을 목표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고요.  


뿐만 아니라 위 임상시험 참여자들을 10개월까지 추적관찰하여 메트폴민군과 대조군 간 소위 롱코비드 발생 위험을 비교한 논문도 2023년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물론 롱코비드라는 정의 자체가 매우 과장되어 있으며 또 하나의 연구를 위한 연구, 논문을 위한 논문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봅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메트폴민군 6.3%, 대조군 10.4%로 메트폴민군에서 위험도가 절반정도 낮다는 사실은 여전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표적인 코로나19 치료제로 알려진 팍스로비드는 롱코비드 위험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팍스로비드는 1알에 2만 원도 넘는 고가의 약이지만, 메트폴민은 1알에 100원도 하지 않는 약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이 이례적으로 단기간 임상시험으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없다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행초기부터 다양한 repurpose drug들이 초기치료제로서 사용 가능하다는 논문들이 있었으나 WHO이하 각국 방역당국에서는 이 모든 것을 부인하면서, 오로지 백신만이 팬데믹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밀어붙었죠. 수십 년 동안 안전하게 사용되어 오던, 플라세보 효과만 있다 해도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는 약들이 갑자기 의사들이 절대로 처방해서는 안 되는 금기약이 되는 것을 보면서 코로나 사태의 본질에 대하여 깊은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요.  


이번 글에 언급된 메트폴민은 하나의 예일뿐입니다. 현실에서는 호메시스를 유도할 수 있는 매우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며 이를 적절하게 이용하면 대부분 사람에게 코로나19 정도의 감염병은 감기, 독감과 다를 바가 없는 감염병입니다. 피하면서 살 필요도 없고, 피하면서 산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시 한번 코로나 유행당시 올렸던 "신종 코로나 대응, 면역력 일깨우는 방법 ABCDE"와 "왜 스웨덴은 처음부터 노마스크를 선택했을까?", "아이들의 마스크 착용,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나?"를 링크합니다. 무엇보다 언론과 그 전문가들의 공포팔이에 동요하여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그런 무지몽매한 일이 다시 이 땅에서 벌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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