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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ul 28. 2023

계란은 절대 포기하지 마!!!

에그타르트는 이제 안 먹겠다는 건가?

우리 집의 단백질 근원은 계란이다.

나와 남편은 아침 식사로 삶은 계란을 하나씩 먹는다.

그리고 아이들 아침 식사로 가끔 수란이나 스크램블애그를 해서 줄 때도 있다.

라면을 끓일 때도 계란 하나  풍덩

볶음밥 맨 위에는 노른자가 거의 흘러내릴 것처럼 프라이를 해서 위에 척

에그마요샌드위치도 자주 해 먹는데

갑자기 어제 내가 비빔밥을 먹는데 B가 다가오더니 침을 삼키며 묻는다.

"거기 계란 넣었어?"

"응. 당연하지!"

"나 안 먹을래"


B가 채식을 선언한 뒤로 생선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며 한동안 먹다가 안 먹게 되었을 때도 이런 느낌이었다. 

마침 B와 슈퍼에 계란을 사러 가서 느낌이 안 좋아 물었다.

"너 요즘 계란 안 먹을라고 하는 거 맞지?"

"응. 알을 낳기 위해 닭을 혹사시키는 것 같아서 먹기 싫어졌어"

"음... 그래서 맨날 방사란을 사 먹잖아.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닭이 희생하지 않고 낳은 계란이야."

"아니던데... 찾아보니 말은 방사란이라고 해놓고 케이지는 아니지만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키우는 경우도 많던데... 믿을 수가 없어서 먹기가 싫어졌어"

"야! 그럼 너 어쩌려고 그래. 계란도 안 먹겠다 하면 단백질섭취는 뭐로 할 거야!"


그렇게 나도 모르게 슈퍼에서 언성을 조금 높이고 말았다. B는 그런 나를 보며 당황해서는 얼른 계산하고 집에 가자고 짧게 말하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리고는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나중에 혼자 살게 되면 자기는 비건식으로 전환할 거라고 했다.


갑자기 계란을 먹지 않기로 하면 각종 케이크, 디저트, 페이스트리, 김밥, 과자류 등을 먹을 수가 없다. 워낙 꼼꼼히 따지는 아이로 그 성분이 조금만 들어가도 절대 먹지를 않기 때문이다. 그럼 나의 인생도 더 고달파질게 뻔하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말하니 남편의 얼굴색이 변하며 B에게 유정란과 무정란부터 시작해서 단백질에 대한 아주 길고도 긴 열강을 펼쳤고, 결국 B가 지쳐서

"알았어 알았어. 이제 말 좀 그만해! 먹을게 먹는다고!" 백기를 들었다. 그런데 한 번 맘 떠난 계란에게 쉽게 다가가지는 않을 것이다. 계란을 보면 마치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닭장이 떠오를 테고... 그게 어찌 쉽게 입으로 가져가질 수 있는  문제이겠는가...


어쩌면 채식을 하자고 했을 때 당연히 예고된 순서대로 가고 있는 것이리라. B가 채식을 선언하고 B가 어떤 아이인지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었다. 지키지 못할 말은 잘하지 않는 아이라는 것. 말을 하기 시작하고부터 그리고 잔머리를 굴릴 수 있을 때부터 고지식한 첫째에 비해 B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거짓말을 하곤 했었다. 그래서 그 버릇을 고치려고 어린애를 붙잡고 끝까지 다그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되었다. B는 sorry라는 말을 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더 자기 말에 책임을 지려한다. 그에 반해 첫째는 sorry를 달고 산다. 그 어떤 무게도 장착하지 않고 입에서 날리듯이 나오는 그 sorry 버릇을 고치려고 잔소리를 여러 번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친정 엄마 말대로 둘을 세탁기에 넣고 돌돌 돌려서 섞어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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