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nd of Solution Sales
지난 몇 년간 IT 업계의 영업 사원들은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고객의 IT 담당자와 구매 부서가 지식과 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주제에 따라 제조 업체보다 더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적정한 솔루션을 결정하고 직접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를 작성합니다. 제조업체들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안하거나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할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고, 고객의 제안 요청서에 부합하는 제품을 단순 제안합니다. 즉, 가치 제안 경쟁에서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SI 기업들과 제조 업체들은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고객이 RFP를 발행하기 전에 '사전 영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RFP의 구성 내용에 따라 고객이 선호하는 제품의 성격이 드러나고, 구매 부서의 절대적인 구입 기준이 됩니다. RFP의 내용에 자사 제품의 특징이 들어가도록 노력합니다. 사전 영업을 통해 고객에게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강조하여 가격 경쟁 전에 저가 제품을 배제시키는 전략입니다.
고객이 인지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을 내리는 '솔루션 솝 (Solution Shop)' 방식은 고객의 마음에 존재하는 구매 후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올바른 솔루션을 도입한 것일까?' '더 낮은 가격에 더 좋은 솔루션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가격 경쟁 내에서 하나의 문제점만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다 보면 악순환의 고리에 빠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땜질식 처방으로 인한 문제점이 쌓이면서 기업의 IT 자산이 누더기가 됩니다. 대기업일수록 이런 문제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별 프로젝트는 저렴하게 구축하였지만, IT 전체 자산의 관점에서 솔루션을 갚아 엎어야 하는 순간에는 훨씬 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고객도 제조기업도 SI기업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IT 업계가 직면한 문제점은 고객이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IT 자산이 땜질식 처방으로 누더기가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쉽게 드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누구의 잘못이 아닌 모두의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전체 IT 환경의 관점에서 고객과 이야기하고 IT 진화 전략을 고민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고객을 위한 접근 법은 솔루션 영업(Solution selling)이 아닌 통찰력 영업(Insight Selling)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입니다.
솔루션 영업에서 통찰력 영업이
땜질식 처방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The End of Solution Selling (솔루션 영업의 종말)'이라는 글은 답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이 글을 발표한 니컬러스 토먼 (Nicholas Toman), 매튜 딕슨 (Mathew Dixon), 브렌트 애덤슨 (Brent Adamson)는 각 기업의 상위 20%의 우수한 영업 사원들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통한 결과를 바탕으로 초 경쟁 상황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직원들을 추적했습니다. 스타 영업 사원들이 어떻게 고객에게 가치 제안을 하는지와 그들의 공통점을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왜 1980년대부터 지속되어온 솔루션 영업 방식이 종말을 고하는 지를 설명합니다. 글에서 제시하는 세 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존 수요의 함정을 피하라 (Avoid the Trap of Established Demand) : 영업기회 우선순위 정하기
기업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목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그리고 구매 프로세스가 확립된 고객들에게 우선순위를 두도록 영업 사원을 교육합니다. 그러나, 통찰력 영업을 하는 스타 영업사원들은 기업이 인수합병 또는 노후자산 교체와 같은 변화 필요성이 높은 고객과 민첩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고객을 선호합니다. 고객의 발표 요청이 있을 때 일반 영업 사원은 좋은 징조로 받아들이지만, 스타 영업 사원은 제조 기업에 응찰 기회를 주는 정도로 인식합니다. 그들은 발표를 고객이 생각하지 못한 것과 논란의 여지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기회로 활용합니다. 이것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자사 제품의 특징이 얼마나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지를 강조합니다.
고객의 발표 요청은 논란을 일으키는 기회로 활용하여
정의된 요건에 새로운 필요성을 추가
2. 모빌라이저를 타겟팅하라 (Target Mobilizers, Not Advocates)
모빌라이저는 사람들을 동원하여 의사 결정을 유도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사람들입니다. 모빌라이저는 야심가 (Go-Getter), 교사(Teacher), 회의론자 (Skeptics)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야심가형은 모호한 아이디어를 작업 계획으로 변환하는 데 익숙하고, 개념적인 대화가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화합니다. 야심가는 프로젝트 관리 능력은 뛰어나지만, 숲보다는 나무를 보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교사형은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합니다. 사람들을 가르치는 데는 익숙하지만 프로젝트 관리 능력은 부족합니다. 회의론자는 정확한 계획을 바탕으로 위험을 최소화합니다. 아이디어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하여 방해자(Blocker)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사소한 부분에 집착하여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진행을 지체시키도 합니다.
야심가형은 실행을
교사형은 공유를
회의론자는 테스트를 원한다
일반 영업사원들은 모빌라이저들을 회피하고 수다쟁이들을 선호합니다. 수다쟁이들은 프로젝트의 최근 소식을 공유하는 안내자형 (Guide),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형 (Friends), 자신의 이익과 명성을 중시하는 출세주의자형(Climbers)으로 구분합니다.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끄는 사람들은 수다쟁이가 아니라 모빌라이저입니다. 모빌라이저들이 의문을 가지고 영업사원을 다그치는 것은 좋은 징조입니다. 그들의 의문을 해결해 주면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하지 않거나 영업 사원을 몰아세우지 않는 고객은 영업 사원이 무엇인가 잘못했거나 프로젝트에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빌라이저를 확인하기 위해 스타 영업 사원들은 통찰력 있는 주제를 고객에게 던지고 반응을 살펴봅니다. 고객이 주제에 반응하여 까다로운 질문을 시작한다면 모빌라이저입니다. 그러나, 질문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사 기업과의 문제점과 연결시키지 않는다면, 그들은 수다쟁이일 뿐입니다.
모빌라이저들은 통찰력 있는 주제에 반응하고,
기업의 문제점과 연관시키려 한다
3. 고객에게 구매 방법을 가르쳐라 (Coach Customers on How to Buy)
일반 영업사원들은 기업마다 구매 프로세스가 다를 것이라 가정하고 구매하는 절차를 고객에게 의지합니다. 그러나, 스타 영업사원들은 기업들은 비슷한 구매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고객에게 구매하는 절차를 가르칩니다.
전통적인 솔루션 영업으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솔루션 영업의 종말입니다. 현재 업계의 총체적이고 전면적인 변화이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솔루션은 영업은 고객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결정하고 솔루션을 구매하는 상황에서 의미가 없습니다. 우수한 영업 사원들은 변화의 상태에 놓여 있는 고객을 찾아내고, 도발적인 통찰력으로 고객을 설득하고, 고객에게 구매 방법을 가르칠 것입니다.
내가 만약 구멍에 떨어지면 보통 50명 정도의 영업 사원이 나에게 사다리를 팔려고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 '멈춰요! 당신은 곧 구멍에 빠질 거예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한 명뿐일 것이다.
구멍에 빠진 고객에게 가격 경쟁을 통해 사다리를 파는 것도 훌륭한 영업입니다. 변화를 원하는 고객이 구멍에 빠지지 않도록 통찰력을 제시하는 것은 경쟁자가 없는 곳에서 고객에게 가치를 제안하는 영업입니다. 앞으로도 솔루션 영업은 계속되겠지만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없습니다. 고객들의 사업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제시하는 것이 높은 수익을 창출합니다.
솔루션 영업의 종말 (5/5) - 솔루션 영업의 종말 총정리
솔루션 영업의 종말 (4/5) - 고객에게 구매 프로세스를 가르쳐라
솔루션 영업의 종말 (3/5) - 모빌라이저들을 만나라
솔루션 영업의 종말 (2/5) - 기존 수요의 함정을 피하라 (영업 기회 우선순위 정하기)
솔루션 영업의 종말 (1/5) - 솔루션 영업과 통찰력 영업의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