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비 예산과 귀촌에 대한 로망과 현실.
전원주택에 살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먼저 우리는 전원주택. 하면 아주 먼 미래의 은퇴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를 하고 맙니다. 저 역시 건축비 예산을 짜는 방법도 몰랐고. 귀촌은 처음부터 무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양평과 인연을 맺은 지 3년 만에 이제는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100편에 이르는 이야기를 이제는 압축해서 한편씩 정리를 해보고 있는데요. 먼저 전원주택을 지을 때. 돈으로 인해서 겁을 먹지 않고 제대로 짓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이 이야기는 가장 궁금해하시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가격을 매기는 법은 스스로가 매의 눈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지요. 그렇지 않은 경우 전문분야에 해당하는 제품들의 경우 가격이 같은 제품이라고 해도 천차만별입니다.
결국 제대로 된 집을 짓고 살기 위해서는 좋은 자재가 들어가야 하는데. 누군가 알아서 잘해주겠지라는 생각만 가지고 시작하면 품질에 비해 비싼 가격의 집을 짓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집을 지으면 10년이 늙는다는 것은 지어지고 나서 후회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비'가 필요합니다.
요즘에 집 때문에 고민을 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결국, '싸게 지어준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싸게 지어준다는 표현은 돈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예비 건축주들에게 달콤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식으로 계약이 많이 이뤄집니다. 건축박람회를 가더라도 말이죠.
그러나 품질 대비 싼 집은 현재 우리 라이프에 맞지 않는 집입니다. 먼저 싸게만 지은 지은 집들은 '정품' 자재가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계약 당시에 제품 하나하나 품명을 정하지 않을 경우 '유사품'이 건축자재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품질이 좋은 자재를 선택하시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자재에 대한 이름들의 경우 제가 검증한 A급 자재의 제품명이 모두 있으니 꼭 참고하셔서 사용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좋은 자재를 사용할 경우 직거래 방식으로 모두 현찰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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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을 때. 가장 아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설계입니다. 왜냐하면 설계는 집을 짓는 사람들에게는 안내서이며. 건축주들에게는 가장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테일하지 못한 설계도는 결국 건축비 상승 혹은 건축주가 모르는 사이에 다른 시공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됩니다.
설계도를 그릴 때. 저희는 계약기간을 1년으로 했습니다. 1년 동안 건축사님의 수고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지금의 집에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3개월 안에 뚝딱 마치고 바로 시공에 들어가는 부분을 우리 부부는 밤마다 토의를 통해서 1년간 검토를 하고 기초를 시공했습니다. 그 결과 집의 동선에서 꼬이거나 불편함 없이 살 수 있었고. 건축 시에도 복잡하지 않은 설계로 인해서 건축비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에서는 무엇보다 디자인적인 면과 함께 기능적인 면이 확실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구성이 있어서 오랫동안 사용하더라도 집 자체의 품질 저하가 최소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집이 몇 년 쓰지 않아 여기저기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몰라도 가면 갈수록 집을 유지하는 비용이 수백만 ~ 수천만 원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전원주택을 싸게 짓는 것은 결국 디테일한 설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예쁜 집만 추구하여 복잡한 구조로 집을 지을 경우 하자가 발생할 우려는 당연히 올라갑니다. 100% 숙련공이 모두 투입되면 좋겠지만. 난해한 설계도를 통해서 집을 짓게 되면 그만큼 시공에서 실수할 확률도 올라갑니다. 복잡한 선의 설계는 시공에서 견적만 상승할 뿐. 튼튼한 집을 보장받기 힘듭니다.
최근에는 많이 사라졌지만. '허가 빵'이라는 집들의 설계는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살면서 불편한 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아파트에 길들여진 우리기 때문에 괜찮다 생각하실 수 있지만. 막상 살아보면. 빨리 이사 가고 싶은 집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설계비용은 생각보다 크지 않으며. 그 비용은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므로 꼭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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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는 예비건축주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건축사입니다. 건축사는 설계를 담당하게 되면 기능적인 면과 디자인 면. 그리고 편의성과 자재의 내구성 등. 수십 가지 변칙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땅에 맞는 집을 짓게 됩니다. 어떤 땅에든 어울리는 집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모양의 집이 좌르륵 올라가는 것보다는 그 땅의 모양과 토질. 형태. 태양의 방향 등을 고려하여 나만의 집을 만들어야 그 전원주택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건축주는 집을 처음 지어보지만. 건축사의 경우 수십 채, 수백 채의 그림을 그려가며. 현실화시키는 베테랑입니다. 약간의 비용이 건축비에 추가되겠지만. 그 집이 제대로 올라갈 수 있는 설계도면을 완벽히 소화낼 수 있도록 현장에서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건축주는 설계도면이 나의 삶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계속해서 되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집이 완전히 내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집터를 파기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저희처럼 시간을 길게 잡고 추진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평소 생각하는 아파트적인 생각을 버리고. 설게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집은 한번 부수고 다시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건축사는 최선을 다해서 설계도면 수정에 충실해야 합니다. 이것은 귀찮고 아니 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정 사항에 대해서는 계약 전에 충분히 협의를 해야 하며. 그 범위 안에서 최대한 멋진 작품을 탄생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대로 집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설계도면에서 변경해서는 안됩니다. 변경은 비용 상승을 의미하며. 차후 발생할 수 있는 하자에 대해서도 검토되지 않은 상태로 즉흥적으로 시공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남는 것은 건축주의 후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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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건축주가 그만큼 자재를 잘 알아야 합니다. 처음 보는 자재들이기 때문에 머리가 아파올 수 있겠지만. 자재를 알면 알 수록 가성비가 좋은 제품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조건 수입이라고 해서 좋은 것 아니며. 국산이라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피해야 할 것은 제품 성능이 보장되지 않은 유사품들입니다. 성능이 검증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예산투자가 되어야 하며. 내가 투자한 비용이 제대로 그곳에 투입되고 있는지 꼭 살펴보아야 합니다. 집을 짓기 위한 여러 가지 고민이 있을 수 있지만. 정품 자재를 정량으로 제대로 시공하는가의 문제는 중요합니다.
집이 지어질 때. 자신의 집에 들어간 자재를 아예 모를 경우에는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약속한 대로 올바로 자재를 투입했는지 아닌지를 눈으로 보고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공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모두 나쁜 마음을 먹는 것은 아니지만.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것을 상호 간에 발견하여 수정을 하는 것이 훨씬 서로에게 좋기 때문에 자재에 대한 이해는 필요합니다.
결국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직영공사를 통해서 '하청관계'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렇게만 줄이는 비용만 3000만 원 ~ 7000만 원 이상에 이릅니다. 정말 좋은 자재로 집을 짓고 싶지만. 어떤 자재가 좋은 것인지 아예 모른다면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천만 원의 돈이 줄줄 새고 있어도 건축주는 알 길이 없습니다. 자재를 아는 것만으로도 수천만 원을 버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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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사계절을 겪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전원주택 난방비가 생각보다 너무 적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기름보일러를 쓰게 되면. 한 달 난방비가 100만 원이라고 겁을 주는 분들이 많아서 긴장했지만. 많이 나오면 14만 원, 적게 나오면 10만 원. 그리고 실내온도는 햇빛만으로 한낮에 23도까지 올라간다는 사실입니다. 밖이 영하 10도인 상황에서 말이죠.
최근에 독일의 패시브하우스에 걸맞은 자재를 사용할 경우 집안의 열이 거의 빼앗기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파트처럼 수십만 원의 관리비 없이 단지 약간의 난방비만 있으면. 생활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아파트는 아쉽게도 패시브 하우스 등급의 자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가 원한다고 하더라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시범적으로 만든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적인 대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아파트보다 난방비가 덜 드는 전원주택들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집을 지을 때 좋은 자재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1억대에 집을 지을 수 있으며. 땅의 가격 역시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서 잘 찾으면 적당한 가격의 땅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집을 지으면. 2억대에 마당이 있는 집을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넓은 마당과 함께 층간소음 없는 장점을 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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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간에는 귀촌을 한 것과 하기 전의 삶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자가 삶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서울에서 너무 바쁘게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치여서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도 너무 많았습니다. 서울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곳에 목매여 살았는지 이제는 아련한 추억입니다.
저가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원의 삶을 꿈꾸기만 하면서 용기를 내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쓰고 있습니다. 현재 소유한 수도권 아파트에 비해서 더 저렴하고 쾌적한 환경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은퇴 후 행복이 아닌.
오늘 당장의 행복을 함께 누리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