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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Apr 13. 2017

귀촌을 추천하는 7가지 이유

도심 속의 삶은 진짜 나의 삶일까.

 건축 이야기를 다시 정리하면서 오늘은 귀촌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회상해볼까 합니다. 귀촌을 떠나야 하는 7가지 이유는 제가 양평에서 생활을 하며 느꼈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복잡한 도시가 싫어서 시골로 오게 된다면 돌아가게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신중해야 하고. 왜 귀촌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는 고민과 대비가 필요합니다.


저는 양평에서 살면서 젊을수록 귀촌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에너지를 도시에서는 받아주는 것 같지만. 막상 살아보면 에너지를 쓰다가 금방 방전이 되는 삶이 도시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소비 위주의 삶이 주는 편리함은 있지만. 그를 누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만 하는 것이 도시의 삶입니다. 화려해 보이지만. 살면 살 수록 늘어가는 것은 빚뿐인 것이 제겐 현실이었습니다.


1. 불편한 삶. 정말 나쁜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는 빨리빨리 문화가 기본입니다. 그리고 무언가에 대한 결과도 빨리 나오지 않으면 기다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게 모순된 것이 있습니다. 나만 빨리빨리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빠른 결과를 나에게 요구합니다. 무리인 요구 역시 나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빨리빨리를 외치는 동안 몸도 마음도 병든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귀촌을 결심하고 전국의 터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 곳이 어디인지 끊임없이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 체질은 느긋한 것을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느긋해지면 상대도 느긋해지고 상대가 느긋하면 저도 느긋하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 없이 울리는 단체 카톡 소리와 함께 모두가 함께 달려 나가는 지하철까지.. 좀 더 느리게 살고 싶었습니다.


귀촌을 하게 되면 대중교통이 도심처럼 발달하지는 않았습니다. 버스 한 대 놓쳐서 3분 ~ 5분을 기다리는 것도 아까워 달려가 버스를 잡는 것이 도시인 반면. 귀촌을 한 양평에서는 몇 시간에 한대씩 오는 버스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버스를 타려면 10분 정도 전에 버스 정거장에 서서 자연을 바라보며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보면 어느새 버스는 도착합니다. 물론 집으로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57


2. 귀촌 생활비는 얼마나 들까?


귀촌을 하게 되면 생활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은 제가 느끼기로는 과장된 면이 많습니다. 이곳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고. 자신이 먹고 싶은 재료는 따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 식자재를 자급하면 좋겠지만. 소고기, 돼지고기까지 키워서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장날이 아닌 경우에는 일반 마트는 수도권에 비해서 비싼 편입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비싼 물가에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했을 때. 돈이 없는 상태에서 귀촌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귀촌을 하게 되면 그런 생활비가 줄어드는 것보다 '낭비가 줄어든다'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이곳에서는 견물생심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쇼핑을 즐길 곳도 서울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며. 사고 싶은 것을 딱히 찾아다니지 않는다면 쇼핑 욕심이 들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낭비가 되는 만큼에 대한 비용을 줄이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이웃


귀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웃입니다. 귀촌을 결심하게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면의 울림으로 시작되지만. 결국 어딜 가든 부딪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과 이웃해서 살아야 하는 귀촌은 어디까지나 현실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웃 간의 관계를 너무 빠르게 친해지지 말고. 천천히 친해지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처음에 빨리 다가 가기 위해서 경계 없이 지내다가 하나둘씩 경계 수위를 높여나가게 되면 그것만큼 섭섭한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쌓기 시작하는 장벽은 베를린의 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웃관계가 잘못해서 틀어지게 되면. 그 관계에서 한 사람이 나갈 때까지 관계는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귀촌을 떠났다가 도시로 되돌아가게 되는 경우에서 이웃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문제이며. 접근 역시 신중해야 합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차후 큰 실망을 안겨줄 수 있는 씨앗이 됩니다. 이것은 귀촌을 먼저 경험해주신 분들이 꼭 다른 분들께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씀해주십니다.


현실적인 수입.


시골살이를 하게 되면. 비용은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소득입니다. 시골에 와서 일을 해보게 되면 귀농에 전재산을 투자하셨다가 실패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시골에서는 돈이 없어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으로 접근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수입은 필요합니다. 저는 귀촌은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를 먼저 추천해드리고. 이곳에서 어느 정도 연고가 쌓인 후에 직장을 변경하거나 이직 혹은 전업을 변경하시는 것도 추천해드립니다. 도시와 업무 스타일도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서둘러서 준비를 하게 될 경우 역시 후회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65



3. 박스 2개로 시작한 신혼살림.


귀촌, 단순한 삶을 향하여를 통해서 저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내와 제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박스 2개면 충분하다는 사실입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신혼살림을 장만합니다. 적게는 수십, 수백만 원을 쓰기도 하며. 많게는 혼수 장만에 수천만 원을 쏟아붓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거품임을 깨닫게 됩니다.


물건은 사면 살 수록 더 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없을 때는 꼭 갖고 싶지만. 막상 있으면 그게 왜 있어야 하는지 자리만 차지하게 됩니다. 버릴 수도 없고. 또 팔아야 하는데 번거로운 일이 많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이미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딱히 살 것도 말이죠.


부모님께서 말씀하셨단 방 한 칸에서 시작하는 신혼살림은 30년 ~ 40년 전에는 모두가 당연하게 가졌던 살림살이였을 것입니다. 저희는 서울에서 지내다가 양평으로 올 때. 이렇게 단출한 삶을 추구하며 오게 되었습니다. 집을 짓기까지 이곳에 살아야 했으며. 아내와 저는 생소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군대에서도 이렇게 단출하게 살았던 것 같은데. 왜 사회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쇼핑 중독에 빠지는 것일까요?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일을 해야만 하고. 또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쇼핑에 빠지게 됩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69



4. 인생 3 모작을 위한 빠른 은퇴.


 저는 빠른 은퇴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60세에 은퇴를 하는 시대는 이제 종말 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40대에 은퇴를 하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대비를 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생 3 모작을 따라가야만 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와 아내는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을 정리하고. 30세에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모두가 미쳤다고 했고 금수저가 아니냐고 반문을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질 것이란 막연한 희망을 갖기엔 40대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이 부족한 시간을 메꾸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멈추고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느리게 흐리는 곳으로 가야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와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이렇게 느리게 살아가는 곳을 선택하고 나니.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미래 20년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번아웃으로 인해서 충혈된 눈으로 살아가는 도시의 삶엔 미래는 없습니다. 아파트 투자를 통해서 노후 대비를 하는 시대도 이젠 종말 했습니다. 그런 성공 사례는 신화가 되어가고 대부분은 그 선택이 아닌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만 인생 3 모작을 시작이라도 해볼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71


5. 언제까지 돈을 주고 행복을 살 것인가.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귀촌을 해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귀촌이 아니라. 행복을 돈으로 산다는 것 자체입니다. 이런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귀촌을 하고 나서도 행복을 돈으로 사려는 습성으로 인해서 피폐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계속해서 경쟁만 배워온 우리에게 행복은 승리를 뜻하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것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반에서 일등을 해도 전교 1등은 따로 있을 것이며. 전교 1등을 해도 서울 1등은 따로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엔 전국 1등은 또 따로 있겠지요. 경쟁은 해답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하는데. 그게 잘되질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배운 것이 행복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바로 인식해야만 행복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경쟁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불가능할 것 같지만. 막상 그렇게 살아보면 가능하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죠. 먼저 경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현재의 형편에서 만족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물건으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이것은 단샤리와 상관없습니다. 좀 더 들여다보면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가 남들이 보기에 어떤 것과 상관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TV가 나오지 않는 집. 끊이지 않는 가족 간의 대화가 중요합니다. TV는 우리가 가족 간에 가져야 할 시간 대부분을 빼앗습니다. 그래서 새로 짓는 집에도 TV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정규방송은 물론 케이블 방송은 볼 수 없습니다. 여가의 대부분은 가족 간의 대화입니다. 만약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독서를 하고 가족과 그 내용을 대화로 나눕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76




6. 양평의 새벽 소리.


저는 양평의 새벽 소리가 좋습니다. 아침에는 동물들 소리와 바람 소리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6시 정도 아침에 일어나서 귀를 기울여 보면 정말 판타스틱합니다. 지저귀는 새소리를 감동스러운 탄성을 자아냅니다.


내가 이 소리를 들으려고 온 것이었구나.


새벽에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으면 야외에서 해가 뜨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굳이 일출을 보려고 어디 산에 힘들게 올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매일매일이 익숙한 일출입니다. 자연의 섭리에 맞게 살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하늘의 해가 뜨고 지는 모습에 늘 감동을 받고 살아갑니다.


어쩌다가 힘든 일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밖의 하늘을 멍하니 10분만 보면. 그런 고민은 그냥 지우개로 지우듯 쓱쓱 지워지기도 합니다. 사람은 어쩌면 단순한 동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은 치열한 지하철에서 경쟁하듯 뛰어다니던 아침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77

7. 개구리와 함께 하는 귀촌.


이제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습니다. 바로 개구리 소리입니다. 저는 개구리 소리가 참 좋습니다. 물론 어느 분은 시끄럽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길어봐야 한철입니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삶이기 때문에 개구리 소리를 들으면서 그러려니 합니다. 개구리 역시 어느 정도 자연이 보존되어야 살아갈 수 있는 아이들입니다. 개구리를 볼 수 있는 곳에서는 올챙이도 볼 수 있고. 간혹 뱀 역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먹이사슬들이 모여서 사는 것을 보면 정말 자연의 사회를 배웁니다. 자연 안에서 함께 공존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청량감도 느낍니다. 이것을 어쩌다 한 번씩 느끼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느끼며 살아갑니다.


깨끗한 것을 좋아하고. 도시적 이미지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벌레 혹은 개구리는 징그러운 것들이고 숙청의 대상일 수 있지만. 그것들이 지구 상에서 사라지게 되면. 인간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모두가 필요한 존재들이며. 나름 존재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https://brunch.co.kr/@lklab2013/83


귀촌을 하면 자연히 알게 되는 것들.


귀촌을 하고 나서 배우는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스트레스를 자연히 받게 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연을 뛰어다니는 고라니. 아침의 새소리. 그리고 저녁의 개구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유 등등. 장점이 많은 삶입니다.


반대로 귀촌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해서 몇 가지를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들 역시 해결하지 못할 경우 귀촌에 적응하지 못하고 머지않아 다시 도시로 되돌아 가게 됩니다. 저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생각도 해보시고 대비를 하면서 내려오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삶은 어딜 가나 비슷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잃는가 아닌가의 차이는 큽니다. 저는 귀촌을 통해서 소중한 것을 더 많이 얻게 되었고. 제 생각의 자유로운 창작 역시 다시 시도해볼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때로는 자연을 만끽하고. 반대로 혼자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 이런 환경에서 다시 태어난듯한 삶을 살아갑니다.



포스팅 후기.


 지금까지 브런치에 글을 작성한 시간을 되돌아 보면 수백시간이 모여서 만들어졌습니다.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글을 올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으며. 집을 다 짓고 나서 글을 올리는 것 역시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진행하는 동안 끊임없이 응원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귀촌에 대한 글만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적지 않은 분량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았던 파트였나 봅니다. 귀촌을 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사람이 없는 곳에서 자연을 따라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제주도 같이 먼 곳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꼭 한번 해보시면 위의 이야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생기실 것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건축 자재를 고르는 법을 요약해보겠습니다.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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