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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Aug 06. 2019

<2017년> 밥상 일기

<먹는다> 주부놀이, 이 정도는 기본이죠 (2013 여름~2015 여름)

<2015년 가을과 겨울> 밥상 일기

추석 밥상과 여자들

<2015년 여름> 밥상 일기

<2016년 1~6월> 밥상 일기

<2016년 7~12월> 밥상 일기


꾸준히 하긴 합니다. 예전만 못해도. 이것은 결국 아이들에게 엄마의 존재를 입증하는 기록용. 직딩맘의 소소한 몸부림.

1. 신정 쇠는 여동생이 작심하고 음식을 배로 준비해 친정 모임. 레몬즙 드레싱 퀴노아 샐러드는 상콤했고. 전은 달인의 경지. 엄마 맛보다 못하다고 겸손을 떨었지만 갈비찜도 살살 녹는맛. 아침은 늦잠 자고 20분 만에 떡국 끓였는데 김 넣기 전에 찍었어야.


2. 토욜 오전 운동 다녀와서 15분 만에 차린 점심. 있는 반찬에 쏘야. 평소 소금후추 간만 하는 편인데 집의 두 남자는 확실히 케첩을 좋아해서 간만 팍팍 썼다. 새해에도 역시 안주풍 밥상이 이어질까. 각 한 점 남은 깻잎전과 호박전도 그냥 팬에 올렸다.


3. 메인은 감자. 납작하게 썰어 살짝 익힌 뒤 견과류 다진 것, 허브, 소금과 통후추 갈아 올리브유와 버터에 굴려주고 오븐에 구웠다. 얼려둔 동그랑땡을 녹여 파스타. 양파 다진것 볶다가 쓸데 없던 와인 남은걸 보글보글 하다가 동그랑땡 넣고 나중에 소스


4. 요거트 먹을 때 곁들이려고 큰맘(?) 먹고 사 본 메이플 시럽. 시럽 떨어지기 전에 핫케잌 해달라고 노래를 부르던 딸은 엄마가 시큰둥하자 직접 가루를 사왔다. 반응은 넘나 좋았으나 딸과 아들 모두 두쪽 먹더니 더이상 못 먹겠다고. 시럽 맛으로 먹는듯


5. 오후에 학원 가는 딸에게 인스턴트 굴짬뽕 만으로는 아쉽고. 궁리 끝에 견과류를 볶았다. 줄지 않던 견과류를 다져 감자구이에 썼는데 괜찮길래 응용. 소금 더해 견과류 볶아 밥에 토핑으로 올리려다 그냥 귀찮아서 찬밥도 같이 볶았다. 나름 괜찮다고 자평.


6. 평범한 계란 한 판 11,900원. 동네 가게 갔다가 1500원 할인하는 느타리버섯 한 팩에 우유 한 통, 계란만 샀다. 나머지는 냉동실 먹거리로 버텨야지. 거의 두 배로 뛴 계란을 사고보니 다 산 기분. 부자 인증 같다.

일인당 계란부침을 두 개나 내놓은 일요일 부자 아침. 냉동실 베이컨은 넘나 오래된 날짜에 놀랐지만 사서 바로 얼린 덕분인지 맛은 티나지 않았다. 1+1 싸다고 사서 얼리는 짓은 그만해야지..


7. 냉장고 시들 야채 호박과 가지, 각각 소금후추 파마늘에. 얼려둔 돼지 뒷다리 불고기 양념에 재웠다가 볶았다. 계란과 양념장까지 준비. 옆지기 바쁘니 덩달아 바쁘다. 아들이 갓 지은 밥만 푸면 먹을 수 있게 차려놓고 딸 데리러. 그담엔 아들도 실어날라야


8. 주1회 오시는 아주머니가 가자미 조림을 해두셨다. 사실 구이를 기대했는데 설명 없이 재료만 내놓고 갔더니..더 큰 문제는 방학이라 최소 두 끼 반찬이 필요한데 역시 설명 부족ㅠ 부득이 한 밤에 돼지고기 녹이고 감자 껍질 까고..다행히 하이라이스는 쉽다


9.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날. 방학이라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날. 부산 떨고 나가는 것은 애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직딩맘의 자기만족, 부심을 위한. 정성은 줄어 예전 같으면 당근을 다져 볶아 넣거나 신경 썼겠지만. 먹다남은 멸치 해치우는 정도에 만족


10. 엘에이갈비를 자주 해먹던건 십여 년 전 미국 연수 시절. 간만 고기를 선물 받아 옛 기억을 떠올리며 양념장을 만들었다. 그래봐야 파마늘간장설탕참기름후추매실청. 넉넉히 준비해 남으면 다음날 먹으려 했지만 끝내 다 해치웠다. 주말마저 다욧은 꿈 같은일


11. 어젯밤 서점 마실 다녀오다 빵집에 들렸더니 30% 세일. 식빵 대신 치아바타 집어들었고. 곱게 가른 뒤 마요네즈와 겨자를 척척 발라 햄 얇게 썰어 여러장 겹쳐 깔고 치즈와 상추까지. 문제는 빵이 넘 통통. 그래도 붙잡고 먹으면 얇아져서 고소하게 냠냠


12. 시엄니 명절상은 그나마 가짓수가 쫌 줄어 저 정도. 전도 한 소쿠리만 부쳤다. 깻잎은 다 부치고 난 뒤에 깜빡한걸 알고. 이번엔 사촌동서가 해온 별미가 인기. 벨기에 배추인 엔다이브에 크림치즈 자몽, 아몬드와 크랜베리. 레몬즙소금올리브유. 하나 배웠다


13. 처음으로 친정 설 모임을 우리 집에서. 떡국만 하겠다고 설득. 지난번에 먹고남은  LA갈비, 겨자채만 슬쩍 준비. 파프리카 꽁다리는 브로콜리 사과와 올리브유소금으로 오븐구이. 동생이 가져온 거대한 생연어 굿. 준비 말라고 치킨도 사왔고. 엄마는 잡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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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저께 동생이 연어 사간다고 톡 해준 덕분에 생각났어요. 엄마 아빠 한 상 차리느라 고생하는거 싫어서 저희 집에서 하기로 한 걸 사실 깜빡ㅠ 동생네 아이들이 울집 냥이 보고싶어하는 핑계에 더해 초간단으로 주문해서 먹자고 했는데


정말 초간단으로.. 마침 시댁에서 준비한 닭냉채를 닭 대신 돼지고기 채썰어 양념, 양파와 볶아 카피. 지단도 없이 어젯밤 영화 보고 들어와서 파프리카만 썰어 두었고. 갈비 양념만 재워뒀죠. 시엄니 하시는대로 멸치다시마 육수 진하게 낸 뒤, 오후에 양지 쇠고기 넣어 다시 끓여 떡국 준비. 나름 간단하게..  
사실 메뉴 구성이 일이라, 시엄니 밥상에서 젤 쉬운거 그대로 한거라 정말 쉽게..

생연어는 동생이 5만원에 ㅋㅅㅌㅋ에서 구입, 큰 접시로 두 개 반. 상태 꽤 훌륭해서 다들 만족.

자꾸 옆지기가 본인이 전 다 부친 것 처럼 말하는데..  시아버님, 아들과 거실에 있는데.. 아들을 큰소리로 불러 일 시키기 시작하니, 눈치 빠르게도 재빨리 전 부치는 주역 자리를 꿰차더군요ㅎㅎ 뭐 이젠 일 쫌 합니다. 꾸준히 신호를 주는 정도는 해야죠.

아.. 저 외며느리입니다ㅋ


(후일담 추가. 시집에선 상다리 휘게 차리고 친정 식구들에겐 빈약하게 차렸다고, 트윗에서 며느리들 분노를 산다는 제보를 받았어요. 몰랐지만 일단 트윗은 지웠어요. 가뜩이나 체제순응형 인간(며느리)이란 자각에 거시기했는데. 그러나 정말 치킨 피자 시켜먹자고 작당한 저녁이었던지라 살짝 한건데.... 뭐.. 그렇게들 생각할 수도)


14. 떡국을 또 끓일 수 없어 떡볶이. 남은 떡에 물 자박 붓고 끓이면서 대파 넣고. 간장고추장설탕 양념에 얼려둔 어묵 추가. 마지막에 참기름 휘릭. 젓가락 댔던 남은 잡채를 넣어버렸더니 또 나름 괜찮다. 남은 음식으로 내일까지 버티는건 좀 재미 없지만.


15. 잔치국수나 할까, 궁리하다가.. 어젯밤에 쇠고기 양지 육수 내서 시래기 된장국 끓여놓은게 생각났다. 말린 시래기는 괜히 샀다가 삶고 씼는게 일이었지만 얼려둔게 있었고. 소면에 국을 담은 뒤 삶은계란과 다진 파, 김 정도는 국수에 대한 예의로 더했다


16. 연휴에 애들 학원 핑계로 귀성 않으려는 엄마들 기사를 봤는데. 정말 학원은 쉬지 않는다. 6시 학원 가는 아들을 위한 이른 저녁. 탄수화물 피하는 엄마라 브로콜리 버섯 사과는 오븐에, 고기는 무쇠팬에 구웠고. 혹시 부족할까 친정엄마표 약밥 내놓았다.


17. 주말마다 뭔가 해먹인다는 강박. 다욧을 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 하다가 다욧 메뉴. 양배추오이파프리카 위주로. 기름기 없는 부의의 고기 약간. 문제는 월남쌈 마는 요령이 없어서 다 벙벙하다. 파는 것처럼 촘촘하고 단단하게 싸려면 어찌해야. 무튼 그럭저럭


18. 일본 카레 구경하다가 옆 칸 크림스튜란걸 사봤다. 어젯밤 음주 요리. 얼린 돼지고기를 녹이면서 감자 버섯 양파를 다듬고. 맛보니 크림스프 사다가 건더기만 넣으면 되는거였나. 그래도 맘에 드는 맛이라 뿌듯해서 잤는데. 아침 아들 반응, 느끼하다고ㅠ


19. 호박고지와 건가지, 고사리..모든 나물이 좋았다. 엄마가 해놓으신 나물. 시댁 더부살이 시절엔 시엄니가 대보름 꼭 챙기셨고. 이젠 매주 한 번 오시는 친정엄마가 해주신다. 손주 해준 고기 남은거까지 활용해 주말 한 끼. 나중에 난 나물 해줄 수 있을까


20. 일요일마다 비빔국수 타령하는 딸에게, 이젠 좀 다른 거 먹자고. 참치 파스타를 약속했으나 냉장고 뒤지다보니 버섯 사과 피망이 더해지고. 오랜만에 했더니 양도 못 맞춰 넘 많았다. 그래도 싹싹 비우다니 아빠엄마딸 모두 다욧해야할 처지인데. 내 잘못이다ㅠ


21. 오후엔 딸 학원부근 카페놀이. 저녁 준비할 시간이 없어 해놓고 나왔다. 냉동실서 유통기한 넘긴 베이컨, 맛에 이상은 없구나. 감자 두 개 깍둑 썰고 500원에 득템한 꼬마 새송이 한 봉지 다 썼다. 베이컨 따로 볶고 그 기름에 감자버섯 따로 살짝 소금



22. 통영수제어묵을 주문, 탕도 끓여 먹고. 납작어묵은 부대찌개에도 넣고. 핫바는 썰어서 그냥 구웠을 뿐인데 탱글한 식감에 고소하다. 부산 다니면서 재발견한 어묵. 밀가루 방부제 없이 좋은 맛이다. 이번엔 통영 브랜드. 다만 연육에 국내산과 수입산 섞였더라


23. 이와중에 돌문어. 세마리 중 작은거 다리로 아들과 문어라면 점심. 남은거 삶아 숙회 한 접시 수북이 담고 양배추버섯문어볶음으로 저녁준비까지. 군침만 삼키다 고작 2000원 할인행사 때 홀랑 넘어가는 나란 인간
https://farmer.kakao.com/brand/28/product/167 
#카카오파머 #문어는진리 #문어아이큐가얼마더라미안


24. 해장이 필요했다. 요리할 기력도 없어 냉동 닭 살짝 데친 뒤 냄비에 투척. 냉장고 마지막 재료인 무와 감자, 양배추 차례로 끓였다. 지난주 문어 삶은 육수도 활용. 얼마 안남은 밥은 멸치볶음과 김자반으로 대충. 고기는 애들 주고 난 무와 국물만 먹었다


25. 엄마표 가자미 조림에 찌개, 양념장 만들어놓고 가신 봄동 무침, 냉동실에 넣어두신 시판 떡갈비, 시엄니표 김치와 멸치조림. 내가 한건 하나도 없는 밥상. 디저트는 딸기청에 탄산수 넣어 에이드. 담엔 더 진하게 http://makers.kakao.com/item/525948


26. (이건 초대받은 밥상)

안식휴가 중인 M의 점심 초대. 대체 못하는게 뭔지. 구운 브리치즈, 연어, 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 쇠고기편채가 애피타이저. 김치와 나물 각 5종셋트! 멋진 시스터들과 신났으나, 급히 혼자 사무실로 복귀ㅠ 선물 준비못해 뒤늦게 카카오파머 돌문어 배송


27. 겨울 내내 이성당 빵을 주문했다. 쌀찐빵은 냉동해놓고 잘 먹었는데, 이번엔 정말 빵! 마침 S가 한 박스 선물해주셔서 회사에서 동료들과 나눠먹고 내가 주문한건 가족들과 냠냠. 단팥빵도 좋지만 쌀야채빵 흐뭇했다 https://makers.kakao.com/item/530760


28. (역시 초대받은 밥상)

K온니 생일파티. 가족들 밥 차려주고 조금 늦게 합류해 간만 토욜 밤마실. 러블리 신혼 부부인 J는 광어와 우럭 대짜를 주문하고 신선한 야채들과 과일을 준비. 주인공은 술 입에만 대는데 나머지 우리가 샴페인, 화이트 레드 와인 차례로 비우고 맥주까지


29. 다욧이 필요한 모녀의 일요일 점심. 지난주 시엄니가 주신 상추를 못 먹어서 왕창 깔고. 토마토와 계란, 소세지. 심심해보여 크랜베리 들어간 잔멸치볶음으로 국적 불명. 드레싱 고민하다가 장조림 국물에 고급 식초를 막. 손이 크니 이조차 양이 과하다


30. 요즘 부쩍 바쁜 애들이 집밥을 안 먹으니 재료는 시들하고 냉장고에 찬밥만. 간만 토요일 간단저녁. 닭 해동시켜 무 버섯 양배추 양파 고추 모든 재료 다 해치워버렸다. 소금 후추로 담백하게. 첨에 닭 삶으며 육수 넉넉히 낸걸 따로 덜어내 찬 밥은 죽으로


31. 다욧이 필요한 부부와 딸의 일욜 저녁. 울 집에 맘놓고 더 먹어야 하는 아들이 없는 밥상이라 간단히 또 샐러드. 대저토마토와 계란을 기본으로 아삭이 고추와 포도, 소세지에 서비스로 붙은 미트볼까지. 올리브유와 발사믹으로 마무리. 딸은 토마토킬러라 만족


32. 도축 4일 된 돼지 목살. 낳은지 하루 된 계란. 장안 화제 정육각의 초신선 제품. 물론 맛있는데 평소와 다르다면 기분인지 실제인지ㅎ 애들은 불쌍하다면서 싹싹 냠냠. 난 카카오메이커스서 샀지만 직접 주문 여기 


33. 초신선 고기를 먹고나니, 냉동고 고기를 다 해치워야겠다는 생각. 근데 애비는 놀러나가고, 딸은 점심 소화 안된다고 저녁 거부. 아껴놓은 한우 등심 녹인건 모두 아들 몫. 엄마는 버섯과 파프리카 위주로 거들고. 먹다남은 김치찌개 외 다른 반찬 없이 심플


34. 지난주 시도한 토마토샐러드가 맘에 들어 또. 대저토마토 4개에 매실청2 참기름1 소금파마늘깨로 완성. 오늘은 귀찮아 다 생략하고 매실청 참기름 소금만. 오이도 어울린다. 지난주는 고메함박, 오늘은 닭맑은탕. 가지양파 다져볶고 참치 넣은 강된장도 밥도둑


35. 대파를 넉넉히 다져서 절반은 건새우와 볶다가 물기 짠 두부 넣고. 막판에 계란도 스크램블로 섞어 고슬고슬 볶아서 덮밥. 간장 한 숟가락에 소금 참기름. 나머지 절반은 가지, 다진 멸치와 볶다가 된장고추장, 물 조금 자박하게 끓이다 역시 참기름 마무리


36. 냉장고 쥐포가 안줄어 스트레스인데 지방 다녀온 옆지기가 쥐포를 또ㅠ 문득 '말랑말랑 쥐포조림'을 맹렬하게 검색. 뜨거운 물에 휘릭 씻어 자른뒤 기름 안두른 프라이팬에 볶고. 고추장 올리고당 매실청 등 끓이다 합쳐 짧게 조리면서 참기름 마무리. 야밤요리 (날 밝으면 선거날. 새벽 1시 요리는 내겐 마인드풀니스)


37. K선배 사진에 꽂혀 차돌박이찜. 카톡 장보기로 차돌 양배추 피망 주문. 양배추는 얼마 안 썼으니 재료비 약 1.7만원. 백종원 레시피 검색해 야채 채쳐서 소금후추간. 밀가루 앞뒤로 묻혀 단단하게 돌돌. 세번 쪄냈다. 찜기를 사고싶다는 결론. 반응 흡족


38. 2박3일 출장에 따뜻한 밥 한 솥 해놓은게 그대로 냉장고 찬밥. 우유도 유통기한 지나고. 머리굴려 얼려둔 소세지 녹이고. 마늘 양파 소금 넣어 버터에 차례로 볶다가 소세지 찬밥 넣고 우유 붓고. 냉동실 오래된 치즈에 허브. 리조또 흉내에 애들은 좋단다


39. 어제 무한도전에서 묵은지김치찜이 기막힌 시청각 효과 과시. 라면도 나와 하마터면 바로 끓일뻔 하다가 자제. 대신 오늘 저녁 메뉴 결정. 수육용 삼겹살을 두툼하게 썰어 시엄니 묵은지배추 사이에 끼워오래 끓였다. 계란장조림도 했고, 잡채는 동네 반찬가게표


40. 간만 주특기인 닭구이. 냉동 다리살을 구매해 냉동고에 너무 오래 보관ㅠ 소금후추허브를 기본으로 매실청. 미니오븐 윗칸에 닭 구우며 아랫칸에 감자도 굽고. 지난주 사서 시들거리는 오이도 처리. 그런데 절반쯤 먹던 옆지기가 라면 끓여줄까 물었고 애들 환호


41. 30% 할인해 4인 가족이 1.4만원에 부채살 스테이크. 바질페스토 파스타까지..

욕구불만. 이런 먹방 트윗도 못하고ㅠㅠ


42. 어제 저녁 먹다가 아들 전화에 병원 응급실. 골기퍼로 축구공 막다가 손목이 꺽인 모양. 다른 응급환자로 급하게 수술실 갔다는 정형외과쌤 기다리는게 그리 길어질지 몰랐는데 결국 4시간 걸렸고 집에 오니 새벽 2시. 금이 갔고 골절 의심스럽다고.
오른손잡이가 당분간 불편. 젓가락 대신 포크로 먹는 메뉴를 구상해 저녁은 목살 듬뿍 넣은 떡볶이. 라면사리도 넣어달래기에 바로 투입


이직 후.. 일요일 출근으로 요리할 시간도 더 줄었고. 아이들이 집에서 밥 먹는 시간도 줄었고...


43. 집에 장 봐둔 먹거리가 없어, 냉동실 오래된 새우를 드디어 녹여서 새우볶음과 밥. 새우볶음밥이라 하기엔 새우 과다. 학원 가는 딸의 이른 저녁. 아들은 따로 밥 사줘야 하는 토요일


44. 며칠전 고깃집의 150g 4.5만원 한우를 생각하면서 330g 11,400원 수입쇠고기로 딸 이른 저녁 밥상을 차렸다. 현미밥에 찌개도 새로 했다. 딸을 곧 학원에 데려다주고. 인근에서 아들을 데리고 오면 똑같이 한 번 더 차리면 된다. 쉬는 날이다.


45. 낮에 부대찌개 라면에 실망, 제대로 끓여주겠노라 큰소리. 찌끄러기 김치에 무와 양배추, 쇠고기에 햄, 파 듬뿍. 냉동 삼겹살 구이는 생표고와 양배추를 따로 볶아 넣었더니 풍미가 좋아졌다고 믿는다. 집에 야채라곤 토마토와 양배추 뿐.

(이틀 휴가 뒤의 주말. 간만 엄마놀이. 그런데 북한이 수소폭탄을 실험했다. 맘이 무겁다)


46. 18시간 비행 끝에 밤에 돌아온 엄마 피곤하다고 외식하자 했는데.. 잠시 나갔다가 호주 스테이크 고기를 1200g 4만원에 챙겼다. 밖에서 1인분 가격에 4인 가족 실컷 먹는다고 뿌듯한걸 어찌할까. 간만 가정식 칼질. 마무리는 넘나 먹고싶었던 라면..옆지기가 저녁 굶자고 한다.


=>  트윗을 공적 계정에  1 노출시키는 바람에 트위터를 접었습니다.   잘못입니다. 평소 계정 관리  않다가 출장 가서 한게, 돌아오자마자 실수로 이어졌습니다. 그저 송구합니다.... 뼈아픈 실수였고. 여기에 반성과 사과를 남겨놓습니다..


47. 추석, 이번엔 기여도 낮았다. 사촌 동서네도 여행가버려 음식 줄이겠다던 시엄니. 한 시간 쌀뜨물에 담궜가가 쪘다가 살짝 구운 보리굴비를 메인으로 꽃게찌개까지. 친정 저녁엔 오랜만에 외할머니와 큰 이모. 사촌 에릭까지


48. 내가 했지만 뿌듯한 야매 토마토 리조또. 찬밥과 토마토 처치용. 토마토 잘게 썰어 올리브유에 볶다가 햄도 같이 투척. 물 붓고 끓이다가 찬밥 넣고 익히기. 파마늘 넣었고 냉동실 구석 그라나빠다노 치즈로 마무리. 고기버섯 구워 치즈도 얹고. 조리시간 총 15분! #트윗없는삶이란 #요리하는여자 #그릇보니맘아파


49. 껍질 벗기고 기름 떼어낸 토종닭을 마늘 황기 등 삼계재료 더해 푹 고으다.. 그냥 밥에 국물 부어 죽으로 끓이기 시작. 닭다리 살만 미리 발라 잘게 찢은 뒤 죽에 넣었다. 내일 국물 좀 더 넣어 잘 데운뒤 이날을 위해 준비한 스테인레스 죽통에 담아줘야지. 해줄게 고작 이 것 밖에. #사랑한다 #잘될거야


50. 주말엔 간헐적 단식을 해야만 할 것 같았지만. 운동 간다는 옆지기를 빈속으로 보낼 정도는 아닌지라. 고기와 야채만 조금 먹었다. 늦은 점심 달려온 애들에겐 파스타 면을 삶아 볶음국수 비슷한 버전으로. 이런게 나의 일상. #쉬는날 #주말밥상 #어쩌다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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