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책을 리뷰하기는 어렵습니다ㅎㅎ 그러나 프롤로그 정도는 제 브런치에 올려도 되지 않을까요. 연말결산 <남은건 책 밖에 없다> 하는데, 정작 제 책 브런치 글 하나 남겨놓지 않다니. 소감도 정리 못하고 넘어갔군요. 부득이 프롤로그, 그리고 지인들의 리뷰 좀 올려놓습니다.
“네? 제가 거길 왜 가요?”
“가슴뛰는 일을 해야하지 않겠어? 이전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직접 소통, 해보고 싶지 않아?”
2017년 5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만나자고 했을 때, 솔직히 혹시나 하는 마음보다 호기심이 더 컸다. 적당히 거절하고 돌아올 참 이었다. ‘가슴 뛰는 일’이라니. 그해 초 나는 직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월급도 오르고, 2년 뒤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이라는 것도난생처음구경하게됐다.속된말로이제꽃길이열리나싶 은 상황이었다. 기자를 그만두고 기업으로 옮긴 지 9년째, 직장인 으로서 권한과 책임이 늘어난 것도 나에게는 충분히 ‘가슴 뛰는 일’이었다.
역사상 유래 없이 치러진 5월 ‘장미’ 대선으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없이 바로 출범한 문 재인 정부의 행보는 날마다 신선했다. 대통령비서실의 임종석 비 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인사마다 파격이고 감동이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펑펑 우는 가족 을꼭안아주는문재인대통령을보면서우리도드디어국민과공 감하는 지도자를 만났다는 감동이 밀려왔다. 이 정부의 성공을 위 해 뭐라도 도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거짓말 처럼 마음이 흔들렸다.
“지미, 나 청와대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마냐, 카카오에서도 할 일이 많아요. 우리 함께해야죠. 아니, 저 랑 ‘달님’을 비교하면 안 되죠. 그럴 일은 아니잖아요.”
카카오는 서로를 직급 대신 영어 이름 혹은 닉네임으로 부른다. 나는 마냐,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미다.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문 대통령을 ‘달님’이라 불렀다. 지미는 고맙게도 가지 말라며 나를 붙잡았다. 지미와 대화하면서 내가 이미 가진 게 많다는 사실, 그만 큼 놓아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했다. 지미에게는 고 맙고미안했지만,내안에‘가슴뛰는일’을하고싶다는열망이싹 을틔우자아무말도입력이되지않았다.이미눈에콩깍지가씌 인 사람에게 어떤 설득이 통하겠는가. 그나저나 인생 중대사를 이 렇게 홀라당 결정해도 되는 걸까.
14년 기자생활을 거쳐 다음에 입사한 이후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높아졌다. 다음은 미디어라는 사실을 거부한 적이 없 는 회사다. 다만 뉴스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유통하는 뉴미디어 서 비스를 하고 있으니 새로운 룰이 필요했다. 다음은 뉴스 서비스인 미디어다음 외에 아고라를 비롯한 뉴스형 서비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당시 언론사들은 ‘닷컴’ 시대를 본격화했으나 혁신은 보 이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문닫는 언론사가 줄을 이었다. 기존 모델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면 우리도 뭔가 새로운게 필요한건 분명했다. 다음에는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많았다.
포털의 미디어 여부도 논쟁이 뜨거웠지만 ‘뭣이 중헌디.’ 세계적 인 미디어 학자 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는 메시지”라고 했다. 글 이든 이미지든 소리든, 동굴벽화 이후 우리는 신문, 라디오, TV를 거쳐 디지털로 진화했다. 한때 케이블TV나 IPTV를 뉴미디어로 분류했지만 이후 소셜미디어, 유튜브, 인공지능 스피커, AR, VR까 지 나왔다. 멀티미디어, 온디맨드미디어 같은 개념도 어느새 낡아 버렸다.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구분은 수명이 길지 않다. 아날로 그와 디지털로 구분한다면 어떨까? 그런데 현재 디지털 서비스를 하지 않는 신문, 라디오, 방송이 있던가? 언제나 개념을 ‘정의’하는 게 가장 어렵다. 그렇다면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에게 미디어란?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기반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을 하겠다니, 과거와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
소통이라는 그 어려운 도전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내가 해봐 서 아는데’라고 부끄럽게 붙여보자면, 소통은 진짜 힘들다. 아마 수 많은 홍보 담당자들, 공보 책임자들, 대변인들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마땅히 널리 알려야 할 스토리가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확산되게 하기 위한 고민이 적지않다.예전에는기사만쓰면됐는데,이제별걸다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내가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바로 그런 고민을 하는 분들과 정보를 나누기 위해서다. 청와대라고 별 수 없다. 오히려 소통에 핸디 캡이 있는 조직이다. 검색이 아니라 공유의 시대인데 청와대 콘텐 츠를 공유하면 너무 친親정부 사람처럼 보여서 꺼려진다는 얘기를 적잖게 들었다.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군분투했다. 1961년 청원법 제정 후 한번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살려낸 것도 소통의 일환이었다. 국민의 뜻을 모아서 국민 의 힘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을 시도했다. 때로 “청원이 있 었기에 가능했다”는 한마디에 뭉클했다. 청와대 소통 과정의 고민, 실수와 성과를 솔직하게 공유하기 위해 글을 쓰면서 국민청원에 대해 각별하게 다룰 수밖에 없었다. 기자 출신으로서 포털에서 뉴 미디어의 진화 과정을 가깝게 목격하면서 얻은 경험과 생각도 기 록해두고자 한다. 정보를 투명하게 나누는 것이 또다른 도전을 이 끌어내고 더 나은 성과를 만드는 출발점이라는 것을 믿는다.
2019년 초 나는 언론계 현직 선배들의 ‘지속가능한 저널리즘 포럼’에 발표자로 다녀온 인연으로 매달 포럼 공부모임에 참여해 귀 동냥할 수 있었다. 30년 안팎의 경력을 가진 언론인 선배들이 쏟아 내는 ‘지속가능한 미디어’에 대한 고민은 절박했다. 각계의 전문 가를초대해의견을듣고다들구체적전략을모색하기위해치열 하게 토론했다. 2016년에는 ‘뉴미디어’ 독서클럽을 이끌면서 새로 운 미디어를 꿈꾸는 2030 세대와 토론을 이어갔다. 격변기에는 어 디에 서 있든 각자 생각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미디어에 대해 고 민많은이들과지속적으로생각을나누고싶고그래야한다는확 신이 커졌다. 현직 기자라면 어떤 도전을 이어가야 할지 궁금할 테고, 기자가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콘텐츠와 플랫폼 실험을 하면서 미디어의 정체성 탐구에 분주한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 다 기존 언론,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위기 상황은 곧 새로운 미디어로 진화할 기회이기도 하다. 홍보 말고 소통을 해 볼수있고또 해야만 한다. 나는 이 책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미디어에 관심 있는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재료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욕심이 창대할 수 있으나 어쩔 수 없다.이길의 끝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가 직접 만들어가야 한다.
같은 기자로 만나 시도 때도 없이 미디어와 저널리즘, 소통에 대 한 고민을 나는 남편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취미와 취향은 많이 다르지만 관심사와 고민의 방향이 비슷한 덕분에 함께 떠들어온 시간들이 이 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현장을 떠난 전직 기자지만 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서 또다른 현장을 지키는 언 론인인 남편과 허심탄회한 토론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게 행운이었다고 믿는다.
출간 당시 인터뷰..
고마운 지인들 리뷰
기념할 신문 광고!
이하, 브런치 기록들임다. 감사해요!
이런 행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