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UX Writing Lab Sep 09. 2021

좋아 보이는 UX Writing의 비결 4

4. 독자 중심의 글

1. 독자 중심의 글이란 


미국 정부의 Plain Language Guidelines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은 독자를 위한 글쓰기이다. 


쉬운 글, 간결한 글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먼저 "사용자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을 알라"고 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알기 위해서 다음의 질문에 답하라고 말한다. 


사용자는 누구인가? 

사이트에, 앱에 오는 목적이 무엇인가? 

사용자는 이메일로, 고객 센터에 어떤 질문을 하는가? 

사람들은 사이트에서, 앱에서 무엇을 찾는가? 

어디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가? 

어떤 문구를 검색하는가? 

 

"콘텐트 UX 디자인"의 재니스 래디쉬는 "좋은 글은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주고", "사람들이 쥐고 나가게 한다"고 말한다.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핵심 고객 목록을 만들고

고객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고객들의 주요 특징을 알아내고 

고객의 의문점, 과제, 이야기를 수집하고, 

페르소나를 만들어 콘텐츠를 만들 때 이 정보를 활용하라


고 전한다. 


"스타일과 목적을 살리는 웹 글쓰기"에서는 "아는 사람에게 글 쓰듯이" 쓰라고 추천한다. 독자를 인터뷰할 수 있을 때에는 요구를 확인하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음과 같이 추측하라고 알려준다. 


사람들의 공통 속성이나 인적 사항, 교육 수준, 지리적 범위,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하고 

이 내용이 왜 중요한지, 여기에서 무엇을 얻기를 바라는지를 포스트잇에 하나씩 적어둔다

그 종이가 그룹이 되면 하나씩 큰 주제로 분류한다

대상 독자의 역할과 직업을 분류한다

각 직업군의 대표 인물을 설정해서 글을 쓸 때 이들을 떠올리며 글을 쓰라



"마이크로카피"에서 킨너렛 이프라는 고객과의 실제 대화처럼 글을 쓸 때 서비스는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고객 경험이 더 좋아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용자에게 적합한 보이스와 톤을 규정하기 위해 고객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타깃의 니즈와 문제, 꿈과 희망, 거부감과 우려사항, 선호도, 브랜드와 사용자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라고 전한다. 


아울러 뛰어난 대화체 문장을 쓰는 팁으로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단어를 사용하라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써라

형식대신 대화하듯이 쓰라


고 말한다. 



구글Conversation Design Guidelines의 "Gather Requirements"에서는 대화 디자인을 할 때 


사용자의 퍼소나를 만들어 어떤 사용자인지를 밝히고 

User Journey Map을 그려 이들의 콘텍스트, 목표를 상상한다. 

이 지도에서 분기가 되는 순간을 잡아 사용자의 여정이 매끄럽게 이어지려면 어떤 경험을, 어떻게 전달할 지를 고민하라


고 제안한다. 



독자 중심적인 글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적인 내용과 언어이지만 글의 포맷도 중요하다. 닐슨 노먼 그룹은 이해가 잘 되는 글을 쓰기 위해 "역피라미드 형태"로 쓰라고 한다. 


그림 출처. 닐슨 노먼 그룹. 꼭지점이 아래로 향하는 글쓰기 스타일. 광범위한 사실로 시작해서 디테일한 내용으로 흘러간다.



가장 중요한 내용을 상단에 써서 사용자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내려갈수록 주제를 뒷받침하는 세부 내용을 제시하는 역피라미드 글은 독자들이 페이지에 들어온 목적을 쉽고 빠르게 달성시킨다. 


그러면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떻게 독자 중심적인 글을 자세히 알아보자. 





2. 독자 중심적인 글의 사례 분석 



1) 뉴닉 뉴스레터


거대한 뉴스레터의 산 속에서 대부분의 뉴스레터가 바로 휴지통으로 직행하지만 뉴닉은 되도록 챙겨읽으려고 노력한다. 시사 뉴스를 쉽게 알려주기 때문에 뇌의 부담없이도 시사를 깊이 알 수 있어 좋다. 


몇 주 전 읽은  뉴닉의 기사를 보자. 


유럽의 몇 국가가 아프가니스탄의 망명자에 대해 특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기사의 전문은 아프가니스탄 난민 위기: 추방 멈추는 걸 멈추게 해줘를 참고하자. 


참고)

- 원문의 제목은 "아프가니스탄 난민 위기"로 변경되었다. 이 글에서는 뉴스레터에서 받았던 첫 제목을 사용하고 있다.

- 원문은 더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으나 이 글에서는 세 단락까지 다루고 있다. 


이미지 출처. 뉴닉 뉴스레터


기사를 간략하게 요약해 보면:


6개 EU 국가가

망명이 거부된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EU 밖으로 나가게 할 것을 허락해 달라고 

EU에 편지를 보냈다



편의를 돕기 위해 기사를 요약했지만 이제부터 전혀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처음 이 글을 만난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읽어보자. 


상단의 큰 제목, 텍스트로 내용을 유추해본다. 


이미지 출처. 뉴닉 뉴스레터


이 기사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위험에 처한 이야기로구나. 글의 주제를 쉽게 파악했다.  


제목은 "추방 멈추는 걸 멈추게 해달라"이다. 난민 유입을 찬성하는 목소리,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 기사의 관련자들은 난민이 들어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금 더 기사를 펼쳐보자. 


이미지 출처. 뉴닉 뉴스레터



편지 받는 사람, 보내는 사람, 편지 제목이 불릿 기호 목록으로 보인다. 편지와 관련된 글이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유럽의 6개 국가, 받는 사람은 유럽 연합, 내용은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내보내게 허락해 달라는 것이다. 


누가, 무엇을, 어디에서, 어떻게 했는지를 이 6줄을 보고 파악할 수 있다. 


이제 큰 내용은 파악했다. 이런 일이 있다는 것으로 충분한 사람은 다른 일을 보러 가면 될테고, 언제, 왜, 어떻게까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은 본문을 읽으면 된다.  


이 주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궁금증이 떠오른다. 


왜 난민을 내보내고 싶어할까? 

아프가니스탄 난민은 어디로 가야 하나? 

EU의 반응은 어떤가? 

국제 사회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에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을까? 

이에 대한 주변국, 국제 사회의 의견은?

기타 등등


이러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본문은 어떻게, 어디까지 보여주고 있을까. 기사의 흐름을 보기 위해 큰 제목과 진한 글씨만 뽑아서 글의 구조를 그렸다. (구조를 더 정확히 알 수 있도록 글자 크기, 진하기, 기호, 비율 등을 원문과 비슷하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큰 제목: 추방 멈추는 걸 멈추게 해줘

작은 제목 1: 쫓아내게 해달라니.. 이게 무슨 말이야? 

작은 제목 2: 근데 왜 돌려보내게 해달라는 거야? 

작은 제목 3: 그럼 아프간 사람들은 어디로 가? 


몇 개의 섹션으로 본문을 나눴고, 작은 제목만 훑어 봐도 글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쫓아내게 해달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왜 그런 요구를 하는지, 그러면 망명이 거부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를 다루는 글이다. 


내가 이 주제를 접했을 때 궁금했던 점과 정확히 일치하고, 논리의 흐름대로 글이 전개된다. 전체적인 상황을 알고 싶은 사람은 글을 다 읽으면 되고, 세부 주제만 보고 싶은 사람은 그 단락만 들어가서 읽으면 된다. 


이제 본문을 더 구체적으로 파헤쳐보자. 



작은 제목 1: 쫓아내게 해달라니... 이게 무슨 말이야? 

이미지 출처. 뉴닉 뉴스레터


본문 요약: EU 국가로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많이 들어온다. 이들 국가는 되도록 난민을 보호하려 한다. 왜냐하면 아프가니스탄의 정세상 자국으로 돌아가면 난민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난민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되도록 난민을 보호하는 움직임이었다고 한다. 기사 제목에서 반대의 내용을 예고했으니 이제부터는 반전이 나올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다만 단락의 제목은 난민을 내보낸다는 의미인데 본문은 난민을 되도록 내보내지 않으려는 상황이다라고 말하고 있어 제목과 본문이 불일치를 보인다. 


다음 단락으로 내려가보자. 



작은 제목 2: 근데 왜 돌려보내게 해달라는 거야?

이미지 출처. 뉴닉 뉴스레터


본문 요약: 난민을 돌려보내고 싶어하는 이유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폭증하는 상황이라 난민을 다 받으면 자국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추방을 허용하게 해달라는 이유가 잘 드러난다.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작은 제목 3: 그럼 아프간 사람들은 어디로 가?

이미지 출처. 뉴닉 뉴스레터


본문요약: 파키스탄, 이란, 터키 등이 있지만 난민을 받아 줄 상황이 녹록치 않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내용이기도 하다. 난민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무거운 여운을 남기기는 하지만 제목에서 던진 질문에 정확히 답을 주고 있다. 



이 기사에서 살펴 본 것처럼 뉴닉의 폭발적인 인기 뒤에는 톡톡 튀는 개성과 재미 외에도 이렇게 탄탄한 글쓰기 실력이 자리잡고 있다. 콘텐츠의 관점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이유를 꼽아 보자면: 


사람들이 관심있어 할 만한 주제를 골라

다양한 분석을 거쳐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독자의 생각과 일치하는 순서로

독자의 언어를 그대로 이용하여 

글을 쉽고 간단하고 명료하게 쓰고

훑어 보기 쉽게 기사를 편집했다.




2) 증권 트레이딩 시스템 


"독자 중심적인 콘텐츠"는 독자와 주고 받는 대화이다. 


질문했는데 딴 소리를 하거나,

질문은 정확히 파악했지만 다른 답을 하거나, 

질문도 답도 맞지만, 답이 구체적이지도 충분하지도 않은 경우  


모두 좋은 대화라고 할 수 없다. 


현실에서 만족스러운 대화를 나누기 쉽지 않듯, 서비스와 사용자도 좋은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 좋은 말투와 깔끔한 이미지, 첨단 기술과 아름다운 디자인은 대화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요소일 수는 있지만 좋은 대화를 결정짓는다고 할 수는 없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에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답할 때 서비스와 사용자는 만족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독자 중심적인 글에 생각을 집중하다 보니 서비스를 사용할 때마다 "나는 이 서비스에 어떤 질문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답을 얻고 싶어하는가?"를 떠올리는 습관이 생겼다. 내가 이용하는 삼성증권과 토스증권은 나의 질문에 효과적으로 답을 주고 있는가. 


이미지 출처. 삼성증권과 토스증권



내가 구매한 주식 목록을 볼 때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내가 산 주식은 무엇인가요

이미지 출처. 삼성증권과 토스증권


삼성증권과 토스 증권 모두 이 질문에 답을 준다. 




수익률(또는 수익금)은 어떤가요

이미지 출처. 삼성증권과 토스증권


이 질문에도 답을 찾았다. 



이 주식을 더 사고 싶어요, 또는 팔고 싶어요

이미지 출처. 삼성증권과 토스증권


삼성증권은 목록에서 바로, 토스 증권은 종목을 누르고 한 화면 더 들어가서 사고 팔 수 있다.  



나는 이 주식을 몇 주 보유하고 있나요

이미지 출처. 토스증권



삼성증권은 답이 없고, 토스 증권은 답을 준다.



이 주식에 대해 신문이나 전문가는 어떻게 말하고 있나요?

이 기업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이 질문도 삼성증권은 답이 없고, 토스 증권은 답을 준다. 



이 외에 트레이딩할 때마다 답을 원하는 질문들이 있다. 


언제, 몇 회에 걸쳐 이 주식을 샀나요? 

그 때 이 주식을 얼마에 샀나요? 

내가 매입한 주식의 최저가, 최고가는 얼마인가요? 

주식을 사고 판 히스토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나요? 

기타 등등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 


증권사 시스템에서 답을 찾지 못하니 답을 찾기 위해 네이버에 가거나, 노트에 기록을 하거나, 증권 방송을 듣는 등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나간다. 때로는 불편함을 가진 채 살아가기도 한다. 


따라서 독자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주는 콘텐츠는 독자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그 서비스에 오래 머무르게 만든다.(이것이 서비스의 목적이라면)






좋은 대화의 핵심은 공감이다. 기계적으로 맞장구쳐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럴 수 있음을 맞장구쳐주고, 필요할 때는 대신해서 해결해준다. 이 과정에서 관계가 형성된다. 


공감의 기술이 쏟아져 나오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완벽한 이해이다. 따라서 공감은 어렵다. 친구는 많으나 공감을 나누는 친구는 극소수인 것도 이 때문이다. 


독자 중심적인 글의 핵심은 공감이다. UX Writing이란 이름으로 많은 방법론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에 앞서 사용자가 누구인지, 이것이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정말 독자 중심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좋아 보이는 UX Writing의 비결 시리즈

1. 콘텐츠 포맷의 반복

2. 글자가 돋보이는 디자인

3. 간결한 글

4. 독자 중심의 글

5. 쉬운 글

6. 시스템 상태의 가시성

7. 시스템과 실생활의 일치


매거진의 이전글 모바일에서 2차 정보 뒤로 미루기(닐슨 노먼 아티클)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