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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rosa Mar 15. 2022

51. 뻥튀기

[브라보 달달 라이프] 마리로사의 간식 이야기


아저씨가 손수레에 얹은 대포 같은 기계에

쌀이나 옥수수를 넣고 빙글빙글 돌리다가,

막대 같은 것을 단단히 찔러 넣고

아주 큰 소리로 '뻥이요~!!'라고 외치면

귀를 막고 집으로 도망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소리에 예민했던 저는 그 폭발음이 너무 무서워서

엄마 품에 얼굴을 묻고 덜덜 떨기도 했었죠.


뻥튀기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아주 적은 재료로도 충분한 양이 만들어져서

여럿이서 배불리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름달처럼 동그란 뻥튀기를 베어 물으며

반달도 만들고 초승달도 만들고

때로는 구멍을 내서 가면도 만들었지요.

모두가 가진 것 없고 여유롭지 못한 시절에

가끔씩 오는 뻥튀기 아저씨는 반가운 손님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뷔페에 가면

아이스크림 코너에 뻥튀기가 있더라고요.

뻥튀기 접시에 담은 아이스크림은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즐거움을

한 군데에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게 달달하면 좋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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