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내 삶을 더 사랑하는 방법
그렇게 해서 운동과 빠빠이. 사실 내 왼쪽 발목의 운동 반경은 오른쪽에 비해 현저히 좁다. 쭈그리고 앉으면 오른쪽 뒤꿈치는 땅에 딱 붙지만 왼쪽은 까치발이 된다. 운동을 안 하면 불편함을 전혀 못 느끼는 정도지만 요즘 뛰어보니 내 왼쪽이 살짝 말썽이다. 처음에는 불편한 곳이 발바닥이나 종아리여서 그냥 뛰고 나서 생기는 근육통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건 명확이 내 왼쪽 발목의 문제다. 참 신기하다. 사실 선수마냥 엄청나게 뛰는 것도 아니고 내 발목의 상태는 나조차도 거의 느끼는 못할 정도로 작은 불편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듯 아닌 듯 영향력을 발휘하다니... 삶은 재미있다. 작은 습관 작은 행동 하나가 다른 많은 삶의 부분들과 얽히고설키고, 시간이 지나 언젠가 전혀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진짜 원인은 상상도 못 한 채 다른 사람, 다른 곳, 다른 부분에서 문제를 찾으려 한다. 그렇게 누군가는 잘못된 판단을 하고 또 의미 없이 무작정 극한을 참아내는 독기로 부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훗날 더 큰 불행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
나는 잘 달래고 더 조심해서 이십 년도 넘게 늦은 재활을 천천히 해볼 생각이다. 아마 왼쪽 발목이 다시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해도 나는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무수히 많은 것들을 경험할 것이고 생각하고 느끼고 성장할 것이다.
평소에는 느끼지도 못하지만 내 삶에 꾸준히 영향력이 발휘하는 작고 하찮은 부분들은 얼마나 많을까. 그곳에 더 집중해보고 싶다.
2020년 9월 19일 토요일 6시 30분. 오늘도 달리러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