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아
오늘의 시 한 편 (82).
매일 시 한 편씩 올리다 보면, 금방 한 권의 책을 읽게 되겠지요?
첫 번째 책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창비-2024)입니다.
토요일에도 일해요
유현아
아직도 토요일에 일하는 곳이 있어요?
라는 질문에 대답해야만 했어요
계절을 앞서가며 미싱을 밟지만 생활은 계절을 앞서가지
못했지요.
어느 계절에나 계절 앞에 선 그 사람이 있어요
숙녀복 만들 때에도, 신사복 만들 때에도, 어린이복 만들
때에도
익숙한 손가락은 미싱 바늘을 타고 부드럽게 움직였어요
단 한번도 자기 옷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요
여름엔 에어컨을 틀기 위해, 겨울엔 난방기를 틀기 위해
창문을 닫았어요
떠다니는 실밥과 먼지와 통증 들은 온전히 열려 있는 창
문 같은 입으로 들어갔어요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그의 몸 여기저기서 튀어
나왔고
가끔은 미싱 바늘이 검지를 뚫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고 해요
일요일이 즐겁기 위해 토요일에 일해요,라고 대답했어요
끝에는 끝이 없었다고 답하고 싶었지만
공장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숨어 있어 안 보일 뿐이에요
익숙하지 않은 토요일의 무게감에 갇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씩씩하게 명랑하게 아픔을 이야기하는 그의 입 앞에서
* 마음을 붙잡은 한 문장
끝에는 끝이 없었다고 답하고 싶었지만
(미리 일을 해 놓고 쉬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해서 당겨서 일하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휴식이 찾아오지는 않더라고요. 바쁜 사람은 늘 바쁘고, 느린 사람은 늘 노는 것 같은 불합리함이 느껴져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바쁜 사람은 그래야 마음이 편하고, 느린 사람도 그래야 마음이 편한 나름의 평화로운 상태가 아닐지 생각해요. 휴일을 소급하는 상상만으로도 열심히 일하게 되었을 토요일이지만, 그것은 끝나지 않는 노동일 뿐이지요. “전태일 평전”을 읽을 때, 미싱사들의 삶을 읽을 때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잠과 영양이 부족해서 말라가는 모습은 눈물겨운 상황이었지요. 오죽했으면, 청년이 스스로 분신으로 항변하며 죽어갔을까요. 그렇게 지켜 온 것들이 퇴행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