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실한 베짱이 Nov 17. 2019

퇴사를 위한 습관

습관의 사슬은 처음엔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약하지만 알아차렸을 때는 너무 강해져 끊을 수 없다.
(새뮤얼 존슨 Samuel Johnson, 영국 소설가이자 시인)

인생의 후반부는 인생의 전반부 동안에 얻은 습관들로 이루어진다.
(도스토예프스키, 러시아의 소설가)



ㅣ무한루프

난 의지가 약하다. 피아노를 배웠지만, 체르니 100을 넘기지 못했다. 바둑을 배웠지만 지금 하나도 둘 줄 모른다. 탁구는 '포어 핸드 스트로크' 하나 배우고 그만뒀다. 볼링은 근육이 너무 아파 한 달만에 그만뒀다. 당구, 스쿼시도 마찬가지다. 1년 치 등록비를 헬스장에 여러 번 갖다 바쳤다. 복싱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세 달 만에 그만뒀다.


그때 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못하는 건 쪽 팔려.
잘하게 되면 그때 주변에 이야기하자.


항상 몰래 무언가를 시작했다.

볼링을 한다면 터키 정도 칠 수 있을 때 
복싱을 한다면 아마추어 대회 정도는 나갈 때
헬스를 한다면 식스팩 정도 만들었을 때 말해야지


그러나 지금의 난,

터키는커녕 스페어 처리도 힘들고,
대회는커녕 우리 아들한테도 맞고,
식스팩은커녕 과체중이다.


잘하게 되면 멋있게 나타나기로 한 '결심 속 나'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남몰래 한 결심은 허공으로 흩어졌고, '의지박약의 나'만 남았다. 당연히 좋은 습관은 나에게는 없었다. 습관이라는 것은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한 후 매일 하는 행동을 결정하고 이를 실행할 때 나타나는 것이다. 목표라는 것이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뿐이었던 나에게 좋은 습관이라는 것이 있을 리 없었다.


이러한 '나'는 회사에서도 계속되었다.


아침에 겨우 겨우 일어난다. 시계를 보니 7시 50분. 큰 아이를 깨워야 한다. 잘못 깨우면 짜증을 제대로 내기 때문에 심호흡을 한번 하고 들어간다. 발 마사지를 해주며 살살 아이를 깨운다. 허겁지겁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로 향한다. 8시 59분에 간신히 회사에 도착한다. '30분 전에는 와야 되는 거 아니냐?', '한 번만 지각해봐. 한 번만 걸려 봐' 이런 생각을 하며 날 쳐다보는 듯하다. 회사 업무 중간중간 메신저가 온다. 오늘 한잔 하자는 말들. 빨리 6시가 되어 회에 소주나 한잔 할 생각을 하며 습관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동료들과 상사 욕, 회사 욕, 집안 욕을 안주 거리 삼아 술을 한잔 한다. 쓸데없는 시간을 즐겁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착각 속에 보낸다. 술이 취해 집에 들어온다. 아내는 당연히 화가 나 있고 큰 딸은 취한 아빠를 괴물 쳐다보듯 바라본다. 쓰러져 잠이 들고 아침에 일어난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회사로 나갔지만 하루 종일 너무 힘들다. 집에 들어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잠이 든다. 아내는 당연히 또 화가 난다. 다시는 술을 먹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결심을 하면서도 난 안다. 내일 술을 마실 거라는 것을.


무한 루프에 빠진 듯 하루가 조금씩 망가지고 있었다.

1.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

2. 한정된 시간에 아이와 내가 모두 준비해야 하니 혼란스럽다.

3. 피곤이 가중된다.

4. 이 상태로 회사에 가니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5.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니 술을 마신다.

6. 술을 마시니 아내가 화를 낸다.

7.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8.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반복)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삶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제프 샌더스는 그의 책 <아침 5시의 기적>에서 아침 시간을 활용하여 인생의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아침의 1~2시간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외친다. 아침 식사 전에 하루를 지배하라.


그리하여 좋은 습관을 만들려는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지금 나는 4시 30분에 일어나 운동을 하러 나간다. 돌아와 아침 일기를 쓰고 명상을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리고 집안일을 하고 회사에 출근한다. 처음엔 당연히 힘들었다. 그러나 목표가 있으니 계획이 생겼고 계획은 행동으로 행동은 습관으로 바뀌었다.



지금의 습관이 미래의 나를 만든다. 하루가 바뀌면, 내 삶이 바뀐다.


매일 반복하여 먹는 음식이 곧 내가 되듯

매일 반복하여하는 행동이 곧 내가 된다.

매일 반복하는 행동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미래를 결정짓는다.

매일 반복하는 행동이 인생의 원대한 목표에 

나를 다다르게 한다.

이전 02화 꿈을 그려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