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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하트를 기다리며 ( 비오는 날 눈 이야기)

고구마 카레♡



고구마 카레


어제 쪄 둔 고구마 활용하기.


닭가슴살은 소금,후추로 밑간

해서 노릇하게 구워 잘라둔다.


비엔나 소시지에 칼집넣어

구워둔다.


호박, 당근,양파, 새송이 버섯은

굵직하게 썰어서 오일 둘러서

양파가 투명해지도록 볶는다.


고체 카레 두 조각을 넣어

녹을때까지 채소랑 함께 볶다가

  닭육수를 붓고 끓인다.

( 닭죽을 끓일때 국물을 넉넉히

만들어 기름을 제거하여

냉동 보관해 둔다.)


팔팔 끓기시작하면

가루 카레를 넣어가며 농도를 맞춘다.


구운 닭가슴살, 찐 고구마,

비엔나 소시지를 넣고 뒤적거려준다.


잡곡밥 한 주먹과 함께 낸다.




올해는 새침스럽게도 눈을 보기 힘들다.


찬 겨울에 내리는 눈은 차갑지 않다.

특히 쌓인 눈은 포근하기까지 하다.

하얗고 봉긋한 모습은

손가락이나 발끝으로 눌러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누군가 만지기 전에

우리는 제일 먼저 만져보고 싶어진다.


밟을때 뽀드득거림도  눈이 주는 즐거움이다.

하얗게 쌓인 눈을 밟을 때는

처음부터 세게 팍 밟으면 안된다.

천천히 ' 미안하다' 하면서

지긋이 밟아보면 마지막에

뽀드득을 느낄수 있다.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 막내가 중학교때 만들어 준 거대 아이스 하트)


막내딸이 중학교에 입학했을때

잠시 사춘기가 왔었다.

사춘기를 모르고 자랐던 나는

막내가 이유를 알 수 없게

짜증내고 문잠그는 게 이해가 안됬다.

그래서 매일 막내와 투닥거렸다

나는 나대로 속이 상해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건강도 안좋아졌었다.


어느날 하교후 막내가 들어 오면서

무언가를 내밀었다.

집에 오다가 쌓여있는 눈을 보고

커다란 아이스 하트를 만들어 온 것이다.

나에게 준다고...

" 엄마 생각나서 만들어 왔지."


감동이었다.

빨갛게 얼어있는 차가운 손을 잡아서

나의 뱃속으로 집어 넣었다.

그래, 이렇게 또 이해하고 화해하고

지나가는구나... 싶었다.


그 거대 아이스 하트를 비닐에 넣어

작년까지 냉동실에 보관했었는데

어느날 무언가를 찾다가 미끄러져

하트가 산산조각이 났다.


막내는 서운해서 동동구르는 어미에게

또다시 눈이 펑펑 내리면

날잡아서 더 큰 하트를 만들어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눈이 내리질 않으니

목이 빠질 지경이다


허나,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그 끝에는 기쁨이 있다는 걸 기억하니 말이다.


  눈도 내릴게다.^^


오늘도 굿모닝^^

(  이 글을 쓰고 며칠후 반가운 눈이 내렸어요.

작고 단단한 새로운 아이스 하트를

받았답니다. ^^)

https://brunch.co.kr/@myeonglangmom/391


https://youtu.be/Ci52Iq_IQ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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