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개털기 26화

마지막 식사

7. 마지막 일주일

by 누두교주

토요일 저녁에 아내와 한잔 하는 것은 대체로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경우가 많다. 저녁을 위해서는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야 하는데 개털이 먹을거리나 영양제 등 도움이 될 것을 사면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레 아내에게 제안했다. 아내도 별반 반대하지 않았다. 애견 코너의 사료나 간식은 이미 다 먹여본 적이 있어 동물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동물병원 간호사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병약한 노령 견에 도움이 되는 ‘맛있는 영양식’의 추천을 부탁했다. 거위 간을 갈아 만든 부드러운 영양식을 추천받아 우선 한통을 사 왔다.

2월 15일 저녁 식사 때 개털은 다시 나에게 오지 않았다. 아내가 준 영양식도 먹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내가 개털이 앞으로 가서 나무젓가락에 조금 떠주니 “앙~” 하고 먹었다. 다시 떠주니 또 “앙~” 하고 먹었다. 세 번째 주니 고개를 돌렸다. “힘들어서 그러니?” 하고 목을 좀 만져주자 다시 한 입 먹었다. 그렇게 여러 번 하니 아내가 준비한 양의 반 정도는 먹었다.


나는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개털이가 이틀째 입을 닫으려고 하니 내일은 병원에 가보면 어떨까? 아까 영양식 샀던 동물 병원이 친절하고 전문적인 것 같던데!, 병을 진단하고 고치자는 것이 아니고 개털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좀 물어보자는 이야긴데.....”“ 아내는 순순히 찬성했다. 내일 아침 식사하고 가기로 했다.


아들 녀석이 늦은 시간에 들어와 보니 개털이 아들 방에 커튼 뒤에 기대 있었다고 한다. 특유의 억양으로 개털이~ 하면서 만져주고 아들은 잤다고 했다.


윗 사진 : 개털이식사시중.

개털이가 앙~하고 받아먹으면 너무 고맙다. 나도 밥값을 한 것 같아 흐뭇한 마음에 한잔 하기에 부담이 없다.


개털 이식사 시중.

개털이 떠나기 얼마 전부터는 밥을 잘 안 먹으려고 했다. 오후에 들어와 개털이 밥그릇 이 비워 있지 않으면 괜히 속상했다. 나는 저녁에 간단히 맥주 한잔 하고 개털이는 유모차에 태워 곁에 데리고 와서 밥 한입, 간식 한입 하면서 같이 먹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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