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중한 감정 이야기 - 14
정말 별 일이 아니었다.
그냥 내가 이해하면 되는 일이었다.
나는 그런 일로 밤 잠을 설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고작 그런 일로 사람을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날도 별 일 없이, 아무것도 아니어서, 웃고 넘어갔다.
그런데 잠이 안 온다.
자꾸 생각나고 자꾸 서운하고 자꾸 미워진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왜 이러지? 정말 혼란스럽다.
마치 우주의 안드로메다에 잠시 와서 사는 것 같다.
너무 기가 막히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온다.
내가 이러고 잠을 못 자는 게 억울하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어보니 정말 별 일이 아니었다.
내가 밤에 왜 그랬지? 생각하니 또 이상하고 억울했다.
뭔가에 홀린 건지, 뭔가를 뒤집어쓴 건지 싶다.
그렇게 또 하루 아무렇지 않게 살아갔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뭐...
그럼 됐어.
밤이 되니 또 잠이 안 온다.
정말 미치겠다. 정말 별 일이 아닌데. 정말 아무 일도 아닌데.
내가 이런 사람이란 걸 조금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정말 별 일이 아니고 아무 일도 아니니까.
그러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어보니 정말 별 일이 아니었다.
내가 밤에 또 왜 그랬지? 생각하니 또 이상하고 억울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아무 일도 아닌 거야.
그 사람을 만났다.
나도 모르게 서운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너무 미안하다고 말해 주었다.
자신의 의도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고 해명해 주었다.
그래서 서운했지만 별 일이 아니니 정말 괜찮다고 했다.
밤이 되었다. 잠이 너무 잘 온다. 꿀 잠을 잤다.
아침이 되었다.
이제 한 숨을 내 쉬면서 이런 말이 툭 튀어나온다.
"너는 그런 사람인 거야"
"그러니까 아닌 척하지 말고 서운했다고 말해 이 바보야"
뭐 그랬다.
"나의 일상은 기쁨 하나에 슬픔 하나 넣은 커피 한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