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K. 딕
테드창
일곱 번째 이야기로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자로도 잘 알려진 필립 K. 딕의 단편 '수호자(The Defenders)'를 소개하려고 해.
전 세계가 8년간 전쟁하고 있는 상황이 이야기의 배경이야.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보면 될까? 재미있는 점은 지상에서 벌어지는 전쟁 모두를 인간이 만든 '리디'라는 로봇들이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야. 인간은 저 지하 세계에서 인공 태양을 보고 합성 식품을 먹으며 문명을 유지하고 있고. 그곳에서도 인간은 전쟁에 쓰일 무기를 공장에서 밤-낮 없이 생산해서 리디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고 있지.
전쟁 계획의 입안자 중 한 사람인 테일러는 휴일 아침 조간신문에서 미군이 모스크바를 또 한 번 공격했다는 소식에 통쾌함을 느끼고 있어. 그때 그의 상사 모스에게서 연락이 와. 지금 만나야겠다고. 약속 장소에서 테일러는 또 한 사람, 보안국의 프랭크 국장도 만나지. 프랭크 국장과 모스가 긴급회의를 연 이유는 인간의 전쟁 대리 로봇인 리디들에게서 이상 상황을 감지했기 때문이야. 보안국은 전쟁 상황을 보고 받기 위해 A급 리디와의 면담을 주기적으로 갖고 있는데, A급 리디는 지적 역량이 아주 뛰어난 로봇이라고 보면 돼.
당연히 지상은 전쟁으로 도시 곳곳이 폐허 상태인 데다가 심각한 방사능 오염으로 리디와의 접촉은 항상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리디와의 수차례 접촉에서 이들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지 않음을 발견한 거야. 그동안 받았던 보고와 리디가 전송한 각종 뉴스 영상에 의심을 품은 프랭크 국장은 전쟁 시작 후 8년 만에 정찰대를 꾸려 지상을 직접 탐사하기 위한 팀을 만들려는 중이고. 테일러는 그동안 봐왔던 뉴스 등으로 두려움을 느끼지만 당연히 이 작전에 합류해.
프랭크 국장은 모스와 테일러, 병사들을 합류시켜 초동 조사팀을 꾸리고 지상으로 출발해. 물론 리디들한테는 어떠한 신호도 보내지 않은 상태로. 두려움과 호기심을 품은 채로 지상과 연결된 튜브를 한 참 따라 올라간 그들이 처음 도착한 곳은 전쟁 물품 창고였어. 정찰팀은 의회 회의실로 자신들을 데리고 가라고 명령하고 리디 의회의 지도자들과 만나 대화를 시작해. 분위기는 매우 긴장 상태야. 리디 지도자는 그동안의 보고 영상과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도 위험 상태 중이니 더 이상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얘기해. 그리곤 다시 지하 세계로 내려가라고 회유하지. 프랭크 국장과 일행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은 준비한 무기로 리디들을 공격하기 시작해. 인간이 만든 로봇인 리디는 인간을 공격할 순 없어.
결국 정찰팀은 바깥세상의 현실을 보게 되는데, 그동안의 예상과 달리 나무, 숲, 식물이 울창하고 오염 따위는 없는 평화로운 보습을 발견해. 인간이 만든 로봇들이 인간을 8년 씩이나 속이고 있었던 거야! 리디는 전쟁이 시작하고 인간이 지상 세계를 떠나자 전쟁이 중단되었단 사실을 실토하지. 그동안의 자료와 영상을 조작해온 이야기도 해주고. 지하세계를 파괴하지도, 지상으로 올라와 그들 눈앞에 나타난 인간들을 공격하지도 않는 이 로봇들은 그동안 왜 인간들을 속여 왔던 걸까. 또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해왔던 걸까.
인간이 만든 로봇이 지상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척하면서 지구를 재생한다는 설정이 재미있는 작품이야. 작품 속에서 의식을 가진 로봇의 상황 판단과 선택을 보며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결국 가장 두려워 해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어. 우리를 속였지만 지혜로운? 로봇의 생각을 더 들어보고 싶다면 작품을 꼭 읽어보길 바래!
이야기소개
#6. '바빌론의 탑' - 테드 창
https://brunch.co.kr/@philstori/195
#5. '인류 과학의 진화' - 테드 창
https://brunch.co.kr/@philstori/194
#4. '이해' - 테드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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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스콧 피츠제럴드
https://brunch.co.kr/@philstori/191
#2. '리츠칼튼 호텔만큼 커다란 다이아몬드' - 스콧 피츠제럴드
https://brunch.co.kr/@philstori/190
#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