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내집 마련하기 Ep.5
누구나 처음은 있다. 나의 첫 집은 어쩌면 늦게 어쩌면 빠르게 나에게 왔다. 처음 집을 계약했고, 살면서 집 계약을 하는 것을 본 적도 없었다. 정말 나는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우선, 집을 조금 수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민을 하느라 집을 두 번을 보고 샀지만 사진을 찍은 것도 아니고 대단히 좋은 기억력을 가진 것도 아니라 집의 상태가 전혀 기억나질 않았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아파트의 도면을 보면서 기억을 떠 올렸고 아파트 이름을 검색해서 누군가가 올려놓은 아파트의 인테리어 포스팅을 열심히 보았다.
먼저, 수리를 할 부분을 정해야 했다. 그리고 동네 인테리어 업체 여러 곳을 찾아가 견적을 받고 공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수리는 도배, 전등 교체, 페인트, 중문 교체로 결정했다. 우선 집을 보러 갔을 때 부동산과 매도인은 주방과 욕실 2개는 수리한 지 이제 4년 정도 되었다고 했으니 수리하지 않고 청소를 하기로 했다.
집수리를 시작하면서 나는 여러 번의 멘붕 상태가 되었다. 집을 보러 갔을 때 구조나 열심히 보았지 남의 집을 세세히 들춰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 단지는 처음 보는 집이었다. 결국 꼼꼼하게 세세하게 보지 않아 나는 어쩌면 집을 좀 속아서 샀다. 수리할 부분이 추가로 계속 늘어났다.
동네 업체와 인스타그램에서 맘에 드는 업체를 찾아 연락을 했고 견적을 받았다. 나는 여기서 크게 좌절했다. 집을 비싸게 사는 바람에 올 수리를 하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집값으로 내야 했으니 집을 수리할 비용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마저도 대출금에 얹어서 대출을 추가로 받아야 할 상황이 되었다. 수리를 하지 말까 했으나 자세히 보지도 않았던 부분들의 상태가 심각하여 도저히 수리 없이 들어가 살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셀프 인테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뭐 남들도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어? 하는 마음이 컸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기로 결정은 했고 이제 뭘 해야 하지? 그때부터 매일 새벽까지 셀프 인테리어 카페를 뒤지기 시작했다.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조금만 더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조금만 더 보태면 더 멋지게 수리할 수 있을 것 같은 욕심이 생겼다.
결국 나는 거실 천정이 실링팬을 달기 위해 단순 전등 교체에서 집 전체 조명공사를 추가하게 되었고 바닥재를 고르기 위해 전시장을 방문했다가 결국 원목마루는 아니었지만 밟았을 때 나무 느낌이 나는 온돌마루라 불리는 무늬목 마루로 결정했다. 인테리어를 위해 매일 고민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이와 동시에 나는 대출을 알아봐야 했다. 집 계약은 했고 잔금을 치르는 날까지 약 2달이 남은 상태였다. 두 달 동안 은행과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모든 대출에 대해서 공부했다. 처음 집을 매매한 내가 몰랐던 부분은 중도금이었다.
마냥 두 달의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집 계약서를 쓰고 2 주 후에 중도금을 또 넣었어야 했다. 전혀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었다. 중도금은 보통 넣기도 하고 안 넣기도 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다행히 전세를 살고 있는 집의 집주인이 전세금의 10%를 미리 내어주었고 더 모자라는 부분은 곧 만기가 되는 적금을 해지하기로 했다. 이 얘기를 친구들에게 했을 때 다행히 은행에 다니는 친구가 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어 적금을 해지하지 않고 모자라는 부분의 추가 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낼 수 있었다.
이제 가장 큰 산은 잔금에서 모자라는 나에게는 큰돈인 잔금이었다. 생애 첫 집 구매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대출을 알아보았다. 조건이 되는 것을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몰랐지만, 우선은 기뻐하기로 했다.
아낌e보금자리론으로 상담을 받고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대출의 경우 은행 심사가 아니기 때문에 심사 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으므로 넉넉하게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을 두고 신청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모든 서류는 사진을 찍어 사이트에 업로드를 시켜야 하는데 나 같은 맥 유저들은 지원이 되지 않아 퇴근 후에 동생집에 가서 컴퓨터를 빌려야 했다.
처음 서류를 업로드하고 신청을 하면 제대로 모든 서류가 들어왔는지 심사를 하게 되고 이 단계를 지나면 진정한 서류 심사가 진행된다. 서류 심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담당자가 배정이 되어야 하는데 이 담당자가 배정되는 시간이 몇 주가 걸린다. 담당자가 배정이 되고 나면 전화가 오고 자세한 사항들을 묻고 최종 대출 금액을 한 번 더 정리해서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심사가 완료되면 잔금을 치르는 날짜에 맞춰 대출이 실행된다. 대출 실행은 내가 지정한 은행에서 실행이 된다.
나는 두 달 정도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신청을 했고 그 두 달 동안 계속 금리가 내려 최종 대출을 실행하는 날짜에는 최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약간의 위로가 되었다. 최근 영끌이라고 해서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까지 대출을 받기도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기사를 통해 들었지만 나는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아 적당히 내가 갚아나갈 수 있는 범위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 또한 진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누구나 처음은 있고 그 처음은 두렵다. 이렇게 큰돈과 관련된 것은 더더욱 두렵기 마련이다. 마흔이 넘어가면 이런 것쯤은 쉽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더욱 불안해졌다. 나 같은 누군가를 위해 아낌e보금자리론의 대출 과정을 정리하자면,
1.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대출 조건이 되는지 알아본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https://www.hf.go.kr/hf/sub01/sub02_01_01_03.do
아낌e보금자리론 외에 다양한 상품이 존재하니, 나이 등을 고려해서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까지 다 검색해보는 것이 좋다.
2. 필요한 서류를 보면서도 헷갈린다면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 있는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자세히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워낙 문의가 많다 보니 시간에 따라 연결이 힘들기도 했다.
3. 서류가 다 준비가 된다면, 회원가입을 하고 서류를 하나씩 업로드해야 한다. 이때는 윈도우가 되는 컴퓨터를 이용하자.
4. 대출을 신청하고 나면 1차로 전화가 온다. 서류가 빠진 것은 있는지의 가심사라고 보면 되고 어느 은행에 대출을 실행했는지 확인을 하는 전화를 받고 확인을 하면 된다.
5. 시간이 지나면 드디어 내 서류를 심사해줄 담당자가 배정이 된다. 최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집값의 70% (이것도 지역마다 다르니 확인이 필요하다.) 또는 3억 원이다. 여기서 집값은 계약한 금액이 아니라 국민은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택 가격임을 알아야 한다. 그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계약을 했다고 하더라도 대출은 항상 국민은행 홈페이지에 개시된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다.
6. 담당자가 최종 서류를 심사하고 사전에 전화를 해준다. 신청 금액은 맞는지 확인을 해주고 대출 실행 날짜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대출 금액은 변경이 가능하나, 처음에 2억으로 신청하고 대출 실행일에 3억으로 올리는 것은 신청 은행의 대출 담당자에 따라 변경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들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히 금액을 정하고 신청하는 것이 좋다.
7. 심사가 완료가 되면 대출 실행일 며칠 전에 담당 법무사 사무소에서 연락이 온다. 해당 법무사 사무소는 대출 실행을 진행할 은행에서 정해준 곳으로 담당자가 잔금을 치르는 날 부동산에 방문하여 서류를 확인해주고 대출금을 매도인에게 입금해준다. 부동산 매매를 위해 법무사를 고용해서 등기를 신청하게 되는데 이때 같은 법무사에게 진행해도 되고 다른 법무사 사무소에 견적을 받을 수도 있으며 셀프로 등기를 신청해도 된다. 법무사 비용은 사무소마다 다르다. 나는 부동산을 통해 법무사를 소개받아 등기이전을 진행해서 시세보다 높은 금액으로 진행했다. 미리 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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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내 집 마련하기 Ep.4 : 포기했을 때 찾아온 나의 첫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