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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핌비 Sep 03. 2019

1화. 치유

과거의 '악몽'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험'으로 재해석하기  위한 작업

나는 유방암 환자였다. 정확히는 3기 말.

뼈에 전이되지 않아 죽을 확률은 거의 없지만, 2년 정도 치료와 안정이 필요했던 남들에게나 벌어지는 줄 알았던 일이 나에게 생겼다.  그렇게 나는  16번의 항암주사와 3번의 대수술 받았고, 5년의 시간이 흘러 완치 판정을 받았다.

.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왜 도대체 왜 글을 쓰는 것일까? 가까운 지인들은 분명 이렇게 조언을 할 것이다. 아팠던 과거를  사람들이 많이 알아서 좋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숨길 필요도 없는 일 아닌가?  혹여 몇 사람은 신파로 사람들에게 동정을 받으려고 한다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파 본 사람은 안다. 사람들의 동정이 때로는  큰 상처가 되고,  스스로를 나약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

이 글의 첫 번째 독자는 나 자신이다.

7년의 시간을  잘 극복해 낸  나 자신을 위한 글이다.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제는   글을 쓰면서 아팠던 나의 과거를 '악몽'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경험'으로 재해석하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그동안  나는  가족들, 친구들 앞에서는  입으로는 괜찮다. 괜찮다 수 없이 말했다.

심지어 특유의 밝음과 웃음으로 아팠던 일들이 아무 일도 아닌 듯 웃음으로 승화해서 지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반은 진짜 괜찮았고, 반은 괜찮지 않았다.


괜찮지 않았던 절반의 나

나는 문득문득 서글픔이 찾아오는 밤이면,  스스로 몸을  '토닥토닥' 해주며 내 몸에 사과했었다.

"미안해 ~ 그동안 너무 함부로 굴려서 미안해 ~ 사랑해주지 않아서 미안해 ~"

이런 나 자신을 보며 눈물을 흘렸고, 이런 내 모습이 다소 웃긴 것 같아 피식 웃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면서 나 자신을 위로했지만,  온전히 괜찮아지기 까지는  7년의 시간이 걸렸다.


몸이 아프고,

마음도 힘이 들어지면서,

나는 텅 비었다.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고, 열정을 다해 살아온 삶들이  일순간 와르르 무너지며,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마음이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대하는 내 모습과 온전한 내 안의 모습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나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다.  


그 얼어붙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고,  힘겹게 작은 씨앗이 다시 심어지기까지 7년  


앞으로  쓸 글들 속에 '나의 엉뚱함'과 '깨달음'이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웃음'과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을  작성하는 데 있어  나 자신에게 솔직하기를  나에게 바래본다.


  핌비 ( Play In My Back Y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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