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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별

by 문창승

보랏빛 타오르던 별이 검게

식어버렸다


거짓처럼 환한 미소 흩뿌려

밤하늘 속 무지개를 들추어내던

그 시절 신비는 스러졌다


어둠조차 눈부신 영롱이라며

찬양의 기도 마지않던 신자는

화창함마저 태양의 기만이라는

무신론자의 조소를 퉤 뱉어낸다


곳곳에 피어있던 마법이 시들자

싹을 틔우는 건 이제

무의미란 씨앗이다


대지를 하얗게 삼킨 허무의 잎들은

무성히 자라고 자라 오직

하나의 길을 허용하는구나


영겁의 바다 향해 옮겨보는 걸음

죽음이라기보단 그저

서글프고 무던한 회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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