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타오르던 별이 검게
식어버렸다
거짓처럼 환한 미소 흩뿌려
밤하늘 속 무지개를 들추어내던
그 시절 신비는 스러졌다
어둠조차 눈부신 영롱이라며
찬양의 기도 마지않던 신자는
화창함마저 태양의 기만이라는
무신론자의 조소를 퉤 뱉어낸다
곳곳에 피어있던 마법이 시들자
싹을 틔우는 건 이제
무의미란 씨앗이다
대지를 하얗게 삼킨 허무의 잎들은
무성히 자라고 자라 오직
하나의 길을 허용하는구나
영겁의 바다 향해 옮겨보는 걸음
죽음이라기보단 그저
서글프고 무던한 회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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