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살다 보면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이거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내가 목소리 낸다고 세상이 달라질까.
나 하나쯤 빠져도 흐름은 그대로 가지 않을까.
그럴 때마다
입술이 무거워지고
손이 느려진다.
그러다 아예 아무 것도 하지 않게 된다.
작은 힘에 대한 믿음을
조금씩 잃어가는 순간들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 변화는 처음부터 크지 않았다.
처음엔 아주 작은 마음 하나였고,
작은 발걸음 하나였다.
그 마음이 또 다른 마음을 불러내고
그 발걸음이 또 다른 발걸음을 만들고
그러다 어느새 길이 되고,
흐름이 되고,
새로운 풍경이 된다.
한 사람이 꽃을 피운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 것 같지만
그 꽃을 보고 또 한 송이가 피고
그 옆에 또 다른 꽃이 고개를 든다.
나 하나 물든다고
산이 바뀌지 않을 것 같지만
그 물든 빛이 옆으로 번지고
또 다른 이가 물들어가며
산 전체가 물결치기 시작한다.
그래서 더 조심하려 한다.
내가 먼저 포기하는 말을
쉽게 꺼내지 않으려 한다.
"나 하나쯤 뭐"라는 생각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놓치게 만드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서.
나 하나 피우는 꽃이
아무 의미 없는 게 아니라는 걸
나도 누군가의 옆에서
알게 되었으니까.
세상은 거대한 무언가에 의해서만
바뀌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작은 것들이
서서히 스며들고 쌓여서
어느 날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흐름을 만드는 데
나 하나가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믿는다.
오늘 하루,
내 마음 하나부터 잘 피워보고 싶다.
작아 보여도,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여도.
그 마음이 또 다른 마음을
건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우리의 작은 힘이 모여서
언젠가 누군가에게
조용히 꽃밭 같은 세상을 보여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