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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성실 Sep 12. 2024

키움 히어로즈 2025년 신인 드래프트 리뷰

'202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몇 년간 FA·포스팅 등의 요인으로 인한 전력 유출에 대비하여 확고한 컨셉을 갖고 신인 드래프트에 임했다. 시즌 후 마무리 투수 조상우의 입대와 4번 타자 박병호의 FA가 예정되어 있었던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지명권 12장 중 7개를 투수 지명에 사용했으며, 수비 문제로 인해 2라운드 지명이 예상되던 박찬혁을 1라운드에서 얼리 픽하는 초강수를 뒀다. 박동원의 이적과 이지영의 노쇠화로 포수진이 매우 약화되었던 2022년에는 포수만 다섯 명을 지명하면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에는 고교야구 TOP 30으로 뽑히던 투수만 다섯 명을 지명하면서 차세대 선발 에이스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컨셉추얼한 신인 지명은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는 중이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주승우는 데뷔 3년차인 올해 1군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다섯 명의 포수 중 두 명(김동헌·김건희)은 각각 이지영, 박동원의 신인 시절을 연상케 하는 활약을 펼치며 빠르게 1군 홈 플레이트 뒷자리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두 명(박성빈·안겸)도 2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이다. 지난해 최원태를 LG 트윈스로 보내면서 받아온 지명권으로 영입했던 김윤하는 루키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1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중이다. 최원태의 1군 데뷔 시즌과 매우 유사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움의 로스터에는 여전히 무수한 구멍이 뚫려 있다. 1군급 투수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탄탄한 4선발과 준수한 필승 계투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수진 s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단독 꼴찌다. 타선의 퀄리티 역시 갓 1군 주전으로 도약한 2년차 고졸 신인 김건희가 4번 타자로 나서야 할 만큼 절망적이다. 이렇다 할 타자 유망주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2군의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토종 에이스 안우진이 군 복무를 마치는 2026년에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키움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2년 후 대권은커녕 가을야구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키움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명권을 모았다. 시즌 전 FA였던 이지영을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SSG 랜더스에 보내면서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지난 4년간 1군에서 1000타석이 넘는 경험치를 먹여가며 키운 만 22세 우타 거포 내야수 김휘집을 NC 다이노스로 보내며,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3라운드 지명권을 얻었다. 뼈를 깎는 전력 유출 끝에 상위 라운드에서만 여섯 장의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단 하나도 허투루 사용해서는 안 될 여섯 번의 기회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4명의 아마추어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상위 라운드에서 선발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 기대되는 탑급 투수 유망주 세 명(정현우·김서준·박정훈)과 '고교야구 유격수 TOP 5'로 불리던 이들 중 두 명(염승원·어준서)을, 중·하위 라운드에서 플로어가 높아 1군 계투 자원으로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투수들(윤현·정세영·임진묵·오혜성·정동준)과 공수 양면에서 좋은 평을 받던 내야수(여동욱·양현종·전태현·권혁빈)의 이름을 불렀다. 


신인 드래프트를 지켜본 야구계 관계자 모두가 입을 모아 '키움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신인 지명을 했다'라고 평가하는 중이다. 영웅들이 2년 뒤 단 한 번도 닿아본 적 없는 곳에 오르기 위해 심혈을 쏟은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과연 어떤 선수들이 버건디 유니폼을 입게 됐을까. 지난 6개월 동안 모든 전국대회 경기를 살펴보며 확인했던 정보를 토대로 14인의 드래프티를 하나하나 분석해 보았다.




1라운드 전체 1순위 - 덕수고등학교 정현우(LHP)

(원본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최고 152km/h의 강속구와 원하는 코스에 넣었다 뺄 수 있는 정교한 제구력을 겸비한 좌완 투수다. 세컨 피치인 체인지업의 완성도 또한 훌륭하다. 스태미나 또한 훌륭하다. 선발투수로서 100구 남짓한 공을 던지면서도 꾸준히 140km/h 중반대의 구속을 유지할 수 있다. 고교 레벨에서 감히 정현우를 공략할 수 있는 타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0점대 평균자책점과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3.04라의 K/9(9이닝당 탈삼진 비율)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로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이렇다 할 약점을 찾아볼 수 없는 '완성형 에이스'다. 보통 고교 레벨에서의 '완성형 에이스'라 함은 앞으로의 잠재력이 높지 않음을 가리키곤 한다. 하지만 정현우는 프로를 기준으로 놓고 봐도 기꺼이 1선발로 기용될 만큼 완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완성형'이라고 불리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장 내년부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어 1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이 최고 160km/h의 묵직한 광속구를 던지는 전주고 정우주(1R 2순위 한화 이글스) 대신 정현우를 선택한 이유다.


키움은 구단 역사상 단 한 번도 토종 좌완 에이스를 육성해 본 적이 없다. 창단 초창기에 마일영과 장원삼, 이현승이 선발투수로 뛰며 10승을 올렸지만, 이들은 현대 유니콘스 시절부터 많은 기회를 받으며 좋은 성적을 올렸던 이들이다. 현재까지의 모습만 놓고 봤을 때, 정현우는 키움이 그동안 육성을 시도했던 그 어떤 좌완 투수보다 빼어난 기량을 갖고 있다. 키움 프런트의 머릿속에는 이미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우진과 정현우가 원투 펀치로서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을 것이다.

정현우의 2024시즌 상반기 투구 영상.




1라운드 전체 7순위 - 충훈고등학교 김서준(RHP)

(원본 사진 출처 : 파이낸셜뉴스)

190cm의 장신을 활용해 최고 150km/h의 포심 패스트볼과 완성도 높은 스플리터를 내리꽂는 투수다. 정현우와 비슷한 BB/9(9이닝당 볼넷 허용률)을 기록한 만큼 제구력도 준수하다. 이러한 강점은 김서준이 충훈고등학교 야구부라는 약체팀에서 뛰면서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야구인들의 주목을 받아 U-18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게 해줬다.


김서준의 가장 큰 무기는 준수한 제구력이 뒷받침하는 강속구도 완성도 높은 변화구도 아닌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이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처음으로 투수 글러브를 잡은 김서준은 지난해까지 공식 경기에서 9.1이닝을 투구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올 한 해 1라운드 유력 후보로 거론될 만큼 기량을 끌어올림은 물론, 전국대회 종료 후 청소년 야구 국가대표팀에서 뛸 때까지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짧은 시간 동안 소프트웨어적인 면의 성장을 이룩한 것도 대단하지만, 피지컬적인 측면에서도 성장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12월 22일이 생일로, 사실상 2학년이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키움으로서는 당장의 플로어도 높지만 실링 또한 더 올라갈 여지가 남아 있는 김서준이 어느 정도의 선발투수로 성장할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김서준의 2024시즌 하반기 피칭 영상.




2라운드 전체 11순위 - 휘문고등학교 염승원(SS)

(원본 사진 출처 : 스포츠동아)

휘문고등학교 야구부가 매년 명씩 배출하는 컨택 좋고 빠른 우투좌타 유격수. 1년 선배 안우진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주전 2루수로 경기에 나섰던 지난해부터 정교한 타격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올해는 급기야 공식전에서 5할 타율을 기록하고, 청소년 야구 국가대표팀에서도 4할 6푼 2리의 고감도 타율로써 고교야구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2년 연속으로 주말리그 타격상을 받았을 정도로 정교한 컨택 능력만큼은 '야수 1순번'으로 지명받은 박준순(1R 6순위 두산 베어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단순히 공을 방망이에 맞추는 게 아니라 외야 전 방향으로 고르게 타구를 보낼 수 있으며(좌 24%·중 24%·우 23%), 배찬승(1R 3순위 삼성 라이온즈)의 공을 밀어 쳐서 외야를 가르는 장타도 만들어낸 만큼 중거리 타자로 성장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도 갖췄다.


키움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주전 2루수 김혜성을 포스팅 제도로써 해외 리그로 진출시킬 계획이다. 내년부터 팀내 sWAR  2위 타자가 빠지게 되는 셈이다. 지난 몇 년간 차세대 키스톤 육성에 철저히 실패한 키움은 고등학생 시절의 김혜성과 비슷한 플레이스타일의 염승원을 지명함으로써 이정후의 뒤를 잇는 고졸 신인 신화를 꿈꾸기로 했다.

염승원의 2024시즌 상반기 타격 및 수비 영상.




3라운드 전체 21순위 - 경기고등학교 어준서(SS)

(원본 사진 출처 : 비즈조선)

경기고등학교 야구부는 지난 2년 동안 '야구 명문고'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모습만을 보여왔다. 지난 해에는 야구부 내에서 학교 폭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KBS>를 통해 폭로됐으며, 올해는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8강까지 올라간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어준서의 활약만큼은 빛났다. 관중과 스카우트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는 없이도 고교야구 최고의 유격수 명으로 뽑혔다.


준수한 하드웨어와 빼어난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92타석 동안 14개의 사사구를 얻어 나가면서도 단 2개의 삼진만을 당했을 정도의 컨택과 선구안을 가졌다. 최고의 유망주가 넘쳐나는 서울권에서도 당당히 도루상을 차지할 수 정도로 주력이 좋다. 발이 빠르기 때문에 수비 범위 또한 넓다. '내야의 총사령관'이라 불리는 유격수 포지션에 걸맞는 BQ를 가졌다. 한 마디로 '파워' 빼고 모든 것을 갖췄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어준서를 지켜보고 있는 현장 관계자들이 모두 입을 모아 '어준서에게 파워 포텐이 있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신현성 전 경기고 감독은 지난해 갓 2학년이 되었던 어준서에 대해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키움 구단 스카우트 담당자 역시 드래프트 직후 SBS '야구에 산다' 프로그램과의 통화 인터뷰에서 어준서에 대해 "힘이 좋아 당겨치기만으로도 기대된다"고 이야기했다. 

어준서의 2024시즌 상반기 타격 및 수비 영상.




3라운드 전체 27순위 - 대구상원고등학교 여동욱(3B)

(원본 사진 출처 : 파이낸셜뉴스)

현재 키움의 내야는 포지션에 구멍이 뚫려있다. 중에서도 가장 문제는 '핫코너를 맡아줄 파워 히터의 부재'다. 이번 시즌 송성문이 잠재력을 터뜨리며 3할 중반대 타율에 20홈런-20도루가 가능한 타자로 성장했으나, 외에는 2군에서 기회를 만한 유망주조차 없어 포지션의 선수가 알바를 실정이다. 이는 키움이 이번 드래프트에서 3루가 포지션인 우타자 파워 히터만 명을 지명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여동욱은 2학년 때부터 대구상원고등학교 야구부의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며 주말리그 후반기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함수호(4R 전체 33순위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타선을 이끄며 대구상원고를 전국대회의 높은 곳까지 올려보냈던 올해 역시 당연하다는 듯이 주말리그 홈런상을 받았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써 만들어낸 거구이기 때문에 주력도 나쁘지 않아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준다. 


무주공산인 고양의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함께 지명된 다른 내야수 동기들과 함께 2군 로스터 세대교체의 주역이 것으로 보인다. 여동욱으로서는 차고 넘치게 주어질 기회를 경험치 삼아 1군 내야의 양 코너에 자리가 생기는 날을 대비하면 된다. 




3라운드 전체 28순위 - 비봉고등학교 박정훈(LHP)

(원본 사진 출처 : 동아일보)

192cm·100kg이라는 탈아시아급 신체 조건으로 최고 154km/h, 평균 140km/h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 와일드한 투구폼이 불안 요소라는 지적이 존재했으며, 제구력 또한 빈말로도 매우 뛰어나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끝내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타자로 전향한 장재영처럼 커리어에 치명적인 결함을 일으킬 수준은 아니었다. 신체 조건, 투구폼, 구속과 구위, 그리고 제구력까지 키움의 외국인 투수 엠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판박이다. KBO리그를 정복할 잠재력은 충분히 갖췄다는 이야기다. 


신인 드래프트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1라운드에서 지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유형의 유망주'라는 점으로 인해 모든 구단이 드래프트 당일날 2라운드 지명이 끝날 때까지 외면했으며, 키움 또한 3라운드에서 두 개의 지명권을 연달아 쓰면서도 타임까지 걸어가며 박정훈의 이름을 외칠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키움으로서는 '하이 리턴'이 적힌 주사위 면이 걸림으로써 정현우와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자리를 놓고 다투는 선발 에이스가 탄생하기를 바랄 뿐이다.

박정훈의 2024시즌 상반기 피칭 영상.




4라운드 전체 31순위 - 경기고등학교 투수 윤현(RHP)

(원본 사진 출처 : 비즈조선)

지난해 2학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고 투수진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선배들을 제치고 가장 자주 경기에 나서면서 두 번째로 많은 공을 던졌고, 가장 오랜 이닝을 소화했다. 겨우내 레슨장까지 따로 다니며 구슬땀을 흘림으로써, 정규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최고 구속을 끌어올렸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으나 문제가 터졌다. 너무 오버 페이스하는 바람에 밸런스가 깨지고 말았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3학년 시즌에 인상 깊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평균 이상의 신체 조건을 십분 활용해 높은 타점에서 최고 148km/h의 빠른 공을 내리꽂는 윤현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세컨 피치인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는 작년부터 좋은 평을 받았다. 2학년 때는 제구 문제가 없었음을 생각하면 올 한 해의 제구 불안 역시 시즌 전 오버 페이스의 여파일지도 모른다.


당장 내년부터 전준표·김서준·박정훈과 함께 2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차세대 선발 에이스로서 경험치를 쌓아나갈 가능성이 크다. 갖고 있는 무기가 확실하므로, 구단 계획에 따라서는 루키 시즌부터 1군에서 중간계투로 기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5라운드 전체 41순위 - 마산용마고등학교 전태현(SS)

(원본 사진 출처 : 스포티비)

5툴 플레이어. 120타석 동안 12개의 삼진만을 당하면서 3할 8푼의 고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컨택 능력을 갖췄다. 다섯 개의 홈런으로써 펀치력 또한 증명했다. 주력 역시 준수하며, 수비면에서는 탄탄한 기본기와 함께 최고 130km/h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를 갖췄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오각형의 모습을 갖춘' 선수다. 


사람에 따라서는 전태현의 오각형이 프로에서 유의미한 강점을 가지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다섯 개의 홈런 중 네 개가 주말리그에서 나왔으며, 컨택과 수비 또한 드래프티 중 최상위권의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주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태현이 이번 드래프트에 나온 타자들 중 가장 밸런스 잡힌 타격 능력을 갖췄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준수한 타율의 중거리 타자로서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전태현의 2024시즌 하반기 타격 및 수비 영상.




6라운드 전체 51순위 - 대구고등학교 양현종(3B)

(원본 사진 출처 : 파이낸셜뉴스)

2학년 때부터 곧잘 치는 타자였다.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타점상과 최우수선수상을 석권하면서 이듬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올해 역시 주말리그가 개막한 지 얼마 안 돼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등 타격면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수비에서도 크게 흠잡을 곳이 없다. 3라운드에서 지명된 여동욱과 마찬가지로 공·수·주 모든 면에서의 밸런스가 좋은 우타자다.


여동욱과 함께 코어 유망주가 전무한 2군 내야의 양 코너를 양분하며 많은 타석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통적인 관념의 1루수나 3루수에 비해서는 사이즈가 다소 작다는 점과 4이닝뿐이지만 유격수 수비를 본 적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구단에서 양현종의 수비면에서의 역할을 굳이 1루와 3루로 한정시키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7라운드 전체 61순위 - 대구고등학교 권혁빈(SS)

(원본 사진 출처 : 동아일보)

23경기 동안 무려 31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올 한 해 고교구 선수 중 가장 많은 베이스를 훔쳤다. 106타석 동안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면서 겨우 6개의 삼진만을 당하고 무려 25개의 4사구를 얻어 나갔을 정도로 컨택과 선구안도 빼어나다. 수비면에서는 유격수로서 강한 어깨를 뽐냈다.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야수가 1·2군을 통틀어 단 두 명밖에 없을 정도로 '거북이 딜레마'에 빠져있는 키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툴가이다.


고형욱 단장은 드래프트 직후 "내야수를 많이 뽑긴 했지만, 전부 다 내야수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선수에 맞춰 포지션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염승원과 어준서가 우선적으로 키스톤 자리에서 경합할 것임을 고려하면 권혁경의 외야행에 무게가 실린다. 무주공산인 2군 주전 중견수 자리를 차지할 경우 '잘 치고, 빠른 발로써 잘 달리며 잘 잡는' 클래식한 교타자형 중견수로서의 성장이 기대된다. 

권혁의 2024시즌 상반기 타격 및 수비 영상.




8라운드 전체 71순위 - 경기상업고등학교 정세영(LHP)

(원본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최고 140km/h 중반대, 평균 140km/h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까지 24.1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괴력투를 펼쳤다. 같은 졸업 학년으로서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던 임다온(8R 전체 75순위), 임진묵의 부진으로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1년 내내 펼친 호투였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를 가졌다.


투수로서 평균 이하의 체격을 극복하기 위해 극단적인 오버핸드 스로로써 공을 던진다는 점, 투구폼으로 인해 제구력이 매우 빼어나지는 않으나 구속 이상의 구위로써 이를 커버한다는 점, 그리고 간결한 팔 스윙 덕에 패스트볼과 분간하기 어려운 체인지업이 세컨 피치라는 점 등등 여러 면에서 같은 팀 선배인 김재웅을 연상케 한다. 필승계투로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정세영의 2024시즌 상반기 투구 영상.




9라운드 전체 81순위 - 경기상업고등학교 임진묵(RHP)

(원본 사진 출처 : 조선일보)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에 이름이 불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148km/h의 빠른 공으로 45이닝을 던지는 동안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서는 14.1이닝 15탈삼진 1실점의 괴력투로써 약체팀이라는 평가를 받던 경기상업고등학교 야구부를 준결승전 무대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4번 타자 한지윤(3R 전체 22순위 한화 이글스)과 함께 극심한 고3병에 빠지며 9라운드까지 지명 순번이 내려오고 말았다. 최고 구속(147km/h)도 작년에 못 미쳤으며, 제구도 좋지 않았다. 구속 향상을 위해 겨우내 10kg 가까이 몸을 불렸던 것이 밸런스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조급해하지 않고 찬찬히 몸을 만들기만 한다면 상위 라운드 지명이 예상될 때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10라운드 전체 91순위 - 제물포고등학교 오혜성(RHP)

(원본 사진 출처 : OSEN)

최고 147km/h의 포심 패스트볼과 스플리터를 구사하는 우완 투수. 약체팀으로 꼽히는 제물포고등학교 야구부의 에이스로서 한 해 동안 홀로 마운드를 지키다시피 했다. 서울고등학교, 대구상원고등학교, 덕수고등학교 같은 강팀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피칭을 하며 스카우트의 눈도장을 받았다. 키움 구단 스카우트는 오혜성에 대해 "투구 감각이 뛰어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들을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오는 주인공 같은 야구선수로 기르기로 다짐했던 아버지에 의해 어린아이 시절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다만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던 외인구단의 설까치와는 달리, 히어로즈의 오혜성은 아직까지도 아버지와 함께했던 야구 연습이 추억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 끈끈한 부자 관계를 유지하며 자랐다. 




11라운드 전체 101순위 - 경남대학교 정동준(RHP)

(원본 사진 출처 : MHN스포츠)

홈 플레이트를 등진 채 와인드업하는 투구폼으로 최고 151km/h의 빠른 공을 던지는 대졸 투수. 대학 진학 후 투수로 전향했으며, 3학년 때까지 공식전에서 18.1이닝만을 투구했기 때문에 대학 에이스 출신에게 따라붙는 부상 리스크도 적다. 마산용마고등학교 시절 유격수로 뛰었기 때문에 투구 후 후속 플레이나 주자 견제에 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세컨 피치로는 커터, 그 외 변화구로 슬라이더·스플리터·투심을 구사한다.


<MHN스포츠>의 보도에 의하면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구단 소속 스카우트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해당 스카우트는 1년 동안 관심을 갖고 정동준을 지켜봤으나, 정동준이 "가능하다면 KBO리그를 거쳐 미국으로 가고 싶다"며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해당 기사가 사실이라면 키움은 미래의 메이저리거를 11라운드에서 지명하는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선발보다는 중간 계투로서 1군에서 모습을 비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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