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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Jan 24. 2022

우리가 자꾸만 할 일을 미루는 이유

우리 머리 속에는 할 일을 미루는 원숭이가 산다

많은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야심 차게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연말에 목표한 방향대로 완벽하게 삶을 이끌어가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미루게 되는 버릇(procrastination)'이 많은 사람들의 계획 달성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오래된 TED Talk이긴 하지만, Tim Urban의 <Inside the Mind of a Master Procrastinator> 강연을 보고 나서 저는 나름대로 조금이나마 ‘미루는 버릇을 극복하고 계획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 글을 통해 해당 콘텐츠의 내용을 조금 소개하고, 어떻게 하면 더 계획을 잘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할 일을 미루게 되는 이유

Tim Urban은 ‘미루는 습관을 가진 사람(Procrastinator)’(=거의 모든 인간)의 머릿속을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자(Rational Decision-Maker)’가 하나씩 들어 있지만, 그와 동시에 ‘즉각적인 보상을 바라는 원숭이(Instant Gratification Monkey)’도 한 마리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합리적 의사 결정자’는 우리의 계획을 합리적으로 차근차근 해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옆에는 ‘즉각적인 보상을 바라는 원숭이’가 있기 때문에, 원숭이가 핸들을 가로채 당장 즐거운 것들(잠깐 게임을 한다든지, 잠깐 동영상을 보며 쉰다든지…)로 그 주인을 이끌게 되죠. 


하지만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은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일을 끝내게 됩니다. Tim Urban은 그것이 '패닉 몬스터(Panic Monster)' 덕분이라고 하는데요. 마감 기한이 다가오면 ‘패닉 몬스터(Panic Monster)’가 머릿속에 등장하고, 그러면 이에 겁을 먹은 ‘즉각적인 보상을 바라는 원숭이’가 도망가서, ‘합리적인 의사 결정자’가 다시 핸들을 잡을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TED Talk은 미루는 습관을 꽤 유쾌하고 단순하게 설명하지만, 실제 저희가 일을 미룰 때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잘 짚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비유를 누구나 학창 시절에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방학 숙제 미루기’에 대입해보면,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방학이다! 방학 숙제로 매일 일기를 써야 한다. 

2. 마침 TV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방송 중인데, 이것만 보고 써야지.

3. 졸리니까 오늘은 그냥 잘까? 아직 방학은 많이 남았으니 내일 쓰지 뭐.

4. (2), (3)번 반복하기

5. 미루다 보니 벌써 개학 일주일 전이다!

6. 결국 급하게 방학 일기를 몰아서 쓴다.


‘미루기’는 원래 계획한 일을 다 하지 못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자책감과 스트레스를 준다는 점에서도 좋지 않은 습관입니다. 작심삼일로 새해 계획을 이루지 못하고 연말을 맞이하면, 누구나 마음이 무겁고 스스로를 원망하게 되죠. 그렇다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계획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계획을 잘 지키기 위해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기’나 ‘다른 사람에게 목표 공유하기’,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목표 만들기’ 등도 모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다른 글에서 이미 다루기도 했고, 오늘은 '계획'에 초점을 맞춘 방식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관련 글: 꾸준한 나를 넘어, 실패하는 내가 되기 위하여)


제가 추천하는 계획법은 바로 ‘짧은 기간 단위로 계획 세우기’입니다. 예를 들어 한 해의 목표를 설정할 때, 1년 단위로만 계획을 세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주간 단위로 매주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Tim Urban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처음에 할 일이 생기면 일단 ‘합리적인 의사 결정자’가 핸들 앞에 앉습니다. 비록 ‘즉각적인 보상을 바라는 원숭이’가 나타나서 헤집고 다니다가도, 마감기한에 가까워지면 또다시 원숭이는 쫓겨나고 ‘의사 결정자’가 핸들을 잡게 되죠. 저는 만약 ‘시작 시점’과 ‘마감 기한’ 사이의 간격을 좁힌다면 원숭이가 활개 치고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의사 결정자'가 더 많은 것을 달성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주간 단위 계획법’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에 저 자신에게 테스트(?)해 본 결과, 주간 단위 계획법은 단순한 연간 단위 계획법보다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연간 단위로 ‘책 20권 읽기’라는 계획을 세워두면, ‘이번 주는 피곤하니까 다음 주에 읽지 뭐’라고 생각하며 어영부영 계획을 미루게 됩니다. 그런 반면에 주간 단위로 ‘책 1권 읽기’라는 계획을 세우면, 금요일 정도에 ‘패닉 몬스터’가 원숭이를 쫓아주면서, 결국 일요일까지 책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매주 계속해서 강도 높은 계획을 설정하면 번아웃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쉴 시간을 확보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간 단위 계획법은 시작과 마감 사이의 간격을 좁혀서 더 많은 것을 달성하게 해주는 것 이외에 또 다른 장점이 있는데요. 바로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계획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해의 계획을 연초에 세우다 보면, 종종 연초에 생각한 우선순위와 연말에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초의 업무를 기준으로 ‘A 분야를 공부하자’는 계획을 세웠는데, 중간에 주요 업무 분야가 바뀌어서 ‘B 분야에 대한 공부’가 중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계획을 주간 단위로 세운다면, 이런 경우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죠. 그렇다고 ‘이번 주는 힘드니까 계획을 최소한으로 세워야지’라는 식으로 매주 자신의 원숭이에 맞게 유연한 계획을 세우면 안 되겠죠?



저는 주간 단위 계획법을 말씀드렸지만, 꼭 계획을 주간 단위로만 설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다 큰 그림을 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저는 보통 1) 연초에 연간 계획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2) 분기초에 분기별 계획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3) 매주 주간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저에게 잘 맞는 방식이라고 모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매주 마감 기한을 설정하면 너무 스트레스일 것 같다!’ 싶으신 분들은 2주 단위로 계획을 세우거나 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변주를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미루는 기질을 가진’ 분들에게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모두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여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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