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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Jun 17. 2021

큐플릭스 - 다다(DADA) Part.6 우린아방가르야

(연재소설/로맨스/웹소설)

https://brunch.co.kr/@qrrating/221 

처음부터 보기 1편 링크 ↑ ↑ ↑


  ‘미친 나무’


  나는 프로젝트의 이름을 그렇게 불렀다. 목재는 품종, 습도, 건조 상태, 병해 유무 등등 고려사항이 많은 데다 현행법상 도심지 목재 건축은 불법이기 때문에 시골 주택에나 알맞은 재료였다. 선배님, 심지어 교수님도 만류한 이유다. 하지만 ‘미친 나무’가 상용화된다면 이론상 10층에 달하는 고층건물을 목재로 지을 수 있게 된다. 


  법이 기술을 따라가지 못했을 뿐이다. 그동안 외국의 사례를 수집하고 그동안 배운 이론과 국내기술, 상용화 가능성까지 공들여 조사했다. 시제품까지 만들어가며 졸업논문에 몰두한 내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충분히 상용화할 수 있다’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뒷산에 올랐다. 캠퍼스는 대도서관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그리스풍의 인문대 건물, 우측에는 유리로 외장을 덮은 미대, 체대 건물, 그리고 언덕 위에 자리한 투박한 공과대 건물이 있었다.(창고 건물은 철거되었다.) 그리고, 다다의 아틀리에가 있던 자리에 ‘네오 르네상스관’이라는 새 건물이 지어지고 있었다. 서양미술사 시간에 배운 바로는 그리스건축의 코린트 양식을 차용한듯했다. 다다라면, 저 기둥 사이에 코끼리 다리 하나쯤 넣지 않았을까? 웃음이 났다. 얼굴에 빗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언젠가 너는 꿈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었다. 다다의 언어는 그때그때 날씨나 습도에 영향을 받았다. 나는 갖고 싶어 이를테면 그림들을 무한히 그려내 만든 온전한 그림을, 그런 건, 이미 그림이 아니지 않을까 나는 대체로 싸늘한 반응이었지만, 다다는 개의치 않았다. 그런 건 관념에게나 줘버려, 그리곤 무더운 여름이었다. 미로 속에 갇히는 꿈이라도 꾼 걸까, 무너진 것은 벽? 나는 차마 생각해내지는 못하고 다짐했다. 다다의 방식이었다. 우린 아방가르드야, 내 생각도 그래. 나는 나무를 심어 선물할 거야. 괜찮겠니?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다만, 사방에서 토마토 냄새가 진동할 뿐이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qrrating/221   1편 - 미친나무

https://brunch.co.kr/@qrrating/222   2편 - 요즘 내 기분

https://brunch.co.kr/@qrrating/223   3편 - 비파괴 검사

https://brunch.co.kr/@qrrating/224   4편 - 자화상

https://brunch.co.kr/@qrrating/225   5편 - 나무와 콘크리트

https://brunch.co.kr/@qrrating/226   6편 - 우린 아방가르드야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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