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ssu Rainbow Bridge
여기는 훈자, 파수 마을. 고개만 돌리면 사방이 뷰 포인트.
대자연은 그저 경이롭다.
왜 사람들이 그 고생을 해 가며 그 돈을 쓰며 고산 트레킹을 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이렇게 포장도로만 다녀도 풍광이 이렇게 좋은데, 빙하길을 따라 트레킹을 하면 얼마나 절경이 많을까. 손과 발은 언제나 부지런하다. 그렇게 할 마음을 먹기가 힘든 거지. 요즘엔 전문 산악인이 아니더라도 가이드 트레킹 프로그램이 많아서 조금만 준비하면(체력+돈) 일반인도 누구나 유명 고산지대 트레킹이 가능한 시대이다.
돈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산행을 견딜 체력을 조금만 길러서 인생에서 한 번은 가 보고 싶다. 젊어서는 시간과 체력은 있는데 돈이 없고, 중년이 되어선 체력도 돈도 있지만 일하느라 바빠서 시간이 없고, 나이가 들어선 돈도 시간도 많지만 체력이 없다던데 나도 완전 공감하는 말이다. 이번 훈자 여행도 내가 "파키스탄 파견자" 신분이고, 마침 이 나라가 한국의 설날 명절처럼 "민족 대명절" 시기여서 회사도 휴무라 이곳에 올 수 있었지, 직장인 신분으로 파키스탄 훈자로 여행을 온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한국에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오는데 만 하루 ~ 이틀(직항이 없다). 이슬라마바드에서 훈자까지 이동에 또 하루. 훈자에서 딱 하루 관광일정 잡고 같은 여정으로 한국에 돌아가면, 가는데 사흘 오는데 사흘 구경에 딱 하루만 할애해도 장장 7일이 필요하다. 작정하고 한 달 여행을 떠난 배낭여행객 또는 파키스탄 현지 거주 사람들 말고는 훈자 관광이 힘든 이유다.
바투라 빙하(Batura Glacier) 뷰 포인트 바로 맞은편에 있는 파수 무지개 다리(The Passu Rainbow Bridge). 무언가 조금씩 부실해 보이긴 하지만 나름 어트랙션 액티비티를 갖춰놨다. 무지개 다리 아래로는 이미 블랙 워터에서 에메랄드 워터로 색깔이 예쁘게 바뀐 훈자강 빙하수가 시원한 소리를 내며 맹렬하게 흐르고, 무지개 다리 나무발판은 듬성듬성 충분히 넓어서 사람 몸통 하나가 쏙 빠지기엔 아무 무리가 없게 만들어놨다(이쯤 되면 일부러 그렇게 한 듯?). 같이 온 여행멤버 O 법인장님은 성큼성큼 용감하게 완주를 하고 오시는데 나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모험을 즐기지 않는 스타일이라 저~ 멀찍이 다리 입구에서만 인증샷만 남기고 왔다. 이 나라 사람들이야 알 길이 없겠지만, 한국인들에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는 어감도 어째 좀 그렇잖은가.
https://goo.gl/maps/NzNwFZoifpWseQX49?coh=178572&entry=tt
누군가 친절히 무지개 다리를 건너보고 영상으로 올려놨다. 무슨 말인지는 전혀 모르겠고, 현지 교통용으로 만든 후사이니 서스펜션 브릿지와는 다르게 이 무지개 다리는 2021년도에 관광 어트랙션용으로 만든 비교적 "신상". 확실히 나무발판의 상태가 후사이니 서스펜션 브릿지보단 훨씬 튼튼해 보인다. 건너가는 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시다면 다음 유튜브 영상을 한 번 보시라.(나는 영상을 다시 봐도 안 건너가길 잘한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_9tScspYKws
※ 후사이니 출렁다리 이야기는 아래 참고
https://brunch.co.kr/@ragony/260
혹시 이상한 점 느끼신 분?
나 역시 현장에선 전혀 인식을 못 했었는데 찬찬히 사진을 정리하다가 드는 의문점.
우리가 아는 무지개 색상은 빨주노초파남보 아님?
그런데 왜 여긴 노빨주초파보남으로 해놨을까....(확대해서 보니 7개 색상이 맞긴 하다.) 설마 국가가 다르다고 무지개 색상구성 순서가 다른것도 아닐텐데. 어딘가 살짝살짝 엉성하단 말이야...
(다음 얘기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