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4
물탱크 소리는 매미소리
방수 페인트는 초록들풀
비행기는 바람의 노래
반짝반짝 피부는 모래사장
연하늘색 도화지에 하얀 물감
겨울에 만난 뜻밖의 여름
해가 내리쬐는 겨울날 옥상의 썬베드에 누워 떠 오린 시입니다. 온몸으로 해를 쬐고 있던 그날은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생명력이 느껴졌습니다. 물탱크 소리, 옥상의 초록색 방수 페인트, 날아가는 비행기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피부, 하늘에 수놓아진 구름들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이 순간은 '그 순간에 완전히 머무르는 것'의 황홀함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