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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0. 2024
07. Day 3 감성이 넘치는 그랜빌 아일랜드
칠순 아빠와 함께 하는 첫 해외여행
그랜빌 아일랜드에서 사촌 동생 식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어서 우리는 스탠리 파크에서 "그랜빌 아일랜드"로 갔다.
그랜빌 아일랜드는 도심의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1970년대에 버려진 산업지에서 예술과 문화 허브의 장소로 변모한 곳이다. 그래서 기존의 산업에 쓰이던 건물들의 용도를 바꿔서 사용하고 있어서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가장 유명한 퍼블릭 마켓의 건물은 한때 벌목, 광업, 해운업 등에 필요한 장비를 제조 및 판매하던 회사들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많은 문화 공연이 열리고 있어서 공연 예술과 축제를 즐길 수도 있고, 넷 로프트 숍과 아티산 디스트릭트에서 여러 캐나다의 아티스트들을 접할 수 있다.
오후 늦게 그랜빌 아일랜드에 왔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간신히 주차를 하고 바로 "퍼블릭 마켓"으로 들어갔다.
특별히 살 것은 없어도 퍼블릭 마켓은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왜냐하면 시장이 너무 이쁘기 때문이다.
정리정돈을 좋아하는 나는 이 마켓의 진열을 너무 좋아한다. 뭐 하나 안 예쁘게 놓인 것이 없다. 진열대에 얼음을 깔고 곱게 쌓아둔 야채들도 가지런한데 야채 이름표 마저 가지런하다.
체리나 딸기 같은 작은 과일들은 색을 맞춘 바구니에 탑처럼 쌓아져 있고 사과도 색별로 그러데이션 진열을 해뒀다. 수제 파스타집들도 가게마다 각자 통일된 바구니에 파스타가 종류별로 담겨있다. 깔끔하게 정리된 가게, 가게마다 독특한 작은 간판들 볼 수록 만족감을 준다.
시장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자꾸 찡얼거려서 나는 중간에 아이들을 아이스크림으로 입막음하고 다시 마켓 안을 돌았다.
마켓 안에는 식자재나 음식들 말고도 수공예품을 파는 작은 부스들도 있다. 나는 장난감 가게에 서서 한참을 구경했다. 살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둘 곳이 없어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이렇게 시장이 정갈할 수 있구나 넋을 놓고 구경하다가 폐장 시간이 되어 나왔다.
저녁은 그랜빌 아일랜드 안에 있는 노란 건물이 인상적인 "Tap & Barrel"에 사촌 동생이 예약을 해두었었다.
먼저 온 우리가 점원의 안내에 앉자 마자, 그는 오늘의 메뉴 등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었다. 너무 빠르고 메뉴 발음이 너무 생소해서 거의 절반 정도밖에 못 알아듣고 버벅거리고 있는 순간 우리의 구원수 사촌 동생 식구들이 도착했다. 영어를 잘하는 일행은 둔 것은 이렇게 편한 것인가? 사촌 동생 와이프인 S는 순식간에 부실 가이드인 나의 짐을 덜어주었다.
애피타이저로 시킨 홍합 요리는 토마토와 하리사를 넣은 국물 요리와 아이올리 소스에 찍어 먹는 감자튀김과 같이 나온다. 1호의 취향이었는지 1호가 엄청 홍합을 잘 먹어서 우리는 이것은 하나로 더 추가로 주문했다. 나쵸 요리는 흔히 아는 맛이지만 조금 더 소스에서 북미맛이 난다. 내가 너무 먹고 싶었던 맛 북미맛이 여기 있다.
나는 익힌 연어가 들은 따뜻한 시푸드 시저 샐러드를 시켰는데 연어 살이 너무 부드럽고 고소했으며 시저 샐러드도 느끼하지 않게 어우러졌다. 그리고 가장 맛있었던 메뉴는 네모 남자의 크레올 버터가 올려진 스테이크였는데 캐나다에서 낯선 맛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크레올 버터는 정말 생소한 맛이었다. 노란색을 띠는 버터에 작은 알갱이들이 들어있고 스테이크의 풍미를 확 올려주었다. 나중에 한국 가서 만들어보고 싶어도 뭐가 들었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키즈 메뉴였는데도 어른 메뉴만큼 양이 많았고 아버지는 맥주 안주용 메뉴를 골랐다. 모두가 메뉴에 만족스러워하는 저녁이었다.
지난번 밴쿠버 여행과 사진을 비교해 보니 특히 1호가 엄청 컸다.
마켓이 정말 이쁘다. 정리정돈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마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