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우리 집 앞 집에 3남매를 키우는 아줌마가 있었는데... 둘째가 나랑 나이가 같은데 또래보다 느리게 행동했고 특수학교를 다녔어요. 처음에는 느리게 크나보다 했는데 염색체 질환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염색체문제는 고쳐지지 않는 병이구나 생각했죠. 그래서 난 우리 애가 아프다 하더라도 염색체 질환만 아니면 다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집은 돈이 많아서 가난한 우리 집보다 넉넉하게 사는 거 같아서 부러웠는데 그 집 아줌마는 늘 나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어요. 내가 좀 말은 안 듣는 거 같아도 일반적인 아이들처럼 크는 나를 보면서 내 아이도 저렇게 자라면 좋겠다는 눈빛이었어요. 뭔가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슬픔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하려나? 아직도 그 아줌마가 나를 쳐다보던 눈빛이 안 잊어져요. 우리 애도 건강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그 눈빛이요... 그래서 내가 임신해 보니 그때 기억이 생각나면서 내 아이는 절대로 염색체 질환이면 안된다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우리 꼭 건강한 아이 낳아요! 알았죠?
그렇게 힘든지 몰랐어.
그리고 티가 난 적이 없었어.
얼마나 힘든지 다른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씩씩했잖아.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보다
더 잘 웃고 늘 밝았잖아.
그래서 가까이에서 지켜봤지만
힘들어한다는 걸 느낄 수 없었어.
어떻게 그런 거야? 힘들었을 거 아냐.
근데 어떻게 그렇게 잘 이겨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