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프리랜서 프리워커의 계약

김하나 황선우의 대화 여섯 번째

프리랜서 혹은 프리워커를 위한, 김하나 황선우 작가님의 대화입니다. 6편.


여자 둘이 일하고 있습니다.

1편 - 프리랜서 프리워커 적성검사 https://brunch.co.kr/@rory/861 

2편 - 프리랜서 프리워커 나만의 리듬 만들기 https://brunch.co.kr/@rory/862

3편 - 프리랜서 프리워커 강점 발견 https://brunch.co.kr/@rory/863 

4편 - 프리랜서 프리워커 퍼스널브랜딩 (셀프브랜딩) https://brunch.co.kr/@rory/959 

5편 - 프리랜서 프리워커 홍보 (PR) https://brunch.co.kr/@rory/960 

6편 - 프리랜서 프리워커 계약


https://www.youtube.com/watch?v=h4o7arGyLkc&t=751s 


*김하나 작가와 황선우 작가의 책을 읽었고, 그들과 관련된 유튜브 콘텐츠를 보다 '여자 둘이 일하고 있습니다'까지 이르게 되었다. 프리워커 3년차에 접어든 내게, 너무나도 꿀같은 이야기들이 흐르는게 아닌가. 그들 대화 일부를 채집해야지 싶었는데, 퍼블리에 그들 이야기가 연재되었단 걸 알게되어~ 회사 계정으로 입장해 주옥보다 더 빛나는 그들 대화 몇을 기록한다. 아래는 지극히 일부고 전체 본문을 보는 걸 추천한다(본문을 보기 어렵다면,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도 방법이다)


1. 김 - 프리들의 모든 일이 계약서를 쓰고 진행되지 않아요. 잡지 원고 청탁 처럼 비교적 간단한 일의 약속은 이메일로 오가요.


2. 황 - 기본적으로 일은 계약서를 쓰고 진행. 계약의 세부 내용 또한 상대방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협상으로 조정할 수 있어야. 프리는 최대한 자신을 보호하면서 일해야.


3. 황 : 저는 계약서를 역순으로 접근. 내가 확인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 뭔지 먼저 적어봐요. 할 일의 범위와 책임, 마감일자, 보수, 인세, 입금 날짜, 문제시 분쟁해결 방법 등. 이렇게 체크해야 할 것을 먼저 생각해두고 그 부분을 찾아 확인. 그렇게 해도 헛갈리거나 궁금한 내용을 계약 담당자에게 따로 물어봐요. 그분은 계약 내용을 숙지해 저에게 설명해 줄 의무가 있으니까요.


4. 김 - 계약 이후로도 길게는 몇 년이나 효력이 유지되고, 계약서에 서명한 이상 협의된 내용을 돌이킬 수 없으니 신중해야죠. 협상을 하고 계약을 하는 것은 내가 돌입할 이번 프로젝트의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나는 어떤 조건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인가를 일단 아는 것도 중요해요.


5. 황 - 이 시리즈에서 여러 번 강조하게 되는 얘기.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해요. 금전적 보상인지, 여유로운 작업 기한인지, 자율성인지. 계약 조건을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고 일에 들어가는 것이 마치 딴지 걸기나 분란을 일으키는 것처럼 오해받지 않았으면. 이 과정은 우리가 더 일을 잘하기 위함.


6. 황 - 명확히 하고 들어갔으면 해요.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입 밖에 내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금액 수익배분 마감 보상 등. 여러 가지 내가 원하는 조건에 대해 분명하게 표현하고 지킬 줄 알아야 해요. 프리로 일하는 동안 쭈뼛대지 않으며 편안하고 부드럽게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말할 수 있는 어휘와 화법을 길러보자..라는 마인드를 가져 보심 좋겠어요.


7. 김 - 협상의 어휘를 수집해두는게 생각보다 중요. 프리 카피라이터로 일할 때 돈 얘길 너무 못하겠더라구요. 나름 생각해낸 방법이 '저는 정액제로 일합니다'라고 얘기하면서 한 프로젝트당 받아야 하는 카피 비용을 일률적으로 못 박았어요. 그런데 어떤 프로젝트는 생각했던 시간보다 오래 걸리고 수정도 여러번. 그런데 비용을 더 받아야겠다는 말을 도저히 못 꺼내서 난처. 그때 지인이 추천한 표현에 무릎을 쳤어요 "미터기 새로 꺾으셔야겠는데요?" 이렇게 하니 딱딱해지지 않으면서 정겹게 의사를 전달. 뒤로 상대방을 욕하며 맞추기 보다, 가볍게라도 짚고 넘어가는 게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을 더 투명하게 만듭니다.


8. 김 - 원하는 바를 꼭 부드럽게 말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지는 않으면 좋겠어요. 때로는 건조하고 사무적으로.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도 필요. 저는 '돈'대신 견적, 보수, 페이, 결제, 입금 등의 어휘를 모아뒀어요. '돈이 얼만가요?'보다 '책정된 견적은 어떻게 됩니까?'로 표현하면 얘기가 좀 나아요.


9. 김 - 내가 생각하는 합당한 보수 또는 조건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클라이언트와 일을 하고 있고, 그에게서 올 불이익이 걱정된다면 점진적으로 다른 클라이언트 풀을 넓혀놓아야 해요. 거래처가 끊길까 하는 걱정 때문에 필요한 협상조차 할 수 없게 무력한 마인드가 굳어지면, 결과적으로 더 큰 뭔가를 잃게 되는 거예요.


10. 김 - 프리가 오래 일하기 위해서 조금씩 페이를 올려가는 과정이 필요. SNS 팔로워 수, 작업 비용, 같이 일하는 클라이언트 규모 같은 것을 언급하며 협상. 미국의 에세이스트 록산 게이 역시 자신의 아티클 조회수나 공유된 숫자 등의 데이터를 가지고 원고료 협상에 활용한다고 들었어요. 수치화 할 수 있는 모든 자료는 협상의 근거가 됩니다.


11. 황 - 중요한 것은 '얼마든지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 같아요. 완벽하게 협상의 여지가 0 인 것은 없어요. 대신 비용을 높인다면 회사에 보고를 해야 하니 근거와 명분을 만들어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 어떤 강점이나 영향력, 내가 덜어줄 수 있는 수고, 이전의 판매량이나 조회수, 이 일에 들이는 나의 노력이나 자원, 내 작업의 희소성 같은 것들에 대해 말이죠.


12. 김 - 나보다 연차가 낮은 남자 직원과 얘기하다 그의 연봉이 나보다 높은 걸 알게 되었어요. 회사란 이런 곳이구나. 얘기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구나..를 깨닫는 계기가 됐죠.


13. 김 - 협상의 영역을 미리 제한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적용. 급여 카드를 던져 상대방이 수용하지 않으면 다른 조건의 카드를 제시. 예전 어떤 선배는 희망 연봉을 맞춰주기 힘들다고 하니까 '맥북 사주세요'해서 받았더라고요. 또 당장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해도, 나중에 다시 시도를 했을 때 꾸준히 요청을 해왔다는 이유로 이루어지기도 하고요.


14. 김 - 같은 업계가 아니더라도 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프리 친구가 있으면 도움이 돼요. 어떤 일을 어느 정도 견적과 조건으로 하려고 한다는 상황을 말하고 의견을 구해볼 사람이 있다는 게 심리적으로 든든하거든요.


15. 황 - 스스로를 위한 협상이 어려우면 약간 유체이탈하듯 3자의 일처럼 생각해 보세요. 그럴 때 우리는 조금 더 용기를 내서 나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16. 김 - 큰 회사와 계약을 하더라도, 불합리하고 납득이 안 되는 내용이 있다면 얼마든지 이의제기를 할 수 있어요. 저는 얼마 전 어떤 회사와 계약을 했는데 '명예와 품위 존속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하는 조항이 부과되어 있더라구요. 이건 계약과 무관하게 제가 기본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것. 하지만 거꾸로 그 회사가 뭔가 잘못하면 저는 그쪽에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아니잖아요. 일방적으로 요구받는 것은 부당하다 싶어 그 조항을 빼달라고 요청. 회사에서도 받아들였어요.


17. 황 -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협상이라는 것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라' 협상에 임할 때 우리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싸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책에서 비중있게 다뤄져요.


18. 김 - 얘기를 나눌수록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는 것, 협상하는 사람의 태도를 갖추는 것 자체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19. 황 - 맞아요. 계약 조건은 무슨 신성불가침의 십계명 같은 것이 아닙니다. 돌에 새겨져 지울 수 없는 게 아니에요. 모든 것은 협상할 수 있다. '계약서를 새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인드가 일단 중요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