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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Jan 18. 2021

그저_글

눈이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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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네요.

눈이 옵니다.


퇴근하는 골목길 가득 소복이 쌓인 눈에

발자국을 남기며

'우와 우와 '

마냥 처음 눈을 본 아이처럼 웃음이 났어요.


밤은 어두운데 가로등 불빛을 받아

붉게 빛나는 그 길에

두 발을 가지런히 모아놓고 사진을 찍었어요.


내가 걸어온 그 길에

내일 아침이 되면 누군가 따라 걷지 않을까

상상을 하며 뒤돌아보니

괜히 적막한 것이

괜히 시큰해졌어요.


사람은 가끔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면서도

헛헛한 마음을 꺼내어 보고

날이 추워야 보이는 그 긴 숨을 기어이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 있는듯해요.


아름답네요.

이 적막함

이 쓸쓸함

이 헛헛함


눈이 녹아 젖어드는 신발에

발이 시려 오늘은 이만 들어가야겠네요.


잘 자요.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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