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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ug 01. 2015

기적이 일어나다.

지금도 시골 교회에서 목회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6.25로 나라가 피폐해진 그 당시 시골 목회의 사정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장티푸스에 걸렸다. 의료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었던 아버지로서는 속수무책 죽음을 기다려야 했다. 고열에 시달리면서 고통 가운데 있을 때였다. 


주일날 겨우 설교하고 월요일 집에 누워 몸조리하고 있는데 옆 동네 전도사가 찾아왔다.  서울 교회 목사님을 모시고 부흥회 하려고 약속하고 현수막 걸고 했는데 다른 약속이 있다고 부흥회를 못 오시겠다는 사정 이야기하였다. 이제 저녁에 교인들은 모여들텐데 강사가 없는 부흥회가 있느냐. 그러니 아버지가 와서 부흥회를 인도해주면 안 되겠느냐.통사정하였다.  


아버지는 한 번도 부흥회를 인도해 본적이 없어서 자신은 할 수 없다고 사양했다. 더욱이 지금 장티푸스로 고열에 시달려 나 자신도 가누기 힘들다고 극구 사양했다.   그러나 전도사는 막무가내로 모여드는 교인들을 생각해서 그냥 설교만 해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하였다. 가지도 않고 계속해서 부탁하는 전도사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북에서 공산주의 치하에서 숨어서 설교하면서 '내가 마음 놓고 설교하다 죽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던 생각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아! 이 자리가 나로 하여금 죽으라고 하는 자리인가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웃교회 전도사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오늘 설교하다 죽으리라 결심하였다. 그리고 전도사의 뒤를 따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갔다. 


지팡이에 의지해서 겨우 따라가는데 길은 너무나 험하고 멀었다. 고개를 몇 개를 넘어서 겨우 도착했는데 강사님이 오셨다고 무슨 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데 아버지는 아무 생각 없이 냉면이면 충분하다고 대답했다. 저녁으로 냉면을 준비해왔는데 고열에 냉면을 먹고서 그만 체하였다. 아버지는 진짜 내가 오늘 여기서 죽으려나 보다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첫 집회를 인도하러 올라갔다. 강대상을 의지한 체 병든 몸으로 설교하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했을까?아버지는 죽음이 자신을 찾아올 때까지 설교하였다. 죽기를 갈망하고, 죽음을 기다리며 마지막 설교를 하였다. 


그렇게 죽음을 기다리며 설교하는데 창문 밖에서 닭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꼬꼬댁~~~" '이 동네 닭은 참 이상하다.'  '무슨 닭이 초저녁에 우는가?' 그런데 창문 밖으로 서서히 날이 밝아왔다. 그만 밤을 새우면서 설교를 한 것이다. 그날 모인 성도들 중에 한 명도 졸거나 자는 사람이 없이 다 아버지의 설교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마지막 죽음을 앞에 두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설교했던 아버지로서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밤새 설교를 하고 나니 몸의 모든 질병이 다 사라지는 체험을 하였다. 그날 그 교회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났다. 그것은 아버지의 질병이 다 사라진 것뿐만 아니라 온 성도에게도 성령의 강권적인 역사가 일어났다. 아버지가 손을 얹어 기도하기만 하면, 병들이 치유되는 기적적 역사가 일어났다. 신유의 은사였다.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있었다. 놀라운 부흥의 역사가 일어났다. 그 다음 날은 창문 밖까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한마디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 교회 부흥회를 마쳤는데 담임 전도사는 서울 목사님보다 훨씬 낫다고 기뻐하였다. 그때부터 아버지는 팔자에 없는 부흥사가 되어서 전국을 순회하며 복음을 증거하기 시작했다. 생명을 내걸고 복음을 증거할 때에 하나님의 크신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아버지 이야기 

8. 너만은 살아다오. 그리고 우리를 기억해다오

7. 기적이 일어나다. 

6. 아버지가 그립다

5. 자립하고 싶어요.

4. 발로 뛰는 목회

3.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2.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1. 하나님만은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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