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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Nov 14. 2023

사랑을 느끼고 맛보고 상상하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듯 사랑이 늘 부족하던 시절, 쉬지 않고 연애했다. 연애는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었고 행복하지 않은 연애임에도 불구하고 그 끈을 놓지 못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가슴 저린 그 행위를 사랑이라고 믿었다. 누굴 만나던 진심으로 사랑했고 상대가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는 날이 다가올까 두려웠다.     


외로워서 단지 사랑이 받고 싶어서 발버둥 치고 있다는 걸 나만 몰랐다. 내가 한 사랑은 가짜였을까. 모든 일은 당사자들만 안다는데, 당사자인 나도 알 수 없다. 상대와 완전히 똑같은 감정일 순 없지만 적당히 비슷하게 마음이 맞을 땐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나와 다른 모습을 보이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듯 느껴지면 상대를 의심하고 사랑을 불신했다.


이별을 고한 건 나면서 이별 후엔 매일 술을 마시고 마르지 않는 눈물만 계속 흘려댔다. 슬픈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한바탕 속앓이를 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사랑에 푹 빠져들었다. 얼마 전까지도 사랑이 없다고 믿고 있었다. 모든 건 아주 잠시뿐이라고. 그 시간 들이 지나고 나면 그 사람 없이 살 수 없을 거 같은 세상도 살아지고 달콤했던 그 순간의 언어도 살결의 향기도 모두 흩어져 버린다고 생각했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것이다. 세상에 아름다운 사랑이 얼마나 많은 줄도 모른 채. 이제 사랑을 믿어보려고 한다. 적어도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 내가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을 가지기로 했다. 종이에 잉크로 물들여진 활자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랑이 없다고 믿은 내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 사고였는지 실감하게 된다.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읽어 내려가면 사랑을 느끼고 맛보고 상상하게 된다.     


결국 그렇게 또 활자의 이야기를 느낀다. 사랑은 존재한다고 여기 있다고 말한다. 그 앞에선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 못 하고 서 있는 나를 발견 한다. 사랑은 그런 것이리라. 세상에 존재하는 설명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의 수만큼 사랑의 모양도 다르게 존재하지 않을까? 사랑의 유무를 판단하는 건 각자의 몫이지만 당신이 어디에 있든, 보이지 않는 사랑이란 존재가 차가운 당신의 온도를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기를.    

      

이 글의 글감은 어디에서 가져왔을까?

-영화 칼럼 이용하기 1     

첫 책의 초고를 작성할 때 많이 이용하던 방법으로 칼럼을 읽는 방법이 있다. 오늘은 영화 칼럼을 한 장 인쇄하여 즐겁게 읽어보았다. <러브 라이프>라는 영화를 다룬 칼럼이었고 주인공들의 깨지고 다시 사랑하고 또 흔들리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칼럼을 읽으면서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냈고 사랑 중에서도 행복하지만은 않은 ‘고통 속에 있는 사랑’이란 분위기를 읽어내어 그러한 사랑 이야기에 내 경험담을 연결 지어 글을 써보자고 구상했다.     


다른 방법으로 키워드를 뽑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는 중요 장소가 제시되기도 하는데 주인공 부부의 아이가 죽게 되자 장례식이라는 장소가 나온다. 이 부분에서 ‘장례식’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장례식장에 가게 되어 생긴 일화, 잊지 못할 장례식, 지금은 곁에 없는 사랑했던 사람, 죽음 등의 키워드로 가지를 뻗어나갈 수도 있다.      


‘불행한 사랑’을 다룬 영화이지만 행복한 사랑 이야기에 관한 자신에 경험을 풀어나갈 수도 있다. 이렇게 영화 칼럼을 읽고 비슷한 나 또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글감으로 정할 수도 있고 칼럼에 나온 키워드를 직관적으로 하나 골라 그 키워드에 맞는 이야기를 쓸 수도 있다. 짧은 칼럼 한 장에도 이렇게 무수히 많은 글감이 나온다.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칼럼으로 글쓰기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Image by bess.hamiti@gmail.com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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