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함께하는 인증샷
이른 아침, 노란 셔틀버스가 아파트 입구로 들어왔다.
선생님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줄을 서고 뒤를 돌아보며 엄마 아빠를 향해 귀여운 미소를 날린다
눈이 마주치면 금세 웃음으로 번진다.
여기저기서 부르는 소리가 합창처럼 울린다.
부모들은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눌렀다.
우리 아들도 아빠 어깨에 손을 올리고,
서로의 볼이 닿을 만큼 바짝 붙어 인증샷을 남겼다.
“엄마, 나 여기! 나 보이지?”
“응, 잘 보여! 오늘도 즐겁게 다녀와!”
앞니 빠진 웃음은
햇빛을 머금은 바람개비처럼 반짝였다.
버스 문이 ‘칙’ 하고 열리자
아이들이 콩알처럼 하나씩 올라탔다.
창가에 앉은 아들은 다시 창문을 열고 소리친다.
“엄마! 오늘은 그림책 읽는 날이야!”
“그래,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읽어!”
버스가 ‘부릉’ 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퉁이를 돌아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팔이 아플 만큼 손을 흔들었다.
그 손짓이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운동장에 커다란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초록 잔디 위로 아이들의 목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야, 나 과자 이만큼 가져왔어!”
“나랑 바꿔먹자!”
아들이 가방끈을 꽉 잡고 달려왔다.
“엄마! 오늘도 나올 거지?
나 뒤쪽 창가에 앉을 거니까 꼭 거기 맞춰 서 있어야 해.알았지? 절대 늦으면 안 돼.”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약속.”
안심한 아들은 버스 쪽으로 달려갔다가,
다시 돌아서 두 손을 흔들었다.
창문 너머 작은 손이,
버스가 모퉁이를 돌 때까지 쉼 없이 움직였다.
시간이 훌쩍 흘렀다.
출근길,
아빠는 문득 창가에서 손을 흔들던 꼬마를 떠올렸다.
오늘만큼은 예전처럼 사진도 찍고
손도 흔들며 배웅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관 앞에서 아들이 말했다.
그럼에도 아빠는 웃으며 아들을 따라나섰다.
버스를 기다리며
“여기 봐봐, 한 장만 찍자.” 하고 사정했지만,
아들은 고개를 돌린 채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아빠는 아들의 뒷모습과 인증샷을 남겼다.
그래도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나온 등굣길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정류장에서,
아빠는 몇 걸음 떨어져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창문에 기대 팔을 흔들던 꼬마 대신,
가방끈을 움켜쥔 사춘기 소년이 서 있었다.
그 뒷모습은,
어느 날 갑자기 출발해 버린 기차 같았다.
나는 플랫폼에 서 있었고,
기차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사춘기가 오면 부모는 조금씩 뒷자리를 맡게 된다.
이제는 엄마와의 대화보다
친구와의 대화가 훨씬 즐겁고,
내가 남긴 톡은 읽지도 않은 채 숫자만 쌓여 간다.
그런데 친구들과는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래도 가끔은 창가에 매달려 웃던 그 꼬마가 그립다.
낯선 친구들 속에서도 엄마를 찾던 눈빛,
나를 발견하자마자 활짝 피던 웃음,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흔들던 작은 손.
그래서 나는 틈만 나면 아이를 불러낸다.
같이 밥 먹고,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영화를 본다.
투덜대면서도 나란히 걷는 모습을 보면,
아직은 내 옆자리를 완전히 비운 건 아니구나 싶다.
언젠가 ‘같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이에서 사라질 날이 오기 전에,
이 시간을 내 마음에 꾹꾹 담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