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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Jun 15. 2016

디자이너라는 말에 수식어 따위는 필요 없다.

디자이너의 정체성과 가능성

직업적 형용사의 첨가는 당신의 가능성에 대한 구속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이가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기를 ‘웹사이트 만드는 사람이야.’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에게 '아니요, 저는 디자이너입니다.’라고 고쳐 말한 적이 있었다. 별거 아닌 일로 까다롭게 군다고 할 수 있으나, 나는 남들이 나를 그들이 생각한 특정 카테고리로 규정하는 것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진정한 디자이너라면 자동차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까지 어떠한 디자인이든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디자이너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저는 제품 디자이너입니다.’ 혹은 ‘저는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라며 수식어를 첨가하곤 한다. 이는 전공 혹은 직장에서의 포지션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본인의 직업을 나타냄에 있어 이런 식의 첨언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회사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주로 다루는 내가, 나를 소개할 때에 디지털 혹은 UX 등의 수식어를 굳이 붙이려고 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디자이너’라는 단어 안에 이미 직업뿐 아니라 내가 세상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에 대한 정의도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넓게 보자. 


모바일 엡을 디자인한다고 가정해 보자. 디자인할 때에 UX 디자인에 치중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고 그 이후에 실질적인 비주얼 디자인 랭귀지를 입혀가는 과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련의 프로세스이지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의 직무가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디자이너는 본인은 UX 디자인에만 치중하고 다른 이들이 비주얼 디자인을 완성하는 방식을 선호하기도 하고 또한 반대로 완성된 UX를 전달받아 그저 비주얼 디자인만 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개인의 재능과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다르므로, 모든 공정을 통시적으로 대할 필요는 없으나, 당신이 비주얼 혹은 UX 디자이너에 머무르지 않고 조금 더 완성된 '디자이너'로 자신을 칭하고 싶다면 어느 한 분야에만 자신을 가두면 안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림 라시드 혹은 필립 스탁을 보자. 그들이 단지 하나의 디자인 필드만을 고집하던가? 

전혀 아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들은 건축, 제품 디자인, 패션, 브랜딩 등 전 분야에 걸쳐서 자신의 비전을 시전 한다. 디자인은 Methodology(방법론)의 학문이자 Life style을 관통하는 인문학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과 입과 손에서 탄생하는 디자인의 세계는 그만큼 무한하다. 어떤 카테고리의 프로젝트 의뢰가 오더라도 모두 자신의 철학이 담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아주 전문적인 분야의 과학 혹은 공학 관련 프로젝트라 할지라도 충분한 리서치와 전문가의 조언이 동반된다면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Be water, my friend.

무술가이자 전설적인 영화배우인 이소룡의 명언이다.

이는 무술의 경지를 철학적으로 비유한 말이다. 이는 진정한 강함이란 물처럼 컵에 담으면 컵이 되고 주전자에 담으면 주전자가 되는 것처럼 쉽게 적용될 수 있고, 때로는 바위도 뚫을 정도로 강력한 성질일 것이다. 나는 이처럼 진정한 디자이너 상 또한 어떤 특정 분야의 제한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어느 분야에도 유연히 적용할 수 있는 Vision과 Methodology를 지닌 사람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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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상인은 현재 뉴욕의 Deloitte Digital에서 Studio lead(Associate Creative Diretor)로 일하고 있으며, 미주 지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 예술가 단체 K/REATE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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