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01
현재 나는 뉴욕에있는 디자인 컨설팅 회사 D사에서 어소시에잇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며 뉴욕 오피스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내가 일하는 D사는 원래 글로벌 비지니스 컨설팅 컴페니이기 때문에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디자인 오피스는 일반적인 스타트업 혹은 소규모 사업체의 시작과는 분명히 다를 수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이 글을 통해 나와 비슷한 곳을 바라보며 향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길동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8년 전 여름 나는 처음으로 뉴욕 땅을 밟았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25살 내 청춘 또한 한여름의 태양처럼 뜨거웠다. 사실 처음 유학길에 올랐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뉴욕에 대한 근거 없는 판타지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그곳에 가면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내 삶도 그렇게 화려해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만이 존재했다. 하지만 몇 개월이 되지 않아 겪게 된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인 차이가 불러온 괴리감은 나의 자신만만하던 뉴욕 된장남의 꿈 따위 산산조각 내기에 충분했다. 사실 언어와 문화 이 두 가지는 순수한 유학생 출신인 나에게 아직도 가장 큰 장벽이다.
SVA를 졸업하고 R/GA라는 회사에 다니던 중 생각하지도 못했던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자기를 Greg이라고 소개한 그 남자는 다짜고짜 잠깐 통화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뭐 ‘도를 아십니까?’ 미국판이라고 생각해서 바쁘다고 말하려던 순간, 그는 자기가 D사의 리크루터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D사라고? 어디서 들어는 본 거 같은데…
그와의 통화를 위해 나는 회사 복도로 나갔다.
그는 나에게 그들의 회사, 더 정확히 말해 그들이 만들고 있는 디자인 컨설팅 업체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궁금하면 비행기 표와 호텔을 마련해 줄 테니 시애틀에 있는 디자인 헤드쿼터로 동네 구경도 할 겸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애틀이라면… 비만 줄곧 내린다는 그곳?
가서 맘에 안 들면 시애틀 구경하고 해산물이나 먹고 오지라는 생각으로 시애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래서 사실 면접 준비보다는 시애틀 가서 구경할 리스트 짜느라 바빴다. 시애틀에 가면 Pike Place Market을 가보아야지 아니면 스타벅스 1호점에 가보아야지 하는 등등에 시시껄렁한 준비를 하고 딱 공항에 내리는 순간.
생각보다 맑고 쾌청한 날씨에 살짝 놀랐다.
Fremont라는 동네에 있는 오피스. Uber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했다. 회사는 Union Lake가 바로 앞에 펼쳐진 너무나도 아름다운 동네였다. 그리고 같은 건물에는 얼마 전 상장하여 Multi-billion 달러 회사 반열에 이름을 올린 Tableau가 있었고 옆에는 Google Seattle 오피스가 펼쳐져 있는 등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날 면접 직전 가본 커피숍들의 퀄리티가 웬만한 뉴욕 힙스터 커피집들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하이 퀄리티여서 또 한 번 놀랐다.
설레는 맘을 안고 딜로잇 디지털 오피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서 나를 따듯하게 반겨준 프런트 데스크의 Kate.
그녀와 오늘 날씨 좋지 않냐? 여기 근처 어디가 음식이 맛있냐? 는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차에 첫 번째 면접관인 Cheryl이 환하게 웃으며 내게 걸어왔다.
“Hi 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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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디자인 회사 만들기
에피소드 10 - 오피스의 규모와 프로젝트
에피소드 11 - 뉴 오피스
에피소드 12 - 회사를 살까? 처음부터 만들까?
에피소드 13 - 좋은 디자이너 고용하기
에피소드 14 - 좋은 디자인 팀 분위기 만들기
마지막 에피소드 - 인생은 반면교사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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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소개 : 이상인은 현재 뉴욕의 Deloitte Digital에서 Studio lead(Associate Creative Diretor)로 일하고 있으며, 미주 지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영리 예술가 단체 K/REATE의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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