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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Aug 04. 2016

에이전시를 갈까? 인하우스를 갈까?

디자이너의 커리어 스탭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 커리어를 결정할 때 흔히 두 가지 갈래길에 놓이게 되는데, 그것은 '에이전시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인하우스를 택할 것인가?'이다. (사실 세 번째 옵션으로 창업이 있는데, 이 부분은 이 아티클에서 차치하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 또한 그런 선택의 기로에서 한두 번 고민한 것이 아니고, 특히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주니어 디자이너들에게는 어찌 보면 더욱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직접 경험한 부분과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에 대해 조금 적어보고자 한다.


에이전시란? 

디자인 에이전시는 일반적으로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는 회사를 통칭한다. 의뢰를 받는 프로젝트의 종류와 규모는 다양하다. 에이전시의 Capability에 따라 더욱 다양하고 유니크한 일들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일종의 외인구단 같은 조직이다. 
예)  R/GA, Razor Fish, Deloitte Digital, 제일기획, 이노션 등 


인하우스란?

어느 기업 혹은 조직이라도 규모와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디자인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있다. 상품의 제작뿐 아니라 광고나 마케팅 제작 그리고 더 깊게 들어가면 Internal platform 구축 등이 주 이유라 하겠다. 이러한 일들을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관장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주목적이다. 한마디로 디자인 임무를 맡아서 하는 부처라고 할 수 있다. 
예) Google, Facebook, Samsung, Naver 등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자.

디자이너에게 에이전시 경험의 장점은 비교적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폭넓은 경험이라 하겠다. 에이전시의 업무는 인하우스와는 다르게 클라이언트에 따라서 자주 바뀌는 편이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해를 넘어갈 정도로 지속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몇 달 주기로 바뀌는 프로젝트들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BMW의 자동차 연동 모바일앱 개발에 참여할 수 있고 다음 달에는 Nike의 웹사이트 제작에 참여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의 경우는 길고 심도 있는 작업을 오랜 기간 지속한다. 하나의 프로덕트 혹은 프로젝트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경험을 축적해서 단기간의 프로젝트로서는 만들어 내기 힘든 결과물들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번에 Microsoft사에서 나온 Hololens 같은 제품이 좋은 예일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증강 현실에 대한 다양한 부분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그것을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레벨로 개발해 내기까지는 수년간의 깊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디자이너에겐 둘 중에 무엇을 추천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이 지향하는 점과 경력에 따라 다르다. 


1. 에이전시 타입

당신이 주니어 레벨 디자이너인 경우라면 당연히 에이전시 경험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에이전시는 일종에 또 하나의 학교처럼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다. 회사에 처음 들어가게 되면 당신이 얼마나 학교에서 성적을 잘 받았는지, 얼마나 감각이 뛰어난지 등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을 시작하고 느끼게 될 가장 클리어한 것은 당신이 아는 게 하나도 없다 일 것이다. 이런 경우에 많은 프로젝트에 단련된 능력 있는 선임들과의 작업은 당신에게는 돈을 받으면서 배우는 수업과정이 될 것이다. 수업은 다양할수록 좋다. 분야들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과 결과물을 위한 프로세스를 통해 당신은 점점 더 완성형 디자이너가 될 것이다. 

또한, 당신은 시니어 레벨 디자이너지만, 한 가지 일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이라면 아무래도 인하우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프로젝트 주기가 짧은 에이전시가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apple의 iOS 개발 팀에서 일한다고 치자, 당신은 아마 iOS 중 한 파트 그중에서도 세분화된 예를 들면 '계산기' 디자인만 일 년 넘게 할 수도 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아마 당신은 금방 지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이전시는 길어야 6개월에서 1년이고, 중간에 원한다면 사정에 따라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 가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2. 인하우스 타입

인하우스는 회사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흔히 말하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의 회사들에 다니면 그들만이 해낼 수 있는 규모와 수준의 정말 멋진 프로젝트들을 경험할 수 있다. 아까 예로 든 Microsoft의 Hololens나 Google의 Map 서비스 같은 것들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에이전시 자격으로 당연히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당연히 주도는 인하우스다. 그리고 이런 경우의 일들은 주로 깊이 있는 이해도와 경험을 근간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에 나는 시니어 레벨 이상의 디자이너들에게 추천한다. 하지만 축적한 겅험들을 기반으로 무언가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면, 인하우스가 시니어 레벨 디자이너에게는 적격일 것이다. 혹은 그러한 Deep Process에 익숙한 대학원 이상의 졸업자들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 

분명 주니어 레벨에게도 좋은 경험이긴 하다. 하지만 당신이 처음 배워 나가는 일들은 앞으로의 당신 커리어의 자양분이기에, 행여 너무 국한된 부분의 디자인 Thinking과 Process만을 섭렵한다면 커리어의 폭이 좁아들 수 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Health 쪽 관련 회사 그중에서도 하나의 증상만을 연구 및 치료하는 엡을 개발하는데 동참했다고 치자, 그런 경우에 당신은 조금은 다른 분야, Entertainment 라던지 Marketing 쪽으로 갑자기 우회하기에 무리가 따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앞으로의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시니어 레벨이 됐을 때 인하우스를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맞는 옷을 입도록 하자.

당신에게 가장 현명한 길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했을 때 조금 더 자신에게 맞는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커리어 스탭이라는 것이 한번 선택 후에 한두 달 후에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아니고, 앞으로 몇 년간의 당신의 삶을 결정할 중요한 과정인 만큼 신중하면 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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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상인은 현재 뉴욕의 Deloitte Digital에서 Studio lead(Associate Creative Diretor)로 일하고 있으며, 미주 지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 예술가 단체 K/REATE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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